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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인터뷰
2022.03.09 16:27

프랑스 통번역가 최미경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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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선 이후의 한국은 어디로 갈 것인가?

이를 가늠할 수 있을 대표적인 작품으로 황석영 작가의 ‘수인(감옥에 갇힌 수감자)’ 불어번역본 (피키에 Picquier 출판사)이 프랑스에서 출간되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수인’은 황석영 작가의 자전 기록으로 1993년부터 5년간의 수감 생활을 중심으로 자신의 일생을 담은 내용이다. 특히 1950년대로부터 2017년까지의 한국 사회, 정치와 관련해서, 노동현장, 반독재 운동, 북한 방문, 독일과 미국 망명 생활 등 자신이 살아온 80평생 자신이 살아온 한국 근세사를 상세하게 담고 있다.

 

한글판은 200자 원고지 4천장 분량으로 2권(문학동네 출판사)으로 되어 있으며, 불어판은 800여 페이지의 1권(Picquier 출판사)에 이를만큼 엄청난 분량이다. 

 

이 작품을 프랑스어로 번역한 최미경 교수를 만나본다.

 

 

Q :  간단한 자기 소개?

 

어릴 때 꿈은 피아니스트였는데, 지금은 다른 길을 걷고 있네요. 임동혁, 조성진, 짐머만, 괴르네, 조수미 등 동시대인 연주를 들을 때 저는 가장 행복합니다. 

프랑스어로 통역사는 interprète 인데, 음악 연주자도interprète 라고 하니, 같은 직업으로 이해할 수도 있겠습니다. 악보, 음악 대신 연사의 말씀, 텍스트를 연주하는 것이 다르다고나 할까요.

동물을 좋아해서 많은 시간을 동물과 보냅니다. 어릴 때부터의 강아지, 닭, 거북이, 금붕어, 십자매, 오리 등과 살다시피 했어요. 지금은 버려지는 애완동물 입양과 길고양이 먹이 주는 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기르면서 정이 든 동물과의 추억이 많습니다. 통,번역, 학교, 동물, 음악이 제 삶의 4개 주요 키워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Q : 1인 10역을 하며 바쁘게 사시는 것 같습니다.  하루 일과는 어떤가요?

 

팬데믹 이전은 정말 정신없이 바쁜 나날이었죠. 학교 수업, 번역, 정상회의 출장, 국제회의 통역 등으로 꽉 차 있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학교 수업이 온라인으로 전환되고, 각종 행사 통역 일이 축소되어 그동안 미루어두었던 일들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음악회, 전시회 관람도 하고  집수리도 할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나는대로 피아노 연습과 고전음악 듣기, 또는 저희 집 고양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저희가 사는 북악산에 사는 길 고양이 30마리에 배식하는 것도 취미중의 하나입니다.

 

Q : 900 페이지에 이르는 대작  ‘수인’ 번역자로서의 소감?

 

번역 과정에서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은 그가 사는 시대의 역사, 사회, 정치적 상황에 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과 오늘날 우리가 한국인으로서  누리고 있는 이 민주주의가 선배 시민들의 치열한 의식과 투쟁으로 얻어진 결과라는 것이죠.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해 깨어있는 의식으로 투쟁하여 오신 작가 세대에 속한 여러분의 치열한 삶에 경의를 표합니다.

또한 ‘수인’의 불어판을 출판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문학동네-pIcquier 출판사-한국문학 번역원에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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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수인’을 읽게 될 독자에 대해 조언의 한 말씀

 

한국사에 대해 통계나 공식 기록이 아닌 겪은 분의 진솔하면서도 바른 시각을 원하신다면 꼭 읽으시라고 권유하고 싶어요. 

번역을 하며 황석영 작가의 ‘수인 - 김대중 자서전’을 통해서 지난 반세기 동안의 한국 정치사에 큰 감동과 감명을 받았습니다. 우리나라의 현대사에 관심이 있으신 여러분에게 꼭 권하고 싶은 기록입니다. 독일 나치 시대를 담은 츠바이크 자서전과 황석영의 ‘수인’을 비교해 볼 때, 과거와는 전혀 다른 세상으로 가는 시대를 산 작가들의 기록이 한 시대를 증언하는 기록으로 이해했습니다. 한 시대가 한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제게도 큰 공부가 되었습니다.

