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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프랑스에서 지중해를 향한 해안 마을 중에 아름다운 도시를 꼽으라하면 주저 없이 앙티브(Antibes)라고 대답하는 사람들이 많다. 

니스와 칸 사이 위치한 중간쯤에 위치한 앙티브는 지중해를 따라 자리한 휴양도시 중에 으뜸이라 불릴 정도로 아름답기 때문이다.

앙티브는 바닷물이 지중해 중에서도 코발트 블루로 투명하며 생 트로페즈나 칸 보다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아 한적함까지 갖춘 곳이다. 해변에 떠 있는 요트를 배경으로 평화 그 자체의 풍경과 소박하면서도 단아한 마을은 장미와 더불어 온갖 꽃들이 단장을 하고 있어 헤밍웨이, 피츠제럴드, 피카소와 모네가 사랑했던 마을이자, 사랑하는 ‘연인들’의 그림을 그린 레이몽 페이네는 여름휴가로 놀러왔다가 정착해 살았던 곳이다. 

이처럼 이곳에 발을 들여놓으면 앙티브의 매력에 빠져 다시 찾을 수밖에 없는 마을로, 앙티브는 신비롭고, 포근하고, 따뜻하고, 로맨틱한, 레이몽 페이네의 그림의 느낌으로 사랑스럽다.



앙티브만의  매력


앙티브는 그리스인들이 조성한 마을로 시작해, 로마의 세자르에게 정복당하면서 주인이 바뀐 역사를 가진 곳으로 이탈리아 국경과 가까워 루이 14세 때 카레 성곽을 건설되었다.  그 후 1865년 등대, 성당, 포도주 농장 등 아주 작은 마을로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지 않던 앙티브는 식물학자 뛰레가 장미를 심으며 마을은 ‘장미 마을’로 이름이 알려지게 되었다.

성곽 안에 자리한 마을은 구시가지가 중세 시대의 건물이 잘 보존되어 고풍스러우면서도 올망졸망 매력적이고 호화로운 별장과 빌라, 호텔이 화려하고 호사스러워 칸을 찾는 배우들이 머물다 가는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지중해의 풍부한 빛처럼 활기 넘치는 ‘프로방스’ 시장을 둘러보는 재미도 놓치면 안 될 것 중 하나이다.  이 지역의 특산품인 천연 향신료, 허브, 올리브를 비롯해 신선한 과일과 채소, 갓 잡아온 싱싱한 생선 등이 보는 것만으로도 이국적인 즐거움을 누를 수 있다. 밤에는 시장은 철거되고, 대신 노천 레스토랑들이 열려 신선한 생선요리에 곁들여 앙티브에서 생산되는 와인을 맛볼 수 있다.  광장 주변의 골목길에 자리한 레스토랑들도 싱싱한 해산물 요리로 풍미를 돋아주고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이 앨버트 광장에 자리한 ‘앨버트 1세’ 레스토랑이다. 이 레스토랑은 앙티브에서 가장 전통적인 음식으로 미식가들이 찾는 곳이다. 이탈리아 국경이 인접해서 다양한 피자집들도 즐비하다.


한 여름 밤을 수놓는 재즈의 선율


앙티브는 지중해의 여름을 즐기러 온 사람들을 위해 해마다 재즈 축제가 열린다. 이 축제는 40년이 넘게 열리고 있는 세계적인 축제로 규모가 크다. 지중해의 아름다운 바다와 싱그러운 미풍이 재즈의 선율을 따라서 마음을 흔들흔들 여름만의 들뜸을 불러일으킨다.  축제는 1922년 작곡가 콜 포터(Cole Porter)가 친구들과 즉흥연주를 하면서 재즈가 이 지역에 알려지면서 시작되었고, 그 후 앙티브를 좋아하던 시드니 베쳇(Sidney Bech et)이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리면서 재즈 퍼레이드를 벌였다. 그 후 1960년에 시드니 베쳇(Sidney Bechet)를 추모하기 위해 앙티브 시의 협찬으로 제 1회 앙티브 쥐엉 레 팡 재즈 축제 (festival de jazz à Antibes Juan-les-pins)가 개최되면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7월11일부터 20일까지 열리며, 나윤선, 스티비 원더, 오퀘스타 아라곤 등 세계적인 재즈 아티스트이 참여한다. 재즈 축제 이외에도 밤마다 작은 재즈 콘서트가 앙티브 골목 길을 따라 열린다.


앙티브 피카소 미술관 (Musée Picasso d'Antibes)


피카소는 1946년부터 16년간 앙티브 시에서 마련해준 그리말디 성의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렸다. 이 성의 꼭대기에서 지중해 해안을 주제로 작품을 그렸고,  후에 그림 23점과 드로잉 44점을 성에 기증했다. 앙티브 시는 피카소의 기증품과 함께 1966년 피카소 작업실을 미술관으로 개조해 피카소의 그림, 판화, 데생, 도자기 등 245점을 전시하고 있다. 


