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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지사로 발령이 나면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무엇일까? 이삿짐 준비를 하거나 주위사람들에게 인사편지를 쓰는 것? 아니면 그 나라에 가서 할 일을 준비하는 것?
프랑스의 회사들은 해외로 직원을 보내기 전에 의무적으로 그 나라 언어 연수를 프랑스에서 받도록 한다. 직원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3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30시간에서 60시간 언어 레슨을 받고 떠나게 된다. 그 나라에서의 생활을 프랑스에서부터 먼저 준비하고 가는 셈인 것이다.
Renault 직원인 Fabrice GOTTINI씨는 늦깎이 학생이다. 회사원인 만큼 양복에 넥타이를 맨 그이지만 오페라 근처에 있는 Institut Japonais에서만은 그는 공책과 연필을 들고 선생님에 경청하는 학생인 것이다. 그는 이 곳에서 직업적인 목표를 두고 격주로 일어와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한국인 부럽지 않은 발음으로 "안녕하세요" 인사를 한 후 "나는 오늘 한국 기자와 인터뷰를 합니다"라고 쑥스럽게 말하는 GOTTINI씨의 '한국어 배우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본다.

▷ 한국어는 어떻게 배우게 되었나?
현재 저는 제품 운영 팀에서 미래의 자동차를 구상하고, 결정하고, 자동차가 완성되기까지의 모든 단계를 하나하나 지켜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르노와 삼성 모터는 2년 전부터 르노-삼성 시리즈를 개발하기 위해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2종류 밖에 없으며 제가 한국에서 할 일은 르노의 지식을 삼성에 전달해 주면서 한국에 필요한 자동차가 무엇인가를 찾아보는 것입니다. 그 일을 하던 중에 유럽과 한국에서 동시에 4x4 자동차를 개발하려는 의사를 보였습니다. 우연히 제가 유럽의 4x4를 맡게 되었는데 유럽과 한국에서 같은 차를 구상하기로 결정을 내려 동시에 한국 일도 제가 맡게 되었습니다. 결국 저는 업무를 위해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것입니다.

▷ 한국어 공부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저는 그곳에 가서 살 목적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고, 3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배우는 직원들과는 조금 다른 의도로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저의 목표는 한국을 더욱 알고, 한국의 문화와 습관을 배워 한국인들이 원하는 자동차를 개발하는 것입니다. 2008년까지 이 일을 하게 될 것이기에 천천히 차근차근 배우고 있는 것이죠.
한국어는 지금까지 14시간 공부를 했습니다. 혼자 책을 보면서 먼저 글자를 익히기 시작했습니다. 처음부터 글씨 하나 하나를 한국어로 쓰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발음 나는 대로 쓰면 그 발음 소리에 의지를 하게 되기 때문이죠. 이러한 훈련 덕분에 한글을 읽고 쓰는 일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선생님께서는 아무리 잘 한다고 하시지만 저는 아직 발음에 자신이 없습니다. 그래서 집에서 개인적으로 공부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언어는 꾸준한 공부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2주에 한번씩하는 한국 선생님과의 개인 레슨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 일을 하며 수업을 듣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텐데...
2주에 한번씩 반나절을 비워두고 일어와 한국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업무 스케쥴에서 이렇게 시간을 내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언어를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회사측에서 허락을 해주어 이 일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모든 수업을 주선하여주고, 모든 책임을 맡고 있는 회사를 다닐 수 있어 운이 좋은 것 같습니다.

▷ 한국에서의 동료들은 어떻게 지내나?
한국에는 현재 르노 직원이 한 10명 정도 있습니다. 그들은 저와는 달리 모두 몇 년을 살 것을 대비하여 한국으로 떠나기 전에 한국어를 집중적으로 배웠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에서 쉽게 한국어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를 대비하여 회사측에서는 한국에서도 레슨을 계속 받을 수 있도록 해줍니다. 하지만 언어가 어렵기도 하고 해외에서 일하면서 공부를 하는 것이 쉽지 않기에 대부분 많이 포기하고 맙니다. 그래서 결국 실질적으로 사용하는 언어는 영어가 됩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살기 위한 아주 기본적인 대화는 물론 합니다.
저의 경우는 많이 배운 것은 아니지만 한국에서는 한국어를 쓰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제가 한국말을 하면 한국인들은 모두 놀라기만 할 뿐, 그리고는 항상 저에게 영어로 대답을 하더군요. 그리고 하루종일 영어로 회의를 하기 때문에 한국어를 사용할 기회가 없어 많이 아쉽습니다. 사실 어느 정도의 실력이 되지 않으면 쉽게 한국어로 표현할 수 없는 면도 있습니다.
일을 하면서 특별한 문제 거리는 없었습니다. 한국인들은 일본인들에 비해 영어 표현력이 매우 뛰어나며 라틴적인 기질이 있어 일본인들에 비해 일이 덜 딱딱하고 더 자유로운 것 같습니다.

