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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기획
2004.05.12 20:47

서비스와 마케팅으로 정면승부한다



창업을 생각할 때 누구나 먼저 떠올리게 되는 '요식업'. 그러나 현실은 생각하는 것만큼 간단하지도, 또 내 가게를 꾸린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하리란 법도 없다.
파리에는 한국 식당도 많은 만큼 뭔가 특별한 아이템을 선정할 필요성이 있을텐데, 그러나 무슨 아이템으로 이 어려운 시장을 뚫을 것인가?
김소정·김정훈 남매는 파리에서 "고급 타이 식당"으로 승부를 걸었다. 이를 위해 1년 8개월 동안의 세심한 준비 과정을 거쳐 지난해 말 2구 Bourse 주변에 위치한 "SILK & SPICE"라는 식당을 개업했다.
"실내 장식은 물론 포크와 나이프에 이르기까지 구석 구석 세심한 신경을 썼다"라고 밝히는 김소정 씨는 한국에서 서반어과 학사를 마친 뒤 남아메리카의 콜럼비아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각각 석사·박사를 마치고 졸업 후에는 조선대에서 시간 강사로 일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녀는 7년전, 그동안의 외국 생활을 통해 바뀐 '마인드' 덕택에 과감히 '사업가'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 후 스페인에서 무역업에 종사하면서 새로운 아이템을 찾은 것이 바로 '요식업'인 셈이다.
"세계적인 추세로 볼 때, 많은 투자자들이 요식업을 투자 가치가 있는 사업 분야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족단위로 꾸려지는 작은 가게가 아니라 지점이 있고 같은 수준의 서비스가 이루어지는 전문적인 기업이 되는 것이죠. 저는 그런 마인드를 가지고 직접 투자자를 설득해서 SILK & SPICE를 차렸습니다."
스페인에 사업 터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파리를 선택한 이유에도 사업 마인드의 영향이 크다. 뉴욕이나 파리는 NAME VALUE가 높은 곳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식당을 성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파리에서의 성공 여부가 중요한 만큼 종업원들의 교육과 복장은 물론 인테리어, 메뉴, 테이블 장식 등 작은 부분까지 많은 신경을 썼다. "이국적인 컨셉의 인테리어는 이미 10년 전에 지나갔더군요. 그래서 태국 식당이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매우 현대적으로 꾸몄습니다. 대신 작은 소품이나 직원들의 복장을 태국풍으로 꾸몄습니다."
한국인으로서 굳이 태국식당을 선택한 것도 남다른 이유가 있다. "서양에서는 일본이나 중국 식당이 이미 보편화되었지요. 그런데 태국 식당은 우아하고 고급스럽다는 이미지가 많이 각인되어 있고 다른 곳과 차별화시킬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판단했어요."
그녀는 "태국을 방문한 서양인들이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태국 음식의 매력에 푹 빠져 본국에서도 그 맛을 찾게 된 것이 태국 식당이 유행하게 된 원천"이라고 밝히면서 관광과 문화가 음식의 전파에 있어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라고 덧붙였다. 
"식당은 단지 음식을 먹는 공간만은 아니잖아요. 사람들과 사교를 하고 사업적인 대화가 오가고, 새로운 문화를 체험하는 복합적인 공간으로서의 성격을 더 강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공간을 마려하기에 만만치 않은 돈이 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김소정씨는 "투자자들에 대해 성공할 수 있다는 신뢰를 줌으로써 재정적인 문제를 해소했다"라고 답했다. 식당도 하나의 기업이라는 마인드로 투자자를 유치했다는 것이다.
또한 손님들을 위해서는 '그 가격을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게끔'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넉넉한 공간에서 여유있게 식사할 수 있게 배려했다.
그 결과 개업 초기엔 가까이 사는 파리지앙들이나 드문 드문 찾았지만 지금은 소문을 듣고 찾아온 손님들과 단체 손님등 날이 갈수록 바빠지고 있다. 최근에는 결혼식이나 회사 모임 등 단체 회식 예약도 쏠쏠하게 들어온다고 한다.
그러나 '고급 태국 식당' 아이템이 성공했을지라도, 그들 역시 한국인인지라 한국음식에의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저 역시 한국인이라, 당연히 한국 식당에 대한 애정이 있습니다. 아직 시기상조라고 생각하지만, 앞으로 SILK & SPICE가 잘 된다면, 고급 한국식당을 차리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불고기나 전 종류 등 세계인들이 모두 좋아할 만한 아이템들이 한국음식 중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음식이 문제가 아니라 결국 한국 음식이 세계에 얼마나 알려지느냐 하는 '마케팅'의 문제가 한국 식당 성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열쇠가 아닐까요? 타이 음식의 세계화 성공 사례에서 볼 수 있듯 한국 음식의 세계화는 간판 메뉴의 세계화와 더불어 관광과 문화가 결합된 '복합적인 문화상품'이 될 때 가능하리라고 여겨집니다."
그런데도 우리 음식이 세계화가 되지 못하는 것은 음식을 산업으로 보지 못하는 국가 차원의 마인드 부족도 문제지만 세계인들의 구미에 맞추기 위한 체계적인 개발시스템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란 것이다.
알려진대로 타이 레스토랑은 세계 각처에서 이미 고급 레스토랑으로서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서 노하우와 경험을 쌓고 종국에는 한국음식의 세계화를 위한 한식 체인레스토랑을 세계 곳곳에 내는 게 그녀의 내심이자 꿈인 것이다.
  이미 세계적인 시스템을 갖춘 타이 레스토랑은 그래서 그녀가 꿈꾸는 미래의 훈련과정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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