앙티브의 숨은 보석, 페이네 박물관(Musée Peynet)


842-6a.jpg 레이몽 페이네는 1947년 처음 여름휴가로 앙티브를 찾은 후부터 자주 찾을 정도로 앙티브를 사랑했고 이 사랑은 줄곧 이어져 1976년부터는 앙티브에 정착해 생애를 이곳에서 마감했다.  박물관은 페이네의 친구이자 앙티브 시장을 지낸 피에르 메를리(Pierre Merli)가 페이네의 작품을 기증받아 세운 박물관이다. '페이네와 풍자 만화 박물관(Musée Peynet et du Dessin humoristique)'이 정식 명칭이지만 '페이네 박물관(Musée Peynet)'으로 주로 불린다.

박물관에는 60년 넘는 동안 페이네가 해온 작업들을 볼 수 있는 기회로, 페이네가 기증한 그림, 인형, 도자기, 포스터, 무대세트, 석판화, 에칭 등 300여점과 작가 관련 소장품이 전시되고 있다. 그 밖에도 19~20세기 프랑스 풍자만화를 다양하게 전시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풍자 만화계를 대표하는 작가 도미에(Daumier, 1808~1879)를 비롯해 플랑튀(Plantu), 뒤부(Dubout), 무아장(Moisan) 등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레이몽 페이네의 생애


레이몽 페이네(Raymond Peynet, 1908~1999)는 파리 출생으로 그의 부모는 중부 오베르뉴 지방에서 파리로 이주하여 카페를 운영했다. 페이네는 파리에서 태어났지만 오베르뉴 지방의 전통을 즐긴 부모의 영향으로 도시적인 정서에 전원적인 정서도 함께 지닐 수 있었다.  그는 평범한 집안의 평범한 학생으로 어려서부터 늘 공책에 낙서하듯 그림을 그리다, 18세 때 광고회사에 들어가 향수 광고를 그리며, 5살 연상인 보석세공사 드니 다무르와 사랑에 빠졌다. 두 사람은 페이네 부모가 운영하는 카페의 위층 아파트에서 생활하다 22살에 결혼해 70여년을 삶의 동반자로 지냈다. 드니즈는 페이네의 그림에 영감을 주는 사람으로, 그의 비서로도 일하며, 그에게 큰 힘이 되어주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었다.

페이네는 제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부모의 고향인 오베르뉴 지방으로 내려가 종군기자로 일했다.  1942년에 그는 론 계곡의 발랑스 지방으로 취재를 갔다가 돌아오는 기차를 놓쳐 공원의 큰 정자의 의자에서 밤을 보내려고 앉아 있다가, 새벽의 고요와 평화로움에 빠져들며 상상의 나라에 들어가게 된다. 그는 자신의 상상을 따라 정자를 배경으로 남자주인공을 넣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오베르뉴로 돌아와서도 이 테마로 그림을 그리다 예쁜 처녀를 그려 넣으며 '연인들'(Les Amoureux de Peynet)’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판되었다. 지금 이 정자는 ‘페이네의 정자’로 보존되고 있다. 

종전 후 1945년 파리로 돌아와서도 계속하여 ‘연인들’ 연작을 그렸고, 1950년 초부터 이 한 쌍의 연인들의 시리즈는 잡지와 신문에 연재되기 시작했고, 문학작품의 삽화로 그려지며 ‘연인들’은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기 시작한다. 또한 그의 손길이 닿은 연극이나 발레의 무대장치는 놀라운 상상력으로 큰 반응을 일으켰다. 국제 만화제에서 그랑프리도 받고,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면서 페이네는 ‘연인들’ 인형시리즈로 만들고, 엽서도 만든다. 이런 그의 작품들은 프랑스는 물론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게 되며 '연인들‘은 보석, 손수건, 스카프, 도자기 등에 들어가 상품화 되면서 부와 명성을 얻게 된다. 또한 보잉 사 바의 벽화, 라파예트의 백화점 장식등 끊임없이 주문을 의뢰받게 되며 그의 ‘연인들’ 연작은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1977년 말년에 앙티브의 아파트를 사서 자주 들리다 1980년에 앙티브에 정착해  작업을 계속했다. 1996년 그의 평생의 동반자이던 드니즈가 세상을 떠나자 페이네는 슬픔에 빠져 집에 은둔 생활을 하며 지내다 3년 후에 세상을 떠났다.


레이몽 페이네의 그림은 시적이다. 초현실적인 세상을 단순한 선을 따라 몽환적인 세계로 이끌며 그 안에는 사랑과 평화가 담겨있다. 에로티시즘도 살짝 엿보이는 초현실적인 사랑의 세계가 시와 음악을 보고 듣는 것처럼 흐른다.  남자 캐릭터는 신사로 낭만적인 시인의 모습이고, 여자 캐릭터는 말총머리에 균형 잡힌 몸에 포근한 솜사탕 같은 부드러운 느낌으로 사랑스럽다.  

앙티브도 페이네의 사랑스런 연인들처럼 매력적이고 아름답다. 한 여름의 재즈선율이 흐르는 지중해의 해변을 거닐며 올 여름을 보낸다면, 영화제목처럼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그런 곳이다.


Musée Picasso

www.antibes-juanlespins.com/les-musees/picasso

Place Mariejol, 06600 Antibes

+33 4 92 90 54 20


Musée Peynet

www.antibes-juanlespins.com/les-musees/peynet

Place Nationale, 06600 Antibes

+33 4 92 90 54 30


 【한위클리 / 조미진 chomij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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