▷ 한국어와 일어를 같이 배우기가 어렵지 않은지...
르노는 일본의 니산(NISSAN)과도 함께 일을 하고 있습니다. 1995년에 일본어도 배웠습니다. 사실 그 전에도 엔지니어 공부를 하다가 마지막 학년에 학교에서 배울 수 있었던 유일한 아시아어인 일어를 배워보았습니다. 단지 복잡한 모양 같았던 글씨를 통해 무언가를 표현할 수 있는 사실에 매력을 느끼고 일어에 빠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일본에서는 4년간 살아본 경험도 있어 일어를 어느 정도 합니다. 그래도 격주로 한국어와 같이 일어 보충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일본 문화를 배운 것도 언어를 통해 배운 것이고 이제는 이와 같이 한국어를 통해 한국 문화를 배우고 싶습니다.
일어를 알고 한국어를 배우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른 프랑스 사람들은 문장 구성과 문법, 왜 문장에 주어가 없는지 등을 쉽게 이해 못하더군요. 저는 그러한 문제를 이미 소화하고 한국어를 배울 수 있어 비교적 쉽게 배운 것 같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점이 있는 만큼 다른 점도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습니다.

▷ 해외에 나가기 전에 언어를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문화를 직접 배우는 것도 좋지만 제 생각에는 나라를 알기 위해서는 언어가 가장 중요하며 모든 것을 언어로 시작을 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언어는 문화의 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가는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모른 체 그 곳에서 생활을 하고 일을 하려면 걸림돌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프랑스에 오는 외국인들의 경우 프랑스어보다는 영어로 모든 대화를 나누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영어로 회의를 하다보면 한 30분 정도가 지나고 나서는 몇 프랑스 인들이 프랑스어로 말을 하곤 합니다. 그리고 한 회의에서 여러 일을 토의하는데 외국인이 이해할 수 있는 비율은 매우 적을 것이며 많은 정보를 잃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더 중요한 사실은 모든 프랑스인들이 영어를 잘 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외국어로 표현하는 것은 모국어로 표현하는 말과 많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것이 완벽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모든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물론 높은 수준에 도달해야 할 것입니다.
제가 아는 직원 한 명이 일본으로 떠나며 "모르는 나라에 가서 헤매는 것이 너무나도 좋은 경험인 것 같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그의 말을 이해 할 수 없었고 매우 혼란스러웠습니다. 다른 나라에 가기 전에 언어를 배우는 것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 Renault에서는 언어 레슨 비를 다 보조해주며 일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해 줍니다. 약 3개월 후면 한국 문화, 역사와 경제 레슨 역시 생길 예정입니다. 언어 수업은 해외로 떠나는 직원들을 위한 것이었지만 문화, 역사와 경제 수업은 앞으로 기술분야이던 발전분야이던 국제적인 일을 하는 모든 이들을 대상으로 이루어 질 것입니다. 나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사를 알아야 하고 그 나라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대한민국에 알맞은 자동차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한국인들이 어떻게 사는가를 아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또한 한국의 자동차 시장은 매우 특별한 것 같습니다. 외국 자동차들이 몇 대 있고 나머지는 거의 다 국산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국에는 소형 자동차들이 많은 프랑스와 일본과는 달리 대형차들이 많습니다. 한국인들은 자동차를 통해 자신의 지위를 보이려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서로 같은 차나 더 좋은 차를 구입하려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사고방식 역시 한국의 문화와 언어를 통해 이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며 현재 한국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한국에 첫 방문 때부터 이러한 시스템이 주목되었습니다. 유럽과는 전혀 다른 이 시스템을 앞으로 변화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앞으로의 저의 할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일본에 산 경험이 있어 자신은 한국의 모든 것을 일본에 비교하게 된다며 그가 처음 한국에 도착했을 때 한국의 첫 인상은 일본과 너무나도 같았다고 한다. 일본과 비슷했던 건축물, 문화와 도시구성, 매우 유사했던 지하철에서 발견한 일본인들과는 다른 한국인들의 행동에서 그는 이태리 사람들과 같은 느낌을 가졌다고 한다. 자신이 이태리 출신이라며 한국이 마치 오래된 고향처럼 느껴졌다며 좋아하던 GOTTINI씨... 한국에는 겨우 두번 다녀갔지만 그의 큰 관심 때문인지 한국에 대해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아직 한국어로 대화를 나누기에는 많이 부족하지만 어휘를 많이 익히고 공부를 열심히 해서 한국어로 빨리 말하고 싶다는 그의 모습은 호기심 많은, 배움에 갈급해 하는 꿈 많은 소년과도 같았다.     [한위클리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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