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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교민 1세대의 기록 "독일에서 파리까지" 회고록 펴낸 박광근 전 한인회장

 

독일 광부 출신으로, 유럽한인사회 최초로 파리에 한식당 오아시스 창업, 제 15~16대 재불한인회장, 각종 사회단체-한불 관련 사업-자문역 고문직을 역임한 박광근 씨가 최근 '독일에서 파리까지'라는 제목의 회고록을 펴냈다. 
 
박 씨는 53년전인 1969년에 파리에 도착해서 각종 '최초 기록'을 세우며 살아온 프랑스 교민 1세대. 80여 년에 이르는 그의 일생은 '1960년대 맨손으로 유럽에 진출하여 세계인으로 살아온 인간승리의 대하드라마'다.  
 
책은 박 씨의 할아버지 시대로부터 손주의 시대인 현재까지, 무려 5세대의 삶이 기록되어 있다. '안한 것이 없고, 안해 본 것이 없는 인생', 우리 시대 인생역정의 주인공 박광근 씨를 만나본다.  
(기자는 1976년 그를 처음 만난 후 지난 46년간 때때로 만나왔고, 10여 년 만에 다시 만났는데, 예전보다 더 건강하고 활기 차 보였다)
 
 
◆ 어느 새 여든을 넘기셨는데, 더 건강해 보이십니다.
 
- 6.25 때 경찰 지서장으로 근무하다가 퇴각하는 북한군 패잔병과 교전 중 돌아가신 아버지로부터 타고 난 건강을 이어받은 것 같아요. 친척들로부터 식구 중에 제가 아버지를 가장 많이 닮았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합니다.
(46년 동안 그를 알아왔지만, 부친이 6.25 유공자인줄 회고록을 읽으며 처음 알게 되었다. 부친의 묘소는 국립묘지에 위패가 안장되어 있다. 국민학교 4학년 때 모친까지 병환으로 잃어 어린 5남매가 갖은 고생끝에 자수성가로 살아온 인간승리 가족이다.)
 
◆ 53년 프랑스 생활에서 가장 큰 보람이라면?
 
- 24살 때인 1966년, 독일로 떠나던 해에 결혼해서 첫 딸을 가졌는데, 출산도 못보고 떠났어요. 독일 3년을 마치고 다시 파리에서 2년 생활, 5년여 만에 처음 파리공항에서 5살 난 딸을 처음 만났습니다. 
그 딸이 프랑스에서 성장해 변호사가 되었다가, 한국으로 건너가 대원고교 프랑스어 교사를 하다가 지금의 남편을 만나 세 아이의 엄마가 되었습니다. 아들들은 미국 명문대학에 진학해서 제 엄마가 건너가 보살피고 있지요. (현재 아들 한 명은 귀국하여 복무중)사위는 금융 계통 사업으로 큰 성공을 거두웠는데, 아이들과 저희 딸까지 다 미국 가 있으니, 서로 두 세 달마다 오가며 사는, 한-미 기러기 가족인 셈이죠.
자식들이 잘 성장해 자리를 잡는 모습이 53년 프랑스 생활에서 가장 큰 보람이겠지요
 
◆ SNS 활동이 젊은 분들보다 더 활발하십니다. 지난해 가족들의 카리브해 크루즈 여행과 올 겨울 알프스 스키 여행 내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페이스북에 글과 사진을 본인이 다 올린다는데, 팔로우가 337명이나 됐다)
 
- 딸과 사위가 저희들 부부, 형제 가족들을 모두 초대해서 분에 넘칠 정도로 좋은 시간을 가졌어요. 그걸 기념으로 사진 찍어 페이스북에 올린 것이지요. 평범하게 살아온 저희로서는 과분한 호강을 한 셈이에요. 제가 한국 떠날 때, 제 엄마 뱃속에 있던 딸이 이제 환갑이 가까운 나이가 되어서 제 부모에게 이렇게 잘 해 주니 고마울 뿐입니다.
 
◆ 반세기도 넘는 유럽-파리 생활에서 참 많은 분들과 인연을 맺으셨습니다.
 
