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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6.07 15:08

예쁜 오렌지

조회 수 6828 추천 수 825 댓글 3
얼마전에 이곳에서 자전거를 드린다는 광고를 냈었습니다.
제일 먼저 가져가시겠다고 메일 주신분께 드렸고요.
그런데 그분. 자전거 가지러 온날 오렌지를 한봉다리 사오셨더군요

개인적인 사정으로 그동안 멀쩡한 가구들, 여기저기 통해 원하는분들께  꽤 많이 드려왔는데,
물건 가지러 오면서 과일 사오는 손을 그날 처음 보았습니다.

맞어.. 빈손이 미안해 과일봉지를 들고 가는 마음..
이거 한국인들에게서만 볼수있는 정이었지..
정말 너무도 오랫만에 그 정서가 기억 나더군요.
모든게 정확한 계산으로만 이루어지는 파리에서 제가 그동안 너무 삭막하게 살아와서 그랬나봐요.

아이를 안고 얼굴도 못본채 정신없이 보내드렸지만
남기고 간 오렌지 한가득 봉지를 들고 생각했습니다.

아는 사이도 아니고,
다시 볼 사이도 아닌데
중고 그냥 준다니 와서 가져가기만 하면 되는데
일부러 발길 옮겨 오렌지를 사 넣었을 손을 생각하니
그 마음이 너무 예쁘고 곱게 느껴지는 거 있죠.
입장 바꿔 제가 필요한 물건을 광고덕에 받으러 가는것였어도 전 그런생각 못했을것 같아요. 왜 공짜루 주는지. 더럽진 않으려는지. 쓸만한 물건이긴 한건지 의심부터 했을지도 ^^;;

어떻게 생각하면 별 일 아니거나 아주 작은일인것 같지만..
아무튼 전 참 감사했답니다.

오렌지 맛있게 먹었구요..
아이들도 참 예쁘게 키우실거 같애요 ^^
  • ?
    Jinny 2004.06.07 15:08
    맞아요.
    주는 사람은 아무런 댓가를 바라지 않고...,
    받는 사람은 고마운 마음을 갖는다면
    이처럼 모든 분들의 가슴이 따뜻해지지 않을까 싶네요.

    파리 한인사회가 늘 이런 훈훈한 이야기들이 오가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04]
  • ?
    mmeIM 2004.06.07 15:09
    별 생각 없이 들어온 코너에서 반가운 글을 만났네요.
    아주 좋은 자전거 주셔서 너무 고맙구요.
    아이들이 좋아하면서 타고 있습니다.

    무언가를 공짜로 주겠다는 사람이 적어서
    사실 처음엔 의심도 했었어요.
    혹시나 거의 못 쓸 물건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한 게 미안할 정도로 새 자전거 더군요.
    잠시나마 그런 생각 한거 죄송해요.

    오렌지 한 봉지에 담긴
    제 고마운 마음 읽어주셔서 고맙구요.

    저도 파리에 온 지 얼마 안되서
    정이 안 들었었는데,
    이런 분 덕분에 그래도 살만한 곳이란 생각이 드네요.
    가족들 모두 건강하시구요.
    즐거운 파리생활 되세요.. [08]
  • ?
    고개길 2004.06.12 00:07
    너무 아름다운 이야기이네요.
    한폭의 아름다운 그림을 감상하는 것 같아요.
    두 분은 참으로 착한 분이시네요.
    진짜 파리의 멋진 만남, 좋은 만남이네요.
    ㅜㅜㅜ 나두 님들과 같은 분들을 만나고 싶다.[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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