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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음식은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삶의 질을 가늠하는 척도입니다. 프랑스에선 요리가 예술이고 요리사는 아티스트로 대우받지요.”
108년 전통을 자랑하는 프랑스 최고의 요리학교 코르동블루의 앙드레 쿠엥트로(Andre Cointreau) 회장이 최근 한국을 찾았다. 숙명여대가 설립한 코르동블루 한국 분교의 개교 1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방한한 것. ‘프랑스 요리의 전도사’로 불리는 그는 프랑스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음식문화에 대해 본인의 생각을 가감없이 털어놓았다.
쿠엥트로 회장은 프랑스 요리의 역사를 한마디로 ‘수용과 창조’라고 규정했다. 또한 프랑스는 ‘레시피’(요리법)를 문자로 기록하기 시작한 최초의 국가라는 점도 강조했다.
"프랑스에선 거의 400년 전부터 레시피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덕분에 식재료를 비롯해 요리를 만드는 과정을 체계화하여 발전시킬 수 있었지요. 그렇기 때문에 프랑스 요리는 세계적 요리가 될 수 있었습니다."
한편 그는 다른 나라의 음식문화에 대해 직설적 표현을 서슴지 않았다. 중국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다양한 요리가 존재했지만 그 요리법을 문서로 체계화하는 것에서 프랑스보다 뒤떨어졌다”고 말했고, 미국에 대해서는 “새로운 음식문화를 창조하는데 게으르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사람들의 생활패턴이 바뀌면 음식문화도 당연히 바뀌어야 합니다. 이제 사람들은 많은 양의 음식을 먹지 않습니다. 칼로리는 낮고 영양은 풍부한 요리, 몸과 마음의 건강을 생각하는 요리를 찾습니다. 세계 모든 나라의 그릇이 점점 작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인들은 예나 지금이나 거의 변화가 없습니다. 덕분에 비만인 사람들이 자꾸 늘고 있지요.”
한국에 대한 평가는 어떨지 자못 궁금해졌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대장금’에서도 보듯 한국엔 다양한 전통요리가 존재했다. 하지만 우리는 중국과 마찬가지로 계량화한 레시피를 만드는 일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어쩌면 이는 동양문화의 특징일 터. 우리 음식은 계량화한 수치보다는 감각과 경험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 그래서 ‘손맛’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프랑스의 입장에서 타국의 음식문화를 거침없이 평하던 그는 한국 음식에 얘기가 미치자 다소 신중해졌다. 한국요리 가운데 “구절판과 김치가 인상적이었다”면서 “최근 파리에서 일본 식당보다 한국 식당이 더 많이 개업을 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2년 전 코르동블루에서 김치를 소개하는 행사를 열었던 적이 있습니다. 프랑스인들은 맵다, 독특하다, 발효된 배추 맛이 오묘하고 신비하다는 반응들을 보였지요. 한국은 김치를 재료로 다양한 메뉴를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면 서구인들의 입맛도 사로잡을 수 있습니다.”
쿠엥트로 회장은 마지막으로 “지금 한국 음식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경제적·문화적 파워가 뒷받침되어야 보다 진일보할 수 있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1984년에 꼬르동블루 회장으로 취임한 그는 유명한 주류업계 가문 출신. 세계적 주류회사인 쿠엥트로 리퀴르(Cointreau Liqueur) 창업자의 5대손이고, 외가는 레미 마르탱 코냑(Remi Martin Cognac) 집안이다. 세계 15개국에 25개의 코르동블루 분교를 세워 프랑스 요리를 전파하고 있는 그는 ‘프랑스적 가치관’까지 전파하는 ‘완고한 프랑스주의자’라는 평을 듣기도 한다. 한국은 지난해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숙명여대에 코르동블루가 설립되었다.
‘코르동블루’라는 말은 ‘파란 리본’이란 뜻. 프랑스에선 종종 ‘훌륭한 조리장’을 일컫는 말로 통하기도 한다.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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