- 처음에는 '오아시스' 식당이 많은 분들과의 만남의 장소가 되었고, 이후 한국-프랑스-유럽을 잇는 인간적인 교류를 많이 가질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그가 파리에서 인연을 맺게 된 사람들과의 사연 역시 매머드급이다. 윤석헌주불대사로부터 천우사 전택보 회장, 민관식 전직 문교부 장관, 전경련 회장 역임 김용완 경방 회장, 노기남 대주교, 한경직 목사, 강신명 목사, 재불유학생 출신으로 한국 최초의 팝페라 가수 '키메라', 미스 프랑스와 결혼했던 기인 유리마 씨 등 이루 다 나열하는 것이 피곤할 수준)
 
◆ 요즘은 프랑스와 한국, 미국을 오가며 살고 계신데, 소회는?
 
- 제가 처음 파리에 왔을 때, 프랑스 교민 수가 수 백 명 수준이었습니다. 1973년 한식당 '오아시스'를 개업했는데, 우리 식당이 유럽에선 최초의 한식당이었으니 상상해 보십시오. 지난 반세기 동안의 모국 발전과 프랑스-유럽 교민사회의 발전은 상상초월의 수준입니다. 이 과정에 나름대로의 역할을 할 수 있었다는데 감사할 따름이지요.
(박광근씨의 삶에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끊이지 않는다. 한식당으로부터 시작하여 프랑스-파리 한인교회 장로장립과 한글학교 개교에 기여, 88 올림픽 후원회장, 프랑스 6.25 참전용사들과 교류, 평통 자문위원, 라 데팡스 신도시 한국기업 투자 유치 담당, 세계 한인 상공인회 창립 회원, 세종문화 대상 수상, 세계평화 유엔 장학재단 자문위원, 전세계 교민사회와의 협력 역할 등 그동안 맡아온 직함만 적기에도 또 다른 책 한권이 필요할 정도다.)
 
◆ 형제분들이 다 유럽-미국에 사는 지구촌의 국제가족이십니다.
 
- 큰 형은 미국, 작은 형님과 동생은 파리에 살고 있습니다. 막내 여동생만 한국에서 살고 있죠.
(미국 교민인 큰형은 건설업 등으로 성공, 작은 형 박창근 씨와 남동생 박홍근 씨 또한 파리에서 여행업, 지사장 등의 사업을 활발하게 해왔고, 프랑스한인회장과 유럽총연 회장을 맡기도 했다. 한마디로 박씨 가족의 역사가 바로 한국 근대사의 압축이고, 그 형제들의 삶이 프랑스 한인 교포사회의 산 역사인 셈이다)
 
◆ 회고록 출간은 어떤 계기로?
 
- 80여 년 살아온 이야기들을 틈틈히 원고로 적어놓고 있었습니다. 2016년, 파독 간호사-광부들 자료를 수집하고 있던 배병휴 대기자를 우연히 만나는 인연이 있었습니다. 제 초고를 넘겨 드린 후, 두 달 동안 서로 만나 대화하면서 수정도 하고, 보태기도 하면서 책으로 나오게 된 것입니다.
 
 
기자는 지난밤을 이 회고록 읽기로 꼬박 새웠다. 317 페이지에 이르는 글과 수많은 사진들이 한국 근대사의 축소판이었다. 감동과 회한이 도도한 강물처럼 흐르는 내용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80 여년에 이르는 세월, 한국 근세사의 격랑을 헤쳐 오늘 본인은 물론 온 가족이 세계에 흩어져 훌륭한 지구촌 가족으로 사는 모습을 보며 그들의 선친께서는 다른 세상에서 미소를 짓고 대견해 할 것으로 확신했다.  
 
 
[박광근 씨 간단 정리-81년의 삶]
1941 : 출생 (고향 충청도)
1966 : 독일로 출발
1969 : 프랑스 진출
1971 : 헤어졌던 가족과 파리에서 재회
1972 : 파리 연합교회 시작
1973 : 유럽 최초 한식당 '오아시스' 파리 개업
1974 : 파리 한글학교 참여 시작
1982-1983 :  프랑스 한인회장 연임
이후-현재 : 각종 사회단체-한불 관련 사업-자문.고문직 역임-재임 지속중
이메일 : kkpark40@hanmail.net
 
[공동저자 배병휴 씨]
1941년생. 매일경제 기자로 출발, 평생을 보낸 경제전문 노장. 이후 정부 관련 각종 위원회 위원 활동 후 경제전문지 발행인 등 현재도 티비-유튜브 출연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 회고록은 박광근씨 자신이 기록한 초고 원고를 바탕으로 두달동안의 인터뷰와 각종 역사적 자료 등을 확인하여 탈고했다.
 
 
【프랑스(파리)=한위클리】신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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