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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시작하는 1월은 유난히 ‘위안부’ 소녀상을 혹한에도 떠나지 않고 지키는 사람들, 해고노동자들이 고공투쟁을 하는 나날들, 지인들의 교통사고 소식, 아픈 소식, 다툼 등 좋은 소식보다 나쁜 소식들이 많이 전해져 온다.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설이 오기 전의 액땜이라고 좋은 일 많은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위로하고 있지만 속은 게운치 않다. 
한국 말 중에 좋아하는 단어 하나가 ‘액땜’이다. 그래도 다행이다, 앞으로 닥쳐올 큰 액을 다른 가벼운 곤란함으로 미리 겪어 내 무사히 넘긴다는 말 속에 담긴 기원과 위로가 좋아서이다.  
새해맞이 기원과 희망을 찾아 차고 매서운 겨울바다의 바람으로 정하고는 이른 아침 집을 나섰다. 목적지는 디에프에서 시작에서 르아브르에 이르는 약 103km의 해안도로인 알바트르 해안을 따라서로 정했고, 먼저 디에프를 네비게이션에 찍었다. 

뉴헤븐으로 안내하는 디에프 항구

디에프로 가는 길은 아침 안개로 자욱했다. 목초 밭의 초록빛과 나무들이 만들어 내는 길은 어느 순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가는 길처럼 낯설고, 흰 미지의 세계로 오롯이 나만 투명하게 드러냈다.  내 안의 나를 밖으로 걸어 나가게 하기 위해서 안개는 더 투명해지라는 듯 짙어지고 흰 어둠으로 다가오더니 어느 순간 투명하니 길을 내준다. 그리고 도착한 디에프에는 오른 편 끝에 영국으로 가는 엄청나게 큰 카페리가 한가하게 떠있다. 카페리를 타면 영국의 뉴헤븐에 데려다 준다.  
왼쪽으로는 다닥다닥 붙어있는 건물들이 바다를 바라보고, 바닷가에는 긴 세월 파도에 씻긴 올망졸망한 자갈들이  파도와 만나 쏴아 쏴아 아름다운 바다의 소리를 경쾌하게 맑은 소리로 노래한다. 자갈 해변을 지나 이어지는 고운 모래 해변에는 산책하는 사람들이, 너머에는 서핑하는 사람들이 한가로운 바닷가 전경 속의 인물이 되어 한 폭의 아름다운 풍경화를 그리고 있다.
디에프(Dieppe)는 파리에서 북서쪽으로 약 167km 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다. 지명은 노르만어의 diep(만입)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도시는 전쟁의 상처가 많은 곳으로 12세기에는 백년전쟁 말기까지 프랑스와 영국의 쟁탈지였고, 16세기에는 위그노의 거점 도시였다. 위그노는 상공업이나 수공업에 종사하며 디에프의 상아 세공을 발달시키며 무역항으로 도시를 발달시켰다. 
루이 14세의 낭트칙령 폐지로 신앙의 자유와 시민권을 박탈당한 위그노는 디에프 항구에서 배를 타고 영국으로 이주했고, 영국은 약 2만 명의 위그노를 받아들여 상공업이 발전했다. 
그러나 프랑스는 디에프에 살던 위그노 뿐 만 아니라 대부분의 위그노가 국외로 떠남으로 국가 재정 기반의 약화로 이어졌다. 
17세기에는 페스트 창궐로 시민 1만여 명이 사망했고, 팔츠 계승전쟁에서는 영국과 네덜란드 함대의 포격을 받았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도시의 31%가 파괴당했고, 1942년 제 2차 세계대전 중인 1942년 캐나다 군이 상륙작전을 펼치다 많은 사상자를 내며 실패했던 곳으로 이 작전을 소재로 영화 ‘디에프’가 제작되기도 했다. 
지금은 전쟁의 피해는 찾아 볼 수 없게 복구되어 많은 이들이 찾는 관광도시다. 도시의 골목들은 중세 도시의 이미지가 살아있고,  생 자크 성당(Eglise Saint-Jacques)은 12세기에서 16세기에 세워진 성당으로 고딕양식의 변천사를 보여준다. 성당은 산티아고 순례길로 가는 순례자들을 위해 세워진 성당이다.  절벽 위의 고성은 현재 미술관으로 사용 중이다. 그리고 디에프의 전통 빵인 디에프의 빵 (Pain De Dieppe)이 유명하다. 
도시를 돌고 석회식 침식 절벽 위에 서서 보는 디에프는 평화 그 자체이다. 사람들의 어깨에 내려앉은 근심은 건물 안으로, 사람들 마음속으로 꼭꼭 숨겨진 것 마냥 보이지 않는다. 등대는 멀리서 길을 잃지 말라고 손짓하고, 갈매기들은 먹이를 찾아 연신 다이빙을 하고 있다. 항구의 배들은 먼 미지의 세계로 빨리 떠나고 싶은 듯이 들떠 보인다. 
절벽 위의 바람에 몸을 맡기며 도시와 바다를 보고 있으려니 디에프 절벽의 왼쪽 너머로는 햇살이 서서히 바다로 내려오고, 바람은 더 차가워졌지만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여유롭게 바닷가 산책을 즐기고 있다.  
석양의 빛은 더 낮게 길게 내려 앉으며 파도와 끝없는 수평선의 모든 경계를 허물며 파스텔 빛의 부드러운 빛으로 아름답게 노닐다, 어둠에 자리를 내준다. 이어 디에프는 동면에 빠져들었다. 오늘의 하루가 이렇게 지나가고, 내일 또 내일의 해가 뜨며, 삶은, 도시는 계속 이어진다. 


디에프의 빵(Pain De Dieppe) 만들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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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프 빵은 껍질이 두꺼워 속이 부드럽고 버터가 주는 부드러운 식감에, 촘촘한 속으로 샌드위치용 빵으로 사용되기도 하며,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빵을 만들기 위한 재료: 밀가루 강력분 200g, 인스턴트 이스트 2g, 소금 3g, 미온수 110g, 버터 40g, 발효반죽 150g , 달걀물. 

발효 반죽 만들기 : 
밀가루, 이스트, 소금을 넣어 1차 발효를 40분동안 한 후 반죽을 준비한다.
반죽을 할 때는 바닥에 밀가루를 뿌리고 손바닥으로 눌러 완전히 공기를 뺀 후 가장자리 반죽을 안으로 접어주며 바닥에 반죽을 치면서 공기가 들어갈 수 있게 반으로 접어가며 한다. 
반죽의 표면이 매끄러워지면 둥글리기하여 모양을 만들고, 버터 바른 팬에 넣은 후에 붓으로 달걀 물을 발라준다. 칼로 중심에서 바깥쪽으로 곡선을 그려주고, 살짝 살짝 칼집을 넣어준다. 
반죽 위에 덮개를 씌어 1시간 30분 동안 발효시킨다. 반죽이 2배 크기로 부풀어 올라오면 미리 220도로 예열해둔 오븐에 30분 정도 굽는다. 

【한위클리 / 조미진 chomij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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