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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한국인 다큐멘터리 연출가(김효찬, 황정현)가 100년 전 프랑스로 건너온 한인들의 정착지였던 쉬프(Suippes)를 배경으로 다큐 영상을 제작해 관심을 모았던 ‘무명의 레지스탕스’가 새로 업그레이드 된 버전 ‘쉬프의 기억’으로 2021 평창국제영화제, POV : 온더로드 부분에 초청됐다.
 
<쉬프의 기억>은 일제강점기 당시, 살아남기 위해 천신만고 끝에 유럽의 작은 도시로 건너와 정착한 한국 이민자들의 삶을 거슬러 올라가는 여정을 담고 있다.
 
오는 17일부터 22일까지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와 알펜시아 일원에서 열리는 ‘2021 평창국제평화영화제’의 공식 슬로건은 ‘새로운 희망(A NEW HOPE)’이다. 코로나19 라는 재난 상황을 극복하고, 새로운 삶의 원칙을 통해 일상과 미래를 회복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영화제는 26개국에서 출품한 총 78편의 영화를 소개한다.
 
개막식은 17일 대관령 올림픽 메달플라자에서 진행되며 개막 공연과 개막작 상영이 이어진다.
‘쉬프의 기억’은 6월 18일과 20일에 상영된다.
 
 
▶ 잊혔던 쉬프 한인의 역사 자료 발굴 & 프랑스 군사지역 에 위치한 한인마을의 최초 촬영
 
프랑스의 쉬프시는 1차대전 격전지였던 곳이다. 소도시이지만 1차대전이라는 크나큰 역사의 심장부라는 자부심을 갖고있는 곳이기 때문에 폭격에 살아남은 시청, 전쟁박물관 등을 중심으로 당시의 역사가 잘 보존되고 전해지고 있었지만, 실망스럽게도 전혀 전해지지 않은 역사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1919년 프랑스의 쉬프에 정착한 한인들에 관한 것이었다.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을 무릅쓰고 불발탄이 되어 묻혀 있는 포탄을 해체하 해체하며 폐허가 됐던 마을을 복구하고, 참호 가득 쌓여 있던 병사들의 시신을 수습해서 장장 40km에 달하는 묘지를 만든 이들. 그들은 프랑스도 다른 유럽지역에서 온 노동자도 아닌, 바로 지구 반대편에서 온 40여 명의 한국인들이었다.
 
프랑스에 처음으로 정착한 쉬프의 한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알게 되었고, 그로부터 1년 6개월 동안 지속적인 사전취재를 계속 이어 갔다. 쉬프와 인근의 마른 지역뿐만 아니라 파리, 낭뜨 등 연관성이 있을 만한 아카이브들은 샅샅이 조사했다. 그리고, 그 취재 과정에서 알게 된 많은 이들이 ‘제3의 취재원’이 되어 주었다. 해박한 지식에 친절함까지 겸비한 엘렌메오 전쟁 박물관장 (*현재는 랭스 도서관으로 자리를 옮김 )은 쉬프 지역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많은 전문가들을 소개해주었고, 그들을 통해 더 많은 정보와 자료들을 취합할 수 있었다. 
 
낭뜨 외교문서소장관의 르 슈발리에 국장은 쉬프 한인에 관한 외교문서를 최초로 발굴할 수 있게 해준 일등 조력자였고, 나바랭 전투의 전설적 영웅으로 추앙받는 구로장군의 손자, 엠마뉴엘 구로 해독은 1919년 러시아 무르만스크 한인들의 기록 영상을 발견하는데 중요한 길잡이가 되어주었다. 쉬프의 에공시장과 마시주의 라바시장, 미셀 고댕 수앙시장 등도 당시 한인들의 역사를 찾아가는데 기꺼이 도움을 주었다. 취재 과정에서 우리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그들이 알지 못했던 쉬프 한인들의 이야기를 먼저 전하고, 왜 한국인들과 프랑스인들 모두에게 100 년 전 그들의 삶이 특별한 의미를 갖는지를 설명하는 것이었다.
 
다큐멘터리 제작 과정에서 가장 잊지 못할 순간 중 하나는, 마침내 한인마을을 처음으로 확인하고 직접 만나게 됐을 때였다. 한인마을이 위치한 지역은 지금도 1차대전 당시의 불발된 포탄이 발견될 만큼 위험한 곳이라서 100년전 부터 민간인의 출입이 철저히 금지된 군사지역으로 관리되어 왔다. 그런 곳을 촬영팀이 처음으로 들어갔고,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오랜 시간 끈질기게 군부대를 설득했고, 너무나 다행히 최종 허가가 떨어졌다. 애를 태우기도 했지만 막상 허가를 내 준 후에는 마르샬 연대장을 비롯해 많은 부대원들이 현장 이동부터 안내까지 적극적으로 도와주었다. 특히 군 역사 전문가인 에리크 상사는 당시 마을 사진과 자료들을 찾아 주었고, 마을의 위치나 당시 상황까지 고증해주었다.
 
