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얘기

오늘의 화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by aiwoderen posted Jan 03,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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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의 가장 인기 있는 말이 아마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란 새해 인사말 일 것이다. 대한민국도 그렇고 중국도 그렇고 일본도 그렇고 유럽도 미국도 그러하듯이 전 세계 모두가 그러할 것이다.


송구영신을 맞이하면서 말하는 이나 듣는 이나 가장 즐거운 말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란 말이 아닌 가 싶다. 그 만큼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기를 좋아하는 만큼 공동한 소원은 없을 것이다.


3년 전의 오늘인가 싶다. 아침에 1월달 월표를 사려고 지하철 매표구로 향하였다. 새해 아침이라 손님들은 별로 없었다. 매표구의 젊은 프랑스 마담은 걸상에 비스틈이 앉아 두 발은 매표창구에 걸쳐놓고 옆에 있는 남성 동료와 뭐라고 이야기 하고 있었다.
그녀는 나를 쳐다보고는 기계적으로 "봉쥬르"하고 인사를 하고는 계속 그 건방진 자세로 자기 동료와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나는 기분이 좀 언짢았지만 "본 나네 마담 ^-^!"(좋은 한해 되세요 마담.)하고 웃으며 새해 인사를 하였다. 
나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그 매표구 마담은 급히 자세를 바로 잡으며 "본 나네 뮤슈^-^"(좋은 한 해 되세요 선생님.)하고 얼굴에 환한 웃음을 지어보이며 월표를 건네준다.
그 날 180도로 변한 그녀의 태도와 자세를 보면서 나는 일언천금(一言千金)이란 그 함의를 알 것 같았다.


프랑스 빠리에서 살면서 자주 한인업소에 다닐 때가 있다. 그 때면 대부분 한인업소 사장들과 서로 인사를 한다. 그런데 유독 한 한인업소사장만은 소 닭보듯 하는 것이었다. 그래도 몇해동안 대충 얼굴 면목이라도 있는 사이인데 어찌 그럴 수 가 있단 말인 가. 사람이 묵뚝뚝해도 너무 하지...
지난 해 신정에 마침 그 무뚝뚝한 사장과 만나게 되었다.
"안녕하세요"
"오~"
정말 무뚝뚝한 사장이었다. 그냥 "오~"하고 돌아서는 것이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돈도 많이 버세요"
그 무뚝뚝한 사장의 뒤에 대고 한 나의 말이었다.


그 무뚝뚝한 사장은 뒤로 돌아서 나를 본다.
순간, 나는 나 자신의 눈이 의심스러웠다. 환하게 웃는 그 무뚝뚝한 사장의 얼굴이 한눈에 안겨왔던 것이다.


"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추운데 집으로 들어와 커피나 한잔 하지."


...


그 후 그 무뚝뚝한 사장은 더는 나에게 무둑뚝한 사장이 아니었다. 매 번 만나면 어떻게 잘 지내는가 하고 인사도 하고 가끔 농담도 하고 커피도 뽑아주고 하며 친하게 오늘까지 지내고 있다.


프랑스 빠리라는 이 낯 설은 이국 땅에서 서로 만나는 사람도 역시 낯 설은 사람들이다. 서로가 만나 차츰 친구가 되고 지인이 되고 하며 서로 인맥을 쌓아가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한 해가 지나고 또 한 해가 다가오니 서로 새해 인사를 주고 받느라 여념이 없다.
거리에서 면목이 있던 없던, 피부색갈이 서로 다르지만 눈길만 마주쳐도 "본 나네"하고 새해 인사를 하는 그 풍경이야말로 프랑스 빠리의 살아 숨쉬는 년말년시의 가장 멋진 풍경이 아닌 가 싶다.


가네히라 케노스케의 "거울은 먼저 웃지 않는다"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만담가인 우쓰미 케이코씨, 그의 세 번째 아버지는 이발사이다.
그래서일까?
아버지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재미있다.
"내가 웃으면 거울이 웃는다"였다
우쓰미 씨는 이 말을 좋아해서 그때부터 이 말을 자신의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고 한다.
나도 나만의 격언을 가지고 있다
「거울은 먼저 웃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나 먼저 웃음을 보이는 삶을 살고 싶다고 나 자신을 타이른다.


 "여러 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따뜻한 새해 인사말이 2006년에 우리 서로 화목해지고 행복해지는 씨앗이었으면 한다.
하여 년말년시에 우리 모두에게 다사다난한 한해가 아닌 다희다복한 한해이었으면 한다.

2006년 새해 벽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