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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길상사의 역사는 1993년 이전과 이후로 구분된다.
먼저 1991년 5월 19일 파리시내 K 한국식당에서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을 겸한 '재불교민불자회'가 창립되었다. 그리고 같은 해 10월 13일에는 재불화가, 방혜자씨의 주선으로 유럽을 방문한 법정 스님 초청법회 및 강연회가 개최되었다. 이를 계기로 프랑스에 수행할 수 있는 도량 마련의 필요성 뿐만 아니라 해외 생활에서 지친 불자들에게 쉬어 갈 수 있는 안식처의 필요성도 인식하게 되었다. 이후 서울에서 파리 길상사 건립을 위한 한-재불 작가전과 법정 스님의 '길상사 건립을 위한 모금 강연회'가 개최되었다. 이같은 활동을 통해 약 70만프랑의 기금이 모금되어 본격적으로 사찰터를 물색하기에 이른다.
1992년 6월 5일자로 '재불교민불자회'가 Association Bouddhique Coreenne이라는 명칭으로 프랑스 행정 당국에 정식으로 등록되면서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1993년 7월 13일, Torcy 소림街(rue du Petit Bois) 32번지에서 길상사 창건 준비를 위한 운력이 시작되었으며 당시 많은 불자들의 노력으로 사찰로서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후불탱화는 방혜자씨가 제작).
마침내 그해 가을, 지금으로부터 10년전인 10월 10일 법정 스님아래 '송광사 파리분원 길상사' 창건 법회가 개최되었다.
1993년 11월 초대 선원장으로 영명 스님을 비롯하여 자명 스님, 지묵 스님, 회일 스님, 천상 스님 그리고 2001년부터 현재, 무이 스님이 주석하고 있다.

정기 법회는 격주로 매달 2째, 4째주 일요일 오전 11시에 시작된다. 그리고 부처님 오신날과 창건기념일은 파리 길상사의 큰 축제일이다.
이밖에도 야유회, 강좌 등을 기획하여 이뤄지고 있으며 골프를 못 치는 무이 스님이지만 얼마전부터는 골프 법회도 시작하였다.
파리 길상사는 비영리 종교 단체로서, 신도들의 보시금, 연등 및 연등 동참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소규모의 예산과 지출, 검소한 살림 규모로 짜임새 있게 운영하고 있다.
신도들의 활동으로는 1993년 12월 '길상사 신도회'가 구성되어 매 1년 임기로 회장단을 구성, 회장, 부회장, 총무, 교무, 편집, 학생부 등으로 나눠 활동하고 있다.
매월 발행되고 있는 길상 소식지는 회주 법정 스님의 산방한담을 비롯한 투고 원고로 구성되어 프랑스 및 유럽 각지역에 소식을 전하고 있다.

산 넘고 물 건너 가는 길은 아니지만 파리 길상사 가는 길은 지하철에 고속전철 RER, 그리고 버스를 타고 가야한다.
평범한 프랑스 가정집처럼 생겼지만 정원을 들어서면, 조그마하고 아름다운 불상이 눈에 뜨인다. 한국적인 모습으로 굳이 장식하지 않아도 한국적인 내음이 살포시 내려앉는다.
10주년 기념법회 준비로 Torcy '소림동'이 들썩 거릴만도 한데 준비하는 모습조차 조용조용하다. 언제나 초심의 마음처럼 편안한 느낌의 파리 길상사를 찾아, 지난 10여년 길상사의 이야기를 무이 스님으로부터 들어보았다.

▶ 길상사는 어떤 목적으로 건립되었는지..
= 사실 포교의 목적보다는 교민들의 마음의 안정을 위해서 파리 길상사가 생겼습니다. 법정 스님이 이곳에 오셨을 때 정신적으로 힘든 학생들이 상당수라는 소식을 전해듣고, 그들에게 필요한 정신적 안식처의 역할을 위해 마련된 것이죠.

▶ 현재 파리 길상사 불자 수는 몇 명정도
= 법회 때마다 참석하는 불자들도 있지만 1년에 한번 오는, 아니면 아예 오지 않는 불자들도 있어요. 의무가 아니거든요. 그래서 정확히 몇 명이라고 이야기 하기는 어려워요. 몇백명되는데... 법회에 참석하는 불자수는 그나마도 틀려요. 날씨 좋은 날, 비오는 날에는 오는 사람수가 적고... 평균 40명-50명 정도 참석합니다.

▶ 살림 운영비는 어떻게
= 1년동안의 안녕을 기원하는 연등 기금, 보시금, 초파일 연등 기금 등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가난하게 살고자 하는 절이기 때문에 운영비가 많이 필요한 곳은 아닙니다. 가끔 서울 길상사에서 보조를 받기도 하고요.

▶ 한인사회에서 다른 종교에 비해 외부적으로 조용한 편인데
= 불교라는 종교 자체의 모습이기도 한데, 포교 활동을 위해 적극적으로 힘을 기울이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보일 것입니다.
누군가가 파리 길상사를 찾아오면 반가이 맞고... 스스로 파리 길상사를 찾아오고 스스로 떠나고.... 이런 분위기입니다. 불교 자체가 스스로 자기 공부를, 수행을 하는 것과도 통하고요.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정신적인 안식처의 역할에 치중하다보니 아직까지 한인사회를 위한 행사 개최 등 적극적인 활동이 없었던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10주년을 맞아 앞으로 외형적인 역할과, 재불한인사회를 위한 작은 행사들을 마련해볼 계획입니다.