▶ 재불한인역사의 시작 - 쉬프 한인 2세들과의 만남
 
홍재하는 러시아를 거쳐 프랑스 쉬프에 정착한 40여 명 한인들 중의 한 명이었다. 그는 또한 쉬프 한인들이 주축이 되어 만든 유럽 최초의 한인단체 재법한국민회의 2대 회장이었다. 그가 남긴 유품 (*현재 한국 국사편찬위 기증돼 있음)속 한인들의 서신을 보면, 그는 당시 한인들이 가장 믿고 따랐던 큰 형님이었다. 그는 쉬프 한인들 이 참호에서 시체를 수습하고 포탄을 제거하며 힘들게 벌었던 돈의 1/3을 임시정부를 위한 독립자금으로 내놓을 수 있도록 앞장서 독려했다. 또한, 파리위원부를 이끌던 황기환이 도미한 후 부터, 서영해(임시정부 최초의 주불대사)가 고려통신사의 기자 신분으로 1920년대 말부터 해방 때까지 임정의 외교전을 이끌 때까지 임정과의 연결고리가 되었던 인물이기도 했다. 해방 후에도 계속해서 파리의 동포들을 챙겼던 그의 집은 언제나 한국인들로 북적이는 사랑방이었다.
 
사실, 쉬프 한인의 2세를 찾는 것은, 촬영팀의 여정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그나마 1970~19809년대 한국의 옛 기사나 자료를 통해 홍재하와 몇몇 쉬프 한인들의 이름, 그리고 홍재하의 가족들의 이름 등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정확한 행방을 찾을 단서는 너무도 부족했다.
 
그런 와중에, 촬영팀에게 행운처럼 한 뉴스가 날아들었다. 이승만의 탄핵 소식을 실었던 독립신문 호외와 재무부 포고령 1호 등 중요한 역사적 사료가 프랑스에서 발견됐다는 것. 그것은 쉬프 한인이었던 홍재하가 남긴 유품이었고, 그의 아들(차남)인 장자크 홍 푸안 씨가 한국의 국사편찬위에 사료의 확인을 의뢰하고 기증하면서 밝혀지게 된 것이었다. 촬영팀은 브르타뉴의 소도시 생브리외에 있는 그의 집을 찾아갔고, 그때까지 오랜 취재를 통해 파악한, 그가 알지 못했던 쉬프 한인의 역사를 전했다. 언제나 꼿꼿하고 강인했던 아버지였기에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아버지의 고난과 아픔을 전해들은 장자크 홍 푸안은, 기꺼이 다큐멘터리 여정에 함께 오르게 됐다.
 
그리고, 장자크를 통해 또 다른 쉬프 한인의 존재를 확인하게 된다. 그는 홍재하의 동료이자 동서이며 , 장자크에게는 이모부인 전달명. 다행히 생존해 있는 자녀들이 있었고, 오랜 설득 끝에 전달명의 그들 3남매(다니엘 주에, 장 클로드 주에, 마리 조세 주에)의 인터뷰 역시 카메라에 생생히 담을 수 있었다. (* 안타깝게도 촬영 후 다니엘 주에는 2020년 병환으로 운명했다.)
 
유학생이었지만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쉬프에서 한인들과 함께 일했던 이용제 역시 취재과정에서 찾게 된 인물이었다. 프랑스의 자료를 샅샅이 뒤지던 중에, 1980년대 이용제가 프랑스의 한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남긴 실제 육성 파일을 찾게 되면서, 앙투안 리를 비롯한 2세들과도 연결됐다.
 
그들의 입을 통해 만나게 된 쉬프 한인들은 출신지와 나이는 달라도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다. 평생을 이방인으로 살아야했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가족들을 지켜낸 책임감 넘치는 가정이었고, 표현하지 못해도 한없이 자상한 한국의 아버지였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눈을 감는 순간까지 돌아가지 못한 고국을 그리워했던 애달픈 디아스포라 였다.
홍재하는 사후 60년 만에 서훈을 받았다(대한민국 애족장 수여). 게다가 평생 한국에 돌아오는 것이 소원이었던 그는 마침내 현충원 안장(2022년 예정)을 통해 평생 품었던 조국에 돌아올 수 있게 됐다.
 
다큐멘터리 <쉬프의 기억 >은, 기억의 조각을 맞추는 여정이다. 100 년 전, 지구 반대편에서 너무도 험난했고, 그래서 고단했으며, 그리하여 서글펐던, 그럼에도 살아냈던 쉬프 한인들의 기억. 그리고 그들을 기억하지 못했던 우리의 기억을 다시 맞추는, 긴 여정이다.
 
[쉬프의 기억] - 프레스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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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파리)=한위클리】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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