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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글은 '한국식 교육'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구요.
(이에 대한 아무런 글이 없는 것 같아...)
제가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느낀 점을 사사롭게 써내려간 것입니다.
학부모님 중에 제 생각에 공감하시는 분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글을 쓰는 것이구요.
댓글 등을 통해 자유로운 의견교환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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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한국식 교육이 무엇인지 말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어느 분의 '쎄게 공부한다'라고 표현이 맞다고 가정하고 얘기를 진행해 보겠습니다.
이 '쎄게 공부하는' 다른 아이들에게 맞서기 위해 우리 아이도 어쩔 수 없이 쎄게 공부시킬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버립니다. 이 때부터 엄마들의 '불안'이 시작되게 되는 것이지요.
결론부터 말하지만 잘못된 아이들 교육의 상당한 책임은 엄마들의 '막연한' 불안에 있습니다.  엄밀히 말해 '옆집 아이가 하니까 너도 해라'입니다. 기준이 우리 아이가 아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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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의 막연한 불안에 의해 학원으로 쫓겨난 아이들은 학원에서는 집중하는 것없이 시간을 대충 때우는 아이가 많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학교가면 배운 거라고 아이들은 선생님 말씀 흘려 듣습니다. 근데 사실 아이들이 배운 거라고 '착각'하는 거지 사실 제대로 배운 아이들은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일부 아이들은 대놓고 선생님을 무시하고, 선생님은 선생님대로 힘빠지고 그래서 수업의 질은 낮아지고... 그 날 저녁 아이들은 또 학원가서 멍한 머리로 책상에 앉아 있고... 그러면서 과목의 진도는 국방부 시계처럼 잘 나가고 있습니다. 어느새 자기 학년보다 훨씬 앞선 진도가 되어 있는 것이지요. 선행학습의 왜곡된 모습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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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숫자'로 증명할 때가 다가옵니다. 내신이지요. 내신을 챙기기 위해 학원에서는 쪽집게식의 방법이 사용됩니다. 심하게 말하면 적당히 비슷한 유형을 무턱대고 외워라식이 되는 것이지요. 사실 제가 학생일 때 쪽집게 학원이나 과외같은 게 무엇인지 궁금했고 받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모르고 살았던 게 결과적으로 다행이었습니다. 보다 생각하는 능력이 키워졌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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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이야기 안했지만, 사실 입시의 종착점은 뭐니뭐니해도 고3 수능입니다. 중학교때부터 고등학교까지 6년간에 걸친 여정의 끝이지요. 따라서 자꾸 내신 쪽집게에 길들이기보다는 폭넓은 사고를 길러놓는 것이 너무나 자명한 결론이 되겠습니다. 마치 자라나면서부터 인간에게 먹이를 얻어먹기 시작한 동물을 야생으로 돌려보내기 어려운 것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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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한국에서 자주 발견되어지는 교육현실에 대해 말씀드렸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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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 있는 아이들이 한국에 있는 아이들보다 약간 다행스러운 것은 내신에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 그로 인해 긴 시야를 가질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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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좋아하긴 이릅니다. 냉정하게 말하건데 이 곳에 나와 있는 아이들은 대부분은 제가 가르쳐본 결과 공부에 대한 의지가 약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모든게 풍족하게만 느껴져서, 경쟁할 만한 아이가 없어서, 외국인 학교에서는 잘 한다는 소리만 들어서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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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곳 아이들 중 공부의 맥이 끊긴 아이들이 많습니다. 아버지 직장이 옮겨짐에 따라 이곳저곳 해외 여러 곳을 다니고 온 얘들만 그런 것이 아니고, 많은 얘들이 앞서 배웠던 단원의 내용을 잘 모르는 아이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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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곳 아이들의 특징은... 솔직히 머리좋은 얘가 많긴 하더군요.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지요. 하지만 머리좋다고 공부 잘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그래도 머리가 좋은 얘들이 많으니 '어떻게든 노력하면' 잘 될 가능성이 그래도 많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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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계속)
Comment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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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디 2009.02.25 16:25
    상당히 공감할 수 있는 논제로 발제해 주셨네요.
    저 역시 이곳에서 자녀를 키우는 부모로서 어떤 식으로 공부를 시켜야할지 난감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우리 아이가 자유롭고 창의적인 사고를 가질 수 있도록 해주고 싶지만, 이곳 아이들에게 뒤지지 않도록 계속해서 아이를 뿌쎄하는 건 사실입니다.
    올려주신 글에서 언급하셨듯 우리 아이가 집에서 공부를 하고 있지 않으면 막연한 불안감이 들기도 합니다.

    이런 건설적인 토론을 통하여 프랑스에서 우리 자녀들의 교육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도 참 좋을 것 같습니다.
    먼저 좋은 발제를 해주신 varnemi 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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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ㅇㅅㅇ 2009.02.26 00:21
    저 역시도 조만간 동생을 책임져야 할지도 모르는 형의 입장에서 굉장히 관심이 가는 주제네요. 여러 학부형님들의 말씀 귀담아 듣겠습니다.
