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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기획
2004.05.12 20:29

한국음식의 세계화 전략

프랑스에서 생활하다 보면 외국인들과 한국 음식을 함께 나눌 기회를 자주 접하게 된다.
한국인들의 모임이나 행사에는 늘상 행사 이후에 한국음식이 거창하게 나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프랑스 사람들은 한국의 행사에 초청받으면 기꺼이 참석한다. 이색적인 한국의 문화도 엿보고 한국의 독특한 음식까지 맛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은 손님을 접대하려는 마음이 깊어 준비하는 음식들도 푸짐하다.
연중 문화행사가 끊이지 않는 주불 한국문화원에도 오프닝 행사가 있는 날은 초청자들 외에도 의례적으로 참석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어떻게 알고 오는지 이들은 행사보다 한국음식을 먹는 게 주 목적인데, 이를 알면서도 행사장을 찾아온 이들을 내 보낼 수도 없다는 문화원 관계자의 웃음섞인 전언이다.
파리에 있는 한국식당을 찾는 프랑스인들의 숫자도 최근 부쩍 늘었다. 아직은 불고기나 비빔밥 등 프랑스에 많이 알려져 있는 일부 음식에 지나지 않지만 김치찌개나 매운탕 등 한국음식 특유의 매운 맛을 즐기려는 사람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렇듯 다양하게 만나는 프랑스인들을 접하면서 느끼는 것은 한국음식을 한번이라도 맛본 프랑스인들 대부분 한국 음식을 너무나 좋아한다는 사실이다. 이미 프랑스인들에게 길들여진 중국 음식들은 기름을 너무 많이 쓰거나 특유의 향료로 느끼한 맛이 있고, 일본 음식은 깔끔하긴 하지만 깊은 맛이 없는 반면에, 우리 음식은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데다 섬세한 미각을 충족시키는 까닭에 프랑스에서 한국음식 매니아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를 보듯이, 한국 음식은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등 외국 진출에 가능성이 있는 사업이다. 외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전통 음식의 현대적 개발이나 음식을 보기 좋게 꾸미는 각종 기술, 외국인들의 취향에 맞는 실내 장식, 서비스와 마켓팅 등 연구해야 할 과제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에 대한 전략을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추진해 나간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무엇보다 한국 음식은 과학적인 면에서 건강에 좋다는 각종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거기에다 맛까지 좋으니 성공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유럽이나 미국 등지의 부유층들이 건강을 생각해 채식 중심의 식단을 선호하는 경향도 한국 음식의 세계 진출을 위한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다.
최근 한국 사회 전 분야에도 세계화 바람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가장 더디게 변한다는 음식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스파게티나 햄버거 등은 이미 젊은이들의 단골 메뉴가 됐다. 스타벅스 커피가 인기를 끌고 인도나 베트남 태국 음식점도 서울의 곳곳에 생겨나고 있다. 시골 노인들이 피자를 먹는 모습을 보면 음식의 세계화 바람을 실감한다.
지역색이 강한 음식을 세계화시키고 있는 게 바로 다국적 식품회사들이다. 네슬레, 하인즈, 나비스코, 유니레버 등 유명한 식품회사들이 자기들 입맛대로 세계인의 입맛을 길들이고 있다.
하지만 한국기업 중에는 아직 세계인의 입에 오르내리는 식품회사도, 세계인들이 즐기는 음식을 만들어 내는 기업도 없다. 한국 사람의 세계 음식문화에 대한 적응속도는 점점 빨라지는데 한국 음식의 세계화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한국음식의 세계화가 이처럼 걸음마 단계인 것은 한국인들이 아직도 식품을 산업으로 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집 또는 식당에서 늘 접하는 음식에서 산업화의 가능성을 읽어내는 이들이 드물기 때문이다. '김치'의 일본변종 '기무치'의 예에서 보듯 오히려 일본 회사들이 한국의 고유 음식을 산업화해 세계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주철기 주불대사는 "최근 프랑스인들 중에서도 한국음식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이 늘어나는 데, 그러기 위해서는 현지입맛에 맞게 한국 음식도 좀더 체계적으로 발전시키고 전문적으로 비즈니스해야 한다."고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밝힌바 있다.
한국음식은 독특한 맛으로, 앞으로 대중적으로 프랑스 사회에 파고 들어갈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음식 전문가, 미식가들이 찾아가는 한국 정통식당에서부터 대중적인 식당까지, 또는 고급스런 분위기에서 부담 없는 가격의 식당까지 나름대로 차별화를 갖추고 세분화되어 가면 한국음식도 프랑스에서 세계적인 음식의 하나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것이 주대사의 견해다.
유럽에서 오랫동안 한국센터를 운영해 온 오대환씨는 "온 세계의 각종 음식 가운데 한국 음식이 세계 최고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그런데도 이런 좋은 우리 음식을 왜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한국에 들를 때마다 도처의 대형 음식점들을 보면서 ‘국내에서 소모적 경쟁을 할 것이 아니라 외국으로 진출하면 얼마든지 외화도 벌고 우리 문화도 알릴 수 있을 텐데…’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개인이나 소자본을 가진 사람들은 힘들겠지만, 대기업이나 정부가 전략적으로 우리 음식의 세계화를 추진한다면 얼마든지 한국 음식의 국제 진출이 가능하다."고 덧붙인다.
해외에도 한국 음식점이 많이 있지만 대부분 자본이 영세하고 음식 솜씨 또한 국내 대형 음식점들의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자본과 기술, 그리고 우리의 뛰어난 음식 솜씨, 거기에 대기업의 경영 기술, 그리고 정부의 지원이 있다면 세계의 식도락가와 외식 업계를 평정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한국 음식의 세계화가 이뤄진다면 우리나라가 얻을 수 있는 경제·사회적 이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우선 수천 명의 인력 수출이 가능하고 국산 농수산물의 수출도 가능하다. 더불어 한국 문화의 수출로 국가 이미지까지 제고될 것이다. 그야말로 1석2조, 1석3조가 아닐 수 없다.
한국 음식은 세계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경쟁력 있는 사업이다. 한국 경제의 전략 사업으로 추진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 세계 식도락가를 우리 한국 음식이 평정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본지는 프랑스에서의 한국음식 활성화를 모색하기 위한 기획기사 (한국음식의 세계화)를 4회에 걸쳐 마련합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기획기사 일부는 관련자료에서 발췌했으며, 글 내용의 순서는 전체 흐름에 따라 약간의 변경이 있을 수 있습니다)


[글 싣는 순서]

1. 한국음식의 세계화 
(1) 들어가는 글 (개요)
(2) 문화의 시대, 지구촌 입맛을 잡아라
(3) 해외에서의 한국식당 성공사례

2. 한국음식 세계화 프로젝트
(1) 맛과 경쟁력은 A, 마케팅은 F
(2) 한국음식의 세계화를 위한 과제
(3) 음식은 삶의 질을 가늠하는 척도(프랑스인 전문가가 본 한국음식)

3. 프랑스 한국식당의 활로를 찾아라.
(1) 프랑스 한국식당의 현황
(2) 프랑스 한국식당의 차별화 전략(사례)
(3) 서비스, 마케팅 전략으로 정면승부하라.
(4) 한국의 맛 주도하는 한국식당(인터뷰)
4. 마치는 글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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