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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연초부터 파리 한인신문에는 낭보(朗報)가 속속 보도되어 재불 한인들의 시선을 끌었다. 그 중에 가장 우리들의 마음을 흐뭇하게 했던 기쁜 소식중의 하나는 서울에서 파리한글학교와 한인센터 건립을 위한 "서울 후원의 밤"이 개최된 것이었다. 이 행사가 프랑스 파리가 아닌, 서울에서 개최되었기에 가슴 벅찬 감동이 있었고 그 의미에 더욱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젊은 시절, 프랑스에서의 깊은 인연을 간직한 저희들이 파리한글학교와 한인센타 건립에 동참하는 후원의 밤을 갖게 되었다"고 주최측은 그 모임의 동기를 피력했다.
우리 주변에 많은 모임과 행사들이 있지만 이처럼 뜻 깊고 의미있는 모임도 흔치 않다고 본다. 모임에 참석한 프랑스파들은 과거에 장.단기간을 학업, 근무 또는 사업차 이곳에 머물다가 돌아간 사람들이다. 제2의 고향과도 같은 프랑스에서 잊지못할 추억과 향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날의 모임은 지난날의 아름다운 추억과 향수에 젖어 프랑스 샹송을 들으며 포도주를 시음하는 연회장이 아니었다. 이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 모두는 비록 몸은 이미 고국에 돌아가 있지만 이곳 프랑스에서 자라나는 우리 2세들의 한글교육을 우려했다. 그리고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조국의 꿈나무들을 미래의 일꾼으로 키우는 일에 깊은 뜻을 갖고 있었으며, 소수 한민족이 굳건히 터전을 잡아가는데 구심점이 되어 줄 한인센터 건립이란 대명제 하에 사명감을 갖고  모인 것이다.
서울의 모임은 이렇게 뜻 깊고 열기가 대단하여 뜨겁기까지 했다고 하는데 한글학교가 세워질 파리는 마치 강건너 불 보듯이 조용하기만 했다. 이 시점에서 우리 모두가 뒷짐만 짓고 남의 일처럼 수수방관(袖手傍觀) 하고 있어서야 되겠는가?  이곳 우리 모두는 프랑스파 한인들의 모임에 큰 박수를 보내며 화답을 하여야만 할 것이다. 필자는 이 지면을 빌어 이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파리한글하교 이사회와 관계당국 및 재불 한인동포 여러분들에게 몇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로 우리 모두가 한글학교 건립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자는 것이다.
우리 2세들을 위한 교육투자의 필요성에 관하여는 더 말할 필요조차도 없으며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자녀교육에 대한 열의가 세계적으로 손꼽힐 정도로 대단한 우리 나라가 아닌가? 그런데 우리의 자녀들이 편히 공부할 학교가 없어 전전긍긍해서야 되겠는가? 과거 10여 년이 넘도록 건립기금을 위한 모금이 지속되어 왔지만 매우 소극적이었으며 이에 참여한 개인 및 단체의 수가 참으로 미미했고 따라서 그 규모도 아주 적었던 것으로 알고있다. 이 뜻있는 사업에 적극 참여하여 우리의 후손들에게 찬란한 교육과 문화의 유산을 물려주자.

건립기금 모금에 대한 홍보를 활성화해야 한다.
그간 오랜 기간 동안의 노력에 비하여 결과적으로 실적이 부진했던 것은 자타가 공인하는 사실이다. 자선음악회 골프대회등을 비롯하여 몇몇 단체 및 개인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아름다운 후원의 손길이 있었음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이는 관심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만 국한되었을 뿐 범교민적인 홍보가 거의 안되었다고 본다. 따라서 보다 적극적으로 알리고 뜻 있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폭넓은 홍보 및 모금방법이 검토되어야 한다.

건립기금 모금사업을 위한 조직이 강화되어야 한다.
사업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비하여 조직이 너무나 취약하다. 파리한글학교의 이사회가 있고,  이사회를 중심으로 모금 활동이 이제까지 지속되어 왔다. 그러나 이사회의 구성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조차도 알고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 실제 운영면에서 보면 이사장 홀로 고전분투할 뿐 지원병의 활동이 거의 전무한 상태이다. 그간 기금조성을 위하여 노심초사 수고하신 이철종 이사장께 존경과 경의를 표한다. 차제에 한글학교 및 한인센터 건립을 위한 사업설명회등 공청회를 갖고 동포사회를 대표할 수 있는 기관 및 뜻있는 인사들을 대거 영입하여 효율적으로 모금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이사회 또는 건립추진위원회가 재구성 보강되어야 한다고 본다.

또한 정부차원에서의 적극적인 지원도 강구되어야 한다.
프랑스가 세계 열강의 대국이고 파리가 적지 않은 국제도시임에 반하여 재불한인 동포사회는 그 어느 국가 보다도 취약한 위치에 있다. 동포들의 이민역사가 짧아 그 뿌리를 깊이 내리지 못하였으며 대부분이 유학생 사회라고 할수 있다. 범 프랑스적인 모금운동을 펼친다 해도 취약한 동포사회의 현실을 감안 할 때 큰 기대를 걸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우선 우리 모두가 참여하여 최선을 다해야 함은 물론이지만 정부당국의 적극적인 지원만이 우리의 뜻을 앞당겨 이루는 관건(關鍵)이 될 것이다.

재불동포 모두가 화합하여 명랑한 한인사회를 건설하자.
이곳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입으로부터 재불 한인들의 단합을 외치고 있다. 이는 단합이 잘 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는 말이기도 하다. 신임 주철기 대사께서 부임 초부터 동포사회 구석구석을 방문하며 관심과 사랑을 보이고 격려함으로서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화기애애한 대화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재불한인회 김현주 회장은 지난 3.1절 기념식 인사말에서 다시 한번 우리 모두의 단합을 강조했다. 그리고 연초에 창립된 재불 한인 골프협회 초대회장에 추대된 염경수 회장도 "재불 한인공동체의 밝고 희망찬 미래를 위하여 적극 기여하며 대화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취임 소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처럼 모두가 재불 한인사회의 대화합을 갈망하는 이 시점에서 한글학교와 한인센터가 건립되는 날이 오면 우리 모두의 즐거운 만남의 장이 될 것은 불을 보듯 분명하다. 따라서 크고 작은 모든 모임을 비롯하여 화합을 위한 대화의 사랑방으로 사랑을 받을 것임은 물론 우리의 교육 문화 예술의 산실로 귀하게 쓰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프랑스파 한인들의 후원에 다시 한번 감사와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이번 행사가 일회성 행사가 아닌 지속적인 사랑과 관심과 후원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는 마음 간절하다. 우리의 염원이 더욱 간절하고 우리의 모든 계획이 보다 구체적이며 우리들의 실천의 발걸음이 더욱 힘차게 출발될 때 우리들의 꿈이 실현될 날은 우리 앞에 더 가까이 성큼 다가올 것이다.

[글:  손윤기 / 파리 기독실업인회 (CBMC)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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