  • ?
    varnemi 2009.02.28 09:53
    한참동안 키보드 앞에 이런저런 생각만 하다가 글을 쓰게 되네요. 그만큼 교육이라는 문제는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문제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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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아이들에게 공부하라고 압력은 가하는 일은 너무도 당연한 일입니다. 압력없이는 공부를 아예 안하려는 아이들도 많으니까요. 하지만 과연 내가 아이를 '어디로' 떠밀고 있는가, 너무 '지나치게' 떠밀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보는데요.
    실제로 한국에 학원을 여러 개 다니면서 자정쯤 귀가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과연 그렇게 해도 되는 것인지, 만약 나 자신은 아이에게 그렇게 시킬 것인지 고민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네요. 여러 조건을 따져본 후 즉, 확실히 효과가 있을지, 아이들의 정서나 건강 문제 등은 문제가 없을지 아니면 이런 부분은 어느 정도 희생하겠다는 식이 결론이 나면 그 때 행동을 취해야겠지요.
    단순히 많은 사람이 그렇게 한다고 해서 똑같은 방법을 취하는 것은 글쎄요. 중국펀드 광풍에 묻지마투자를 했던 이들과 무엇이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요. 차라리 그때 펀드를 했던 편이 더 낫지요. 돈만 잃으니... 하지만 교육은 다릅니다. 돈은 물론이구요, 더 심한 건 자식의 미래가 위협받기도 하니까요.
    제가 너무 '쎄게' 공부하는 것에 대해서 부정하는 식으로 말한 것으로 오해하시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긍정하는 부분도 있고, 또 그런 식으로 성공한 사례도 많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옳다, 그르다라고 말하는 건 아니지요.
    하지만 굳이 그런 식으로 안해도 될 아이까지 그런 고난의 길로 이끌어야 하는지, 그리고 그런 아이들 때문에 우리 아이까지 불안감을 느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심각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사실 전자보다 후자가 더 문제가 많은데요. '구체적인' 불안감이 아닌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힘든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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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불안감을 떨쳐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 것일까에 대해서 고민을 해본 결과... 과연 내 아이가 어느 정도의 수준이고, 또 아이의 공부방법이나 공부습관 등이 잘 되고 있는지 혹은 뭐가 잘못되고 있는지에 대해서 '현실진단'이 우선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아이가 가고 있는 길이 문제없다면 이젠 더이상 한국에서 들려오는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 소문들에 더이상 휘말리지 않고, 내 아이에게 '넌 잘 하고 있어. 이것보다 조금만 더 잘해보자'라는 칭찬으로도 아이 교육을 시킬 수 있을테니까요.
    개인적으로 요새 관심있는 주제 중 하나는 아이와 엄마와의 관계 부분인데, 위에서처럼 아이와 엄마와의 대화가 '잘했구나' '난 널 믿는다' 와 같은 관계를 돈독히 하는 말들이 주로 오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상상을 해보게 됩니다.
    아이에게 '공부나 해' '누구네 아들은 어떻다는데...' 라는 짜증의 소리가 주된 대화내용이라면 아이와 엄마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안 그래도 남편에게 '밥 차려줘' 와 같은 아주 무미건조하고 단순한 말이 오가는 부부관계에 있는 어머니가 계신다고 가정하면, 그 어머니는 얼마나 외로운 존재일까라는 생각도 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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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주제로 돌아가서... 이 '현실진단'을 과연 누구를 통해 할 것인가에 대해서.... 글쎄요.
    가장 기본적인 것은 부모님이 내 아이의 현실을 한 번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겠구요. 하지만 그렇게 '자신의' 아이를 바라보는 것을 잘 하지 못하는 부모님이 대부분이지요.
    다음으로 생각했던 것은 학부모 공청회, 전문가 토론회 등을 생각했는데... 물론 그 곳에 참가해서 좋은 정보도 얻기도 하겠지만, 아이의 현실을 정확히 진단해주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좀 별로일테고...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이웃에 공부잘 하는 대학생 아이에게 밥 한끼 근사하게 먹이고 한 번 봐달라고 하는 것인데... 그렇게 한다고 해서 불안감이 가시지는 않을 것 같고...
    교육전문가에게 한 번 맡기고 싶지만, 그런 교육전문가를 구하기도 어려울 것 같고 설사 구한다 하더라도 그가 자신을 어떤 식으로 꾀어내 그에게 꼭 지속적으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자신을 꾀어낼 것 같은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그리고 저는 전문가도 아닐뿐더러, 나름 고생해 적은 글을 광고글로 만들기 싫기 때문에 안 되구요.
    그래서 결국 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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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다보니 예상치 못하게 글이 길어졌네요.
    이견이 있으신 부분에 대해서는 댓글해주시고, 고견을 지니신 분들의 의견 또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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