▶ 무이스님이 파리 길상사에 오신지는 얼마나 되셨는지...
= 30개월째 들어갑니다. 스님들에게는 임기니 뭐니 이런 것이 정해진 것은 없어요. 3년을 계시다 가시는 분도 있고 몇 개월을 계시다 가시는 스님도 있고요.
절이라는 것이 원래 스님들이 가시고 싶을 때 가고 오시고 싶을 때 오는 이런 곳이예요.
누가 프랑스로 가라 이런 경우도 없습니다. 스스로 결정을 하는거죠. 불가에서는 제자가 스승을 정하지 스승이 제자를 정하지 않습니다.
불교에서 공부는 마음 공부입니다. 공부가 곧 수행이고요. 세속적인 공부는 불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그래도 불어를 잘 못해요. (웃음)

▶ 한국의 불자들과 프랑스에 있는 불자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 한국의 경우에는 자신이 관심이 있거나 부모님을 따라 자연스럽게 불교를 찾습니다. 한국 불교의 역사가 뿌리깊잖아요.
그러나 이곳의 경우에는 법정 스님의 책을 통해서, 혹은 해외에 나와서 (한국적인) 종교 생활을 하고 싶어서... 이런 동기들로 찾아옵니다.

▶ 이번 창립10주년으로 특별히 준비하고 있는 행사 소개좀
= 수계 법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수계 법회라는 것은 계율에 대한 낱낱의 법을 일깨워주는 의식이므로 생활속에서 마음에 의식, 계를 심어줍니다.
10주년을 기념하여 10월 12일 회주 법정 스님을 모시고 창립 10주년 기념 법회 및 수계식을 갖습니다. 3년만에 파리에 오시는데... 또한 신도들이 준비하는 자축 음악회도 준비중이고 길상사의 지나 온 길 등을 자료로 담은 '10주년' 특별호 길상지도 그날 행사에 맞추어 나올 예정입니다.

▶ 파리 길상사가 가지고 있는 교민사회의 역할
= 사실, 그동안 적극적인, 외형적인 활동이 별로 없었습니다.
한국 문화와 예술은 불교 문화, 역사와 그 관계가 아주 심오합니다. 한국 국보의 60-70%가 불교 문화입니다. 따라서 불교를 모르면 한국의 예술과 문화를 이야기하기가 힘든다고 봅니다.
그래서 외국에서 한국의 문화를 소개하고자 할 때 불교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불교와 관련된 한국 문화를 알리고자 합니다.

▶ 호기심에 찾는 프랑스인들도 있을 것 같은데 신도들중에 프랑스인들은...
= 파리 길상사의 외향적 모습이 프랑스 일반 가정집의 모습이다 보니 프랑스 사람들에게 호기심이 덜 한 것 같아요. 외향이 절처럼 보였다면 오고가며 방문하는 프랑스인들의 발걸음도 꽤 되었겠죠...
그리고 간혹 방문하는 프랑스인들에게 제가 유창한 불어로 설명을 해 줄수 있다면 나을텐데 현재로는 그런 실력도 못 되고요. 그게 좀 아쉽네요.

▶ 새로 오시는 스님과 이곳을 지키고 있는 불자들간의 마찰이 있을 수도 있을텐데...
= 일상적인 생활에서 사람들의 관계에는 마찰이 있을 수밖에 없죠. 그러나 불, 깨달음으로 모여있기 때문에 큰 마찰은 없어요.
그리고 일반적으로 마찰이 있는 곳에는 '돈'이 갈등의 원인입니다. 그러나 파리 길상사의 살림규모는 그런 마찰을 줄 정도가 전혀 안됩니다.

▶ 10년의 파리 길상사, 지금 어떤 단계라고 보는가
= 1년, 10년 100년이냐 이런 의미를 주기보다는 그 순간 순간 맑은 정신으로 일어서 있어야죠. 10년이라고해서 큰 의미를 부여할 생각은 없습니다.

▶ 파리 길상사가 가지고 있는 어려운 점이 있다면
= 파리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는 점입니다. 지하철, RER, 버스를 타고 찾아와야 한다는 점, 특히 학생들에게는 교통비가 만만치 않을 정도로 거리적으로 떨어져 있어서 아쉬워하죠.
아마 파리 길상사가 파리 15구에 있다면 더 많은 신도들이 자주 찾아 올 수 있을 것입니다.

▶ 끝으로 한 말씀
= 한국인들이 해외에 살고 있어도 한국인의 정체성이 꼭 있습니다. 서구적인 사상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보다는 먼저 한국적인 면에서 정체성을 찾아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자신이 믿는 종교가 다를지라도 종교가 아닌, 역사적으로 문화적으로 한국의 불교에 관심을 가져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빌어 말씀드리고 싶은 점이 있습니다. 제가 이곳에 있는 동안 3번의 축구대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초파일과 교민축구대회날이 공교롭게 2번 겹쳤었어요. 저희도 함께 하고 싶었으나 형편이 여의치 못했죠. 이런 교민행사일을 정할 때 불교의 최대 축제일인 초파일 등 여러 종교 행사 일을 조금만 고려해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송광사 파리분원 길상사
32, rue du Petit Bois 77200 TORCY Tel : 01 6017 3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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