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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가 태동한 지 올해로 꼭 500주년이 되는 해다. 
11월 추수감사절을 즈음해 전세계 개신교계에서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들이 펼쳐졌다.
이에 맞추어 한국 기독교계에서는 "부패한 죄를 회개하고 초대교회로 돌아가야 한다"는 자성과 성찰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요즘 한국교회를 보면, 마치 브레이크 고장 난 자동차를 보는 느낌이다. 목사가 힘이 센 교회는 목사가 절대군주처럼 교회에 군림하고 하나님을 빙자하여 제 마음대로 교회를 주무르고 있다. 심지어는 그것을 자식에게 세습까지 하고 있다.” 
김동호 목사(높은뜻연합선교회 은퇴)의 거침없는 발언은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종교개혁과 한국장로교회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의 포럼에서 나왔다.

김동호 목사는 “평생 목회를 해오면서 제일 힘들었던 것은 ‘당회를 이끌어 가는 것’이었다.”며 “목사와 장로의 역할 구분 혼동과 그릇된 권위의식, 그로 인해 발생된 교회 행정의 비민주화 즉, 당회가 행정, 입법, 사법을 다 쥐고 교회를 지배하고 휘두른 것”을 원인으로 들었다.
김 목사는 ‘목사의 역할’에 대해 “목회는 ‘말씀을 선포하는’ 전문직이다. 때문에 신학교가 있는 것이다. 목사는 선장이다. 목사가 선장이라고 해서, 항해하는 동안 전권을 위임받아 운행했다고 해서, 자신이 선주인 줄 착각해서는 안된다"며 교회를 개인의 사적인 소유물로 인식하는 목회자의 행태에 대해 비판했다. 이 때문에 높은뜻교회에서는 6년을 시무한 후에는 교인들이 목사의 재신임을 묻게 되어 있다고 전했다.
목회 기간이 늘어나면서 스스로 매너리즘에 빠질 수 밖에 없는 목회자에게 던지는  경고와 경계의 멧세지다.

한국 교회 타락의 시작은 탐욕

기독교는 지난 500년 동안 큰 발전을 이뤘고, 세계사에서 훌륭한 업적들을 무수히 남겼다. 
현재 전세계 70억 인구 중 약 30억 명이 기독교인인데, 지금 이 순간에도 그리스도의 복음이 세상 곳곳을 향해 뻗어 나가고 있다.
기독교는 한국에 상륙해 크게 성장했는데, 2012년 기준, 7만 8천여 개의 교회가 세워졌다. 숫자도 불어나고 훌륭한 기독교인들도 많이 배출됐는데, 오늘날 기독교의 상태를 보면, 교회가 세상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교회를 걱정한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많은 문제점들이 산적해 있다.

정교유착은 기독교의 오랜 적폐중 하나다. 
한국기독교를 대표한다는 한기총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 방한일에 ‘회개와 구국기도회’를 개최하면서 극우성향의 단체들과 함께 해 정치집회로 변질시켰다는 비난을 받았다. 지난 3월에도 같은 문제를 일으켰던 한기총은 그 때와 마찬가지로 ‘순수 기도회’였다는 거짓말로 발뺌하면서도, 자신들의 정체성은 ‘우파’라고 스스로 밝히기도 했다.

대부분 한기총 소속인 보수 개신교 지도자들은 군사정권을 비롯해 매 정권마다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통령에 아부와 축복의 기도를 해왔다. 국가조찬기도회는 정교유착의 대표적이자 상징적인 행위로 지적을 받고 있다.
교회 안에서의 헌금 횡령, 신학교의 범람, 목사안수증 매매 성행의 문제도 다르지 않다. 돈이면 안되는 게 없고 돈이 최고의 가치가 되어버린, 세상과 교회는 이제 다를 게 없어진 것이다. 교회가 물질주의와 세속화로 변질되었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교계 안에서도 지적되어 온 일이다.

또한, 대형교회 목사들을 중심으로 한 보수 개신교단이 ‘종교인 과세’에 반대하는 것에 대해서도 사회에서는 ‘타종교에 비해 소득이 많아 세금도 많이 내야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대형교회 목사들이 누리고 있는 물질적 부와 기득권을 포기하기 싫어서 정치권과 결탁하고, 정치권은 개신교 눈치를 보느라 그렇게 됐다는 시각도 팽배하다. 
오늘날의 교회는 성경의 원칙을 뒤로 한 채, 도덕적 가치 기준보다 교회의 이익을 우선시 하며 싸운다. 지나치게 물질에 치우치고, 교회성장이라는 미명하에 재산을 늘리고 탐욕을 키워오는 동안 어느새 교회는 사람들로부터 혐오스러운 존재가 되어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에 봉착해 있다. 

과거 한기총 해체운동을 펼쳤던 윤리운동가 손봉호 박사는 “교회가 돈을 우상으로 섬기고 있다. 성경의 가르침과 너무나 어긋난다. 개신교 역사상 지금의 한국 교회만큼 타락한 교회는 없었다"며, 목사들이 기복신앙으로 돈과 명예에 집착하고 정교유착으로 특권을 누리는 것이 ‘한국교회 타락의 시작’이라고 지적해왔다.

자본주의 원칙에 입각한 교회 세습문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명성교회의 ‘목사직 세습’ 문제는 한국교회 문제의 정점을 보여준다. 
한국의 초대형 교회 중 하나인 명성교회가 창립자 김삼환 목사로부터 아들 김하나 목사로 세습을 추진해 큰 논란이 일고 있다. 명성교회가 속한 장로교 통합교단은 2013년 담임목사직을 아들에게 직접 물려주지 못하게 하는 세습금지법을 통과시켰는데,  명성교회는 대기업 세습과도 같은 방식의 편법으로 세습을 감행했다.  

