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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곤의 극적인 도피 경로

posted Jan 1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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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7일, 인터폴은 카를로스 곤의 부인 카롤의 수색과 체포를 요구하는 붉은 색 통지(Notice rouge)를 공지했다. 일본 사법부는 카롤을 허위 증언으로 기소했다. 카롤은 남편과 함께 베이루트에 있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3월 8일 오후에 있을 가를로스 곤의 기자 회견에서 ‘남편이 공업 음모에 대한 모든 사실’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카를로스의 도피는 카롤이 주도하여 조직한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지나면서 카를로스 곤의 일본 탈출 경로가 자세히 밝혀지고 있다. 
전 르노-닛산 알리앙스 회장 카를로스 곤은 2019년 12월 29일 14시 30분경 혼자 토쿄의 아파트를 떠났다. NHK가 입수한 CC-TV 영상에 의하면, 그의 얼굴은 흰색 마스크로 감추어져 있었다. 곤은 걸어서 인근의 한 호텔로 갔는데, 두 명의 남성이 거기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의 신원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세 사람은 토쿄 남쪽의 시나가와 역으로 가, 거기서 오사카 행 고속열차에 올랐다. 오사카와 토쿄의 거리는 500km다. 
오사카에서 곤과 두 남자는 택시로 비행장에서 가까운 어느 호텔로 갔다. 이 호텔에서 곤은 대형 금속제 트렁크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런 트렁크는 통상 악기 운반에 사용된다. 이 트렁크 밑에는 바퀴들이 달려 있고, 위에는 곤이 숨을 쉴 수 있게 작은 구명이 두 개 뚫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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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사이 공항을 선택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곤의 도피를 담당한 팀은 작전 수행 전 여러 주 동안 일본 열도의 공항 10여 개를 사전에 답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공항들 중 칸사이 공항이 보안에 결함이 있어서 이 공항을 택했다고 본다. 이 공항은 적합한 시설이 안 되어 있어서 개인의 부피가 큰 짐을 조직적으로 X-레이로 검색하지 않으므로 내용물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트렁크를 실은 TC-TSR 봄바르디에 글로벌 익스프레스(Bombardier Global Express) 항공기는 오사카 공항을 23시 10분 경에 이륙하여 12시간 후에 터키의 이스탄불에 도착했다.

터키의 아타튀르크(Ataturk) 공항에 도착한 곤은 비행기에서 내려 큰 비를 맞으면서 TC-RZA로 등록된 두번째 비행기 봄바르디에 챌린저 300에 올랐다. 이때 곤은 얼굴을 가리지 않았다. 터기의 이스탄불과 레바논의 베이루트 간은 1시간 30분의 짧은 비행 거리인데, 터키의 항공기 임대 회사 MNG Jet 작전 부장 오칸 코스멘(Okan Kosemen)이라는 사람이 동행했다. 

곤의 도피에 사용된 두 대의 항공기는 MNG Jet사 소속이다. 이론적으로 비행기를 갈아탈 때 지역 당국은 탑승자들의 신분증을 확인했어야 했으나 코스멘은 곤의 이름이 나타나지 않도록 비행 서류를 조작한 것으로 보인다. 

곤의 도피를 도운 공범망의 조직도 드러나기 시작했다. 적어도 10명이 이 도피 작전에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 
WSJ에 따르면 곤의 오사카-이스탄불 비행에 과거의 미군 특공 대원 2명이 곤을 호위했다고 한다. 한 사람은 미카엘 테일러(Michael Taylor)였는데, 그는 사설 안전 분야에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낙하산 대원으로 1980년대 초에 베이루트에서 레바논 내전 당시 카톨릭 민병 교육에 참가한 적이 있다. 그후 그의 회사는 하청 계약을 체결하고 미국 마약 퇴치청의 요청으로 마약 밀매 조직에 침투했다가 2010년에 체포되었다. 미국 국방부의 계약을 따내기 위해 허위 문서를 사용한 혐의로 구속되어 1년 간 감옥 살이를 한 후 사설 안전 회사를 운영했다. 
테일러의 고용인 조르주-앙토안느 자이엑(George-Antoine Jayek)은 민감한 시설의 안전화 전문가다. 그도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미군을 위해서 일했다.                 
이들은 곤이 12월 30일 베이루트에 도착한 후 자취도 없이 사라졌다.

곤의 도피 비용은? 

오사카-이스탄불 비행은 며칠 전에 35만 달러에 예약되었다. 두바이에 소재하는 회사인데 이라크 전쟁 후 항공업으로 큰 돈을 번, 전 영국군 출신으 마이크 더글라스(Mike Douglas)다. 더글라스는 알 니탁 알 아크다르(Al Nitaq Al Akhdar for General Trade Ltd.) 회사 사장이다. 그가 35만 달러의 절반을 지불했다. 
12월 24일자로 작성된 두 대의 전용기 임대 계약에는 로스 알렌(Ross Allen)이라는 가명이 사용되었다고 르 몽드가 전했다. 르 몽드는 더글라스의 회사가 미국 은행 시티 뱅크(CityBank)의 에미레이트 지사에 개설된 계좌에서 175,000 달러를 송금했다고 보도했다.

12월 28일 제트기 한 대가 마다가스카르의 수도 안타나나리보(Antananarivo) 공항을 떠나 두바이(Dubai)로 갔고, 이 비행기는 다시 두바이에서 오사카로 비행했다. 그 비행기에 2명의 미국인 테일러와 자이엑이 타고 있었다. 알 니탁 회사는 한 번 더 175,000 달러를 터키의 MNG Jet 사에 지불했는데, 더글라스 자신은 모르는 사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1월 8일 오후에 카를로스 곤은 베이루트에서 세계 여러 나라의 기자들 150여 명이 모인 가운데 2시간 반 동안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유창한 영어, 불어, 스페인어, 아랍어로 전 닛산 일본인 경영자들과 일본 검찰의 유착과 전 근대적인 일본의 사법 제도를 비판한 다음, 자신의 명예 회복을 위한 발언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그의 도피 경위에 대해서는 아무 언급도 하지 않았다.

1월 9일에는 레바논 검찰에 호출되어 조사를 받았다. 레바논 검찰은 가를로스 곤의 레바논 출국 금지 명령을 내렸고, 일본 검찰에 곤의 소송에 관한 자료를 요청하기로 했다.

      
【프랑스(파리)=한위클리】 이진명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