 

Q : ‘수인’ 의 번역 과정은?

 

2019년 봄부터 시작해서 2020년 여름까지 1년 반 동안 작업했는데, 자료수집, 문헌조사, 온라인 리서치 등에 이어 번역과 교정에 각각 3개월 정도 걸려 2권의 책이 2021년 출판되었습니다. 작가-번역자-감수자-출판사로 이어지는 감수, 원문 비교, 표현의 정확성 등 다원적인 협업이 필요한 번역이었습니다.

 

Q : 번역가로서 한국문학에 대한 미래 전망은?

 

한국문학은 한반도의 역사, 정치를 기록하는 소중한 자산입니다. 역사 속 한민족의 고난을 고스란히 담고 있을뿐 아니라, 민주화 이후의 시대상을 담고 있기도 합니다. 프랑스 문학은 개인적 성향의 Auto-fiction 성향이 강한데 비하여 한국문학은 힘이 넘쳐 훌륭한 선배 작가들에 이어 젊은 작가들이 더 멋진 작품을 쏟아내리라 기대합니다. 가까운 나라인 일본, 중국과 비교할 때, 한국 작가들의 활약이 더 세계화에 앞장 서게 되리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Q : 한국문학 번역 작품중 애착이 가는 작품은?

 

1994년부터 지금까지 약  40권을 번역했는데요, 그 중 ‘열녀 춘향 수절가 (대산문학 번역상)’, ‘한낮의 시선 (이승우)’,  ‘심청, 연꽃의 길 (황석영 -한국문학번역원 대상)’ ‘그곳에 밤, 여기에 노래 (김애란)’ 등이 기억에 많이 남아 있습니다. 

 

Q : 통,번역가를 꿈꾸는 젊은이에 조언의 한 말씀

 

언어는 기본, 백과사전적 지식이 필요하다고나 할까요. 르네상스 시대의 교양인 같은 사람이죠. 지적 호기심을 가지신 분이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Q : 팬데믹 이후의 세계는?

 

펜데믹 이후의 세계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세상이 되리라고 확신합니다. 한국은 IT 강국인지라 잘 대처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국제회의 등도 앞으로는 비대면 회의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Q : 올 해의 계획은?

 

통-번역 대학원장 직을 하느라 밀린 번역과 새 논문에 이어 통,번역 관련 책을 쓸 계획입니다. 최근에는 시 번역을 시작했습니다. covid 상황이 끝나면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와 이탈리아 방문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나는대로 노부모님과 함께 하는 시간도 소중한 일정이지요.

 

Q : 프랑스존 독자에게 간단 인사?

 

유학생 시절, 한위클리의 열렬한 애독자였는데, 오늘 인터뷰를 하게 되니 감개무량합니다. 좋은 기회에 만나뵐 수 있기를 기대하며 여러분의 건강을 빕니다.

 

 

최미경 교수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는 국제회의 통역-번역사로 일하며 프랑스를 비롯한 불어권 정상회담의 단골 통역 등 1천회를 진행했다. 한국문학 번역에도 큰 힘을 쏟아 수많은 상을 수상했다. 서울대 불어불문학과, 파리 소르본느 (Paris IV) 불문학-파리 3대학 (ESIT) 통역번역학 박사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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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수상 요약]

2011년  한국문학번역원 번역 대상

2006년  제7회 한불 문화상

2002년   프랑스 교육문화훈장 기사상

2000년  ‘열녀 춘향 수절가’ 불역 - 제7회 대산 문학상 번역부문 대상

 

[주요 통역 요약]

 

한불정상회담(2018), 룩셈부르크 총리(2018), 한불정상회담(2016), 올랑드 대통령 방한(2015), 한-세네갈 정상, 한-스위스 정상(2014), 한-콩고 정상, 한-가봉 정상(2010), 2008 아셈 재무부 장관, 2007, 2008, 2009, 2010 한-알제리 경제 협력 포럼, 2008년 OECD, 2008년 베이징 아셈 정상회의

 

【프랑스(파리)=한위클리】신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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