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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은 죽죠~" 응급환자 나오미 외면한 SAMU 교환원

by Minuet posted May 1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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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판 해당기사 유투브 영상 보고 프랑스내 인종차별 경험과 해당사건의 인종차별적 범죄 가능성 댓글 달았다가 어떤 "백인여자"와 의도치 않게 설전을 벌였네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다..왜 흑인이 피해자가 되면 앞뒤 안재고 인종차별 얘기만 나오냐..이 사건은 시스템 부재와 담당자의 무능력 문제에 촛점을 맞춰야지 논점을 흐리지 마라..뭐 이러이러한..


사실 이런 류의 기사와 여론이 상당히 다수 프랑스 백인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죠.. 그들에게 "인종차별"이란 단어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의미보다는 상당히 무게감이 있는 무언가로 함부로 입 밖에 내기를 꺼려하는 단어죠..2차세계대전이나 아프리카에서의 인종말살이나 여러가지로 유럽인들에게는 뼈아픈 역사기에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인종차별의 예를 그들에게 들이대면 그건 개별적 케이스에서의 니 개인의 문제지 그걸 사회 문제로까지나 받아들일 수 있나 뭐 그런 입장이 많죠.. 니가 그 상황에서 적절한 대응을 해서 니 존엄을 알아서 지켜라..오늘날의 프랑스는 사실 인종주의(racisme)는 없다. 다만 다른 전통적인 사회문제들 땜에 너네가 겪는 여러 부당한 처우들을 단지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너네가 racisme으로 볼려고 하는 것 뿐이다...한마디로 우리가 겪는 류의 차별적 대우를 자기들도 여러 다른 상황에서 겪는다는 얘기죠..


그리고 한가지 좀 충격적이었던 건 정글의 법칙에 관한 얘기..이 세상도 자연세계의 일부고 따라서 강자가 약자를 먹는 약육강식의 법칙을 현실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말..어찌 보면 일응 맞는 말 같아 보이는데 이게 생각해보면 엄청 무서운게 그러니 약자인 소수집단에 속하면 먹히는게 자연스러운 거고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 사회 시스템 개선이나 인식전환이 아닌 개인이 죽어라 고군분투해서 강자인 다수집단으로 들어오던가 능력 없으면 벌판에서 혼자죽던가인거죠.. 근데 다수집단인 백인사회에서 타고난 인종은 세탁할 수도 없고..정말 개인이 김연아 선수급으로 탁월한 능력을 갖추던지 아님 찌그러지든지..근데 축구 유럽리그 보면 정말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선수들도 인종이 다르다고 놀림받고 경기장에서 울음을 터뜨리기도 한다는 아이러니한 사실..뭐 오바마 전 대통령도 흑인비하를 피해가지 못했고, 기억하기론 이탈리아 법무부 장관이 흑인여성이었는데 공공장소에서 한 소년이 원숭이는 바나나나 먹으라며 바나나 껍질을 던졌다는 웃픈 현실이..


그 정글의 법칙 논리는 백인 주류사회 일부 백인들이 자신들의 생각을 정당화하기 위해 아전인수식으로 쓰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넌 왜 이리 순진해? 원래 세상이 그렇게 거친 곳인 줄 몰랐다면 니가 장님이었던거지.." 일응 맞는 말 같지만, 그게 racisme이 존재하는게 아니라 그저 정글에서 입을 벌리고  있는 굶주린 사자와 피식자가 존재할 뿐이라고 말하는 건,( 즉 다른류의 사회적 차별을 인종주의와 혼동하는 거라고 말하는 건) 어쨌든 인종차별은 개인적 문제니까 계속되어도 니들이 먹히지 않도록 각자 알아서 조심해야 한다는 것..

근데 갑자기 인종주의자가 어디서 어떤 상황에서 튀어나올 줄 알고 우리가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을까요? 


이번  SAMU 사건의 희생자 나오미도 교환원의 예측불가한 인종차별적 처우를 받았을 가능성이 50%는 있지 않을까요..녹음된 전화상의 피해자 목소리를 들어보면 아프리카 이민계로 추정되는 억양이 분명히 들렸구요.(적어도 제게는..) 그리고 교환원 여자들끼리 아파서 곧 죽을 것 같대 하며 희희덕거리죠. 그리고 나오미가 아파서 대답을 잘 못하니까 제대로 어디가 아픈지 얘기안하면 전화 끊겠다고 해요..그래서 마담 저 온 몸이 다 아파요..죽을 것 같아요 호소하자..그 때 그 교환원이 "누구나 한 번은 다 죽어요"를 시전하죠..


여기 인종차별적 의도가 있었을까 아님 없었을까요..

법정에서 그 논점까지 다룰 것 같지는 않네요..피해자 부모도 별로 그렇게까지 비화하기를 원하지 않는듯이 굉장히 침착하고 매너있게 인터뷰에 응하죠..아마 이게 일반 피해자측의 모습이 아닐까 싶어 씁쓸하고 오히려 가해자가 더 동정받는 듯한 여론까지(업무 산적에 인력 부족으로 피곤했대, 근데 꼭 그렇지도 않았다는 말도 있고, FN 당원이라는 썰도) 보이네요..


근데 다년간의 프랑스 생활에 비추어 볼 때 그런 의도도 있었다고 보여지네요..무능력이고 피곤하고 다 좋은데 왠 응급상황에서 농담따먹기람..!


그 동안 크고 작게 인종차별 받아왔던 설움이 한꺼번에 폭발하는 순간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