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노 마스크의 세상, 하루 사이에 풍경이 많이 바뀌었다.
5월 16일부터 프랑스에서는 지하철, 버스, 기차 등 대중교통 안에서도 노 마스크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반가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너무 오랫동안 마스크 생활을 해서인지 실감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중교통을 타 보니, 10명 중 서 너 명 정도는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노 마스크의 자유'를 만끽하기 위하여 기자 역시 굳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집안 여기저기에 흩어져있던 마스크를 한 군데로 모은 뒤, 몇 개만을 남기고 나머지는 서랍 속에 집어 넣었다.
과연 우리는 계속해서 '노 마스크'의 세상에서 살아 갈 수 있을까?
실제로 희망과 걱정이 교차한다. 지난 2년동안 80억 지구인은 얼굴에 마스크를 달고 살았다.
2019년 12월부터 중국 우한에서 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는 코로나는 급속한 속도로 전세계로 퍼져나가 2022년 5월까지 630만명의 사망자를 냈다.
"18세기말 전세계로 퍼져 나갔던 콜레라 이후 수 백 년 만에 처음 경험하는 범 지구적인 전염병이었다." "1918년 2월부터 1920년 4월까지 추정치 2천만~5천만명을 희생시킨 스페인 독감에 버금가는 코로나였다."
전문가들은 지구를 덮쳤던 지난 전염병의 역사까지 들춰내기에 분분했다.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의 피해가 가장 컸다. 프랑스는 2020년 3월부터 2021년 6월까지 국경을 닫았다.
한국은 국경 폐쇄까지는 하지 않았지만, 2022년 3월까지 10일 안팎의 자가격리를 통한 통제-국제선 항공 편수를 코로나 이전에 비하여 10% 수준으로 줄여 철저한 방역을 진행했다. 현재까지도 한국은 여전히 노 마스크 금지 정책을 고수하고 있고, 국제선의 경우 2022년 연말까지 50% 수준으로 증편한다는 조심스러운 정책을 펴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극을 최소한으로 차단하기 위한 마스크 생활은 지난 2020년 3월 17일부터 본격 시작되었다. 그로부터 마스크를 쓰고 살아온 날 수를 세어보자면 무려 26개월, 날 수로 따지면 780일에 이른다.
최근 한국인 평균수명 기준(남성 80살, 여성 86살), 우리네 인생의 40분의 1에 해당하는 기간동안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살아온 것이다. 그렇다고 완전한 정상화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프랑스 보건 당국은 기저질환자나, 노약자에게는 지속적인 마스크 착용을 권하고 있다. 또 올 가을부터 더 강력한 코로나 변형 바이러스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고와 함께 4차 예방 접종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예상도 있다.
노 마스크 세상의 기쁨 뒤엔 걱정과 두려움이 교차된다.
그 어떤 과학과 의학의 힘으로도 예측할 수 없고, 막을 수도 없는 인간의 나약함을 절감하는 시간이다.
【프랑스(파리)=한위클리】 신근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