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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우리가 원했던 것이다 !

by 괜찮네 posted Aug 28,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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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travers Hankyoreh :

“반민특위도 혼란 내세워 엎어버리지 않았느냐”


△ 노무현 대통령이 25일 낮 청와대에서 독립유공자와 유족들을 초청해 점심식사를 함께 하기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탁기형 기자 kht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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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독립유공자 오찬

노무현 대통령은 25일 청와대에서 독립유공자 및 유족들과 오찬을 하면서 최근 자신이 과거사 청산에 매달리는 이유를 비교적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이날 과거사 청산이 오래전부터 결심해온 사안이며, ‘경제우선’ 주장은 과거사 청산을 회피하기 위한 명분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87년 6월 항쟁을 통한 민주화과정이 없었다면 경제가 이만큼 왔으리라는 아무런 보장이 없다”며 “특히 미래에 대해 무슨 희망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모든 나라가 할 일을 다하고 민주주의하면서 역사를 규명할 것 다 하면서 경제가 발전해 간다”며 “그렇게 한 나라들이 경제를 더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방 이후 반민특위 때도 경제, 안전, 혼란 이런 명분들을 내세워서 엎어버리지 않았느냐”며 “매번 올바른 역사적 주장이 나올 때마다 경제, 안보 얘기였다”고 현재의 ‘경제우선’ 주장을 일축했다. 노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여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민생우선 주장에 대해서도 경계의 뜻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노 대통령은 이번 기회에 역사문제에 대한 ‘전환점’을 만들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그는 “반민특위의 역사를 읽는 많은 젊은 사람들이 가슴속에 불이 나고, 피가 거꾸로 도는 경험을 한번씩 한다”며 “오로지 자신의 보신만을 앞세워서 재주껏 살아온 사람들로 채워진 국가가 어떻게 (미래를) 감당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당연히 바로잡아야할 역사를 제대로 다듬어놓지 못했으니까 저희라도 뒤늦게 꼭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바르게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을 냉소하는 역사가 계속되는 한 한국사회의 미래는 없으며, 국민소득 3만불을 어떻게 갈 수 있으며, 가면 뭐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바르게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을 냉소하는
역사가 계속되는 한 한국 사회의 미래는 없다"

노 대통령은 과거사 청산이 정쟁과는 무관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이 문제를 정쟁거리로 삼을 생각은 전혀 없다”며 “명색이 대통령이 된 사람이 이런 중차대한 일을 꺼내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하지는 않겠다”고 못박았다. 그는 “이것을 자꾸 정치적으로 계산할 일이 아니다”며 “한국이 그야말로 세계에 내놓을 떳떳한 일류국가가 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개인사를 통해 과거사 청산에 대한 결심이 오래전부터 서있었다는 점도 설명했다. 그는 “제가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진 것은 스스로의 경험 때문”이라며 “제가 자라는 동안 어머님이나 주변사람들에게 들어온 교훈은 ‘나라와 사회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라’는 것이 아니고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이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어머니가 독립운동을 한 주변 친척을보면서 그런 말을 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80년대 변호사 시절 학생들을 변론할 때도 어머니들로부터 ‘제발 나서지 말라고 말렸는데 부모 말을 안듣고 기어코 감옥가서 부모 속을 썩힌다’는 말을 들었다”며 “어머니들이 80년대 중반까지 아이들에게 똑같은 교훈을 할 수밖에 현실에 살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마음속에 언젠가 우리 국민들이 이 일은 한번 바로 잡아야 될 일이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나도 할 수 있는 일을 꼭 하고싶다는 그런 결심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백기철 기자 kcbae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