당시 세습금지법이 제정된 장소가 바로 명성교회였다는 점도 아연실색하게 한다.
세습금지법이 만들어질 때만 해도 한국 교회가 희망의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을 들었는데, 교단법보다 교회법이 우선이라며, 교단의 대표 교회가 그 법마저 무력화시키고 있는 모습은 허탈하기만 하다.

세습은 대형교회 담임목사에게 부여된 많은 특권과 기득권, 부를 아버지에 이어 아들 목사가 그대로 물려받게 되는 것으로, 공적인 교회를 사적 교회로 인식하는 행위다. 
교회세습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는 박득훈 목사는 “세습은 한국교회가 얼마나 하나님 나라의 원칙 보다 자본주의적 원칙에 익숙해졌는가를 보여준다"고 일갈했다.
교계 안팎에서도 500년 전, 성직 매매와 세습, 면죄부 판매 등으로 인한 타락을 질타하고 출범한 개신교의 대표적 교회가 다시 중세로 회귀하는 말기 교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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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의 제문제, 청 장년층의 교회 이탈

요즘 목회자와 성도간의 소통은 '하늘의 별 따기'이고, 이는 교회의 크기와 비례한다. 꼭 자주 만나야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만남이 적을수록 성도들의 실제 삶과 고민을 이해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권위적인 목회자, 권위적인 교회가 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목회자도 사람인지라 판단에 실수가 있고, 잘못된 선택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권위적인 목사의 말은 하나님의 뜻과 동일시 되고 성도들은 믿음이라는 이름으로 순종을 강요받는다. 
교회의 변화와 개혁을 외치는 사람들은 적그리스도로 매도 되어 교회에서 쫓겨나거나 자발적으로 떠날 수 밖에 없다. 

평생 한 교회 안에서 신앙생활을 해왔던 성도로서, 신앙의 터전을 잃은 정신적 충격과 상실감의 폐해는 불을 보듯 뻔하다. 다른 교회를 맴돌기도 하지만 대개 정착하지 못하고 주변인으로 머물거나 교회를 나가지 않게 되는 경우도 적지않다. 
이 때문에 ‘가나안 성도’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가나안’을 거꾸로 읽으면 ‘안나가’인데, ‘가나안 성도’는 교회에 ‘안 나가’는 기독교인을 뜻하는 속어다. 
이 용어는 과거 한국의 신학교 등에서 신학을 하면서도 교회는 나가지 않는 신학생들을 일컬어 농담처럼 쓰이던 표현인데, 오늘날 교회 내에서 점점 증가하는 하나의 현상으로 자리잡았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가나안. 핍박받던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을 떠나 꿈과 희망을 갖고 찾아 나섰던 이 가나안이 한국 교회에서는 하나의 왜곡된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 기독교 단체에서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기독교인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고, 100만명이 넘는 가나안 성도가 있다는 통계자료도 있다. 

그런데 이들은 신앙을 완전히 떠난 것이 아니라, 단지 제도권 교회를 떠났지 기독교 신앙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는 자의식을 갖는 경우를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실제로 이들은 인터넷 등에서 설교를 찾아 듣고 가정예배를 드린다거나, 비슷한 사람들을 모아 공동체 예배를 드리기도 하며 나름대로의 신앙생활을 영위해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가나안 성도 현상은 현재 한국교회가 당면하고 있는 가장 큰 증상의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20, 30대 젊은 세대들의 교회이탈 현상도 심각하고, 저출산 현상이 불러온 인구절벽 문제는 한국교회 주일학교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각 교단마다 주일학교 학생이 급감하고 있다. 
지금 이 추세대로라면, 노년층이 사라지는 향후 십 수년 내에는 기하급수적으로 기독교인 수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가능하다.

한국교회 다시 태어나야

부패하고 타락한 교회는 가정문제 사회문제에까지 영향을 끼친다.
한국교회는 지금 기초가 통째로 흔들리고 있다. 예배하는 건물 자체가 신성하거나 반복적 예배 행위만으로 무조건 거룩한 교회가 되는 것은 아니다.
사회의 모범이 되고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할 교회가 오히려 분란과 불화를 야기시키고 있으며 ‘세상의 걱정거리’가 되고 ‘조롱거리’가 되고 있는 현실이다. 

성경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돈·권세·명예를 좇아 온 한국교회가 우상숭배와 몰락의 길에서 돌이키기는 더욱 어려워 보인다. 내리막길에선 절로 속도가 빨라지고, 내달리는 그 길에서 돌아서기 위해선 멈춰서 방향을 바꿔야 하는데 한국교회는 그럴 의지가 없기 때문이다.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었지만 오늘날 한국 기독교는 500년전 개혁이 필요했던 카톨릭 만큼이나 도덕적으로 타락하고, 세속적으로 변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는 변해야 한다. 아니 다시 태어나야 한다.
더러워진 상태를 인정하고, 깨끗하지 못함을 부끄러워하며, 솔선해서 죄를 고백하고 상처를 꿰맬 때, 다시 새 살이 돋을 수 있다. 부끄러움을 아는 성도, 부끄러움을 아는 목사, 부끄러움을 아는 교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이제부터라도 한국교회를 이끄는 목회자와 종교인들은 권위주의의 옷을 벗고, 성도들에게로, 주위의 이웃들에게로 과감하게 다가가 소통하고 그들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교회의 본질은 진정 무엇인지, 500년전 초대교회가 물었던 질문을 깊이 새겨보길 기대한다.


【프랑스(파리)=한위클리】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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