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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기획
2020.04.07 09:45

코로나 이후에 세계 질서가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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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가 온 세상을 뒤흔들고 있다. 전대미문의 인류 대재앙에 맞서 각국은 국경을 폐쇄하고 힘겨운 투쟁을 벌이고 있으며, 개인은 개인대로 죽음의 공포 앞에 떨고 있다. 
이번 코로나 사태 이후, 다시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질서는 큰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 이기주의, 집단 이기주의, 개인 이기주의 : 
모든 나라가 치료 장비와 약품 부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제적인 공조, 연대, 지원, 상호부조도 없다. 국가는 자국 우선주의, 개인은 개인주의로 각자도생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각국은 의료 장비, 인공호흡기, 마스크, 소독제, 진단 시약, 약품 원료 등의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자국의 수요에도 부족하므로 부득이 취한 조치들이다. 
특히 중국과 인도가 전세계 의약품 원료의 90%를 생산하여 수출했는데, 이 두 나라의 공장 가동이 중단되었고, 또 이에 대한 수출 금지까지 단행했기 때문에 유럽과 미국의 제약 회사들은 각종 의약품의 완제품을 제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산업의 재편성, 자유 무역과 국제 분업의 붕괴 : 
산업의 국제 분업이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 외국에서 제조되는 부품을 가져올 수 없어 조립 라인이 서고 완제품을 만들 수 없게 된다. 때문에 모든 부품을 자국 내에서 생산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국가 기간 산업의  재편성, 재조직이 불가피하다. 
이러한 긴급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자국의 영토 내에서 충분히 생산할 수 있는 공업 시설을 갖추어 대외 의존도를 줄이고 자력으로 생산체제를 갖추어야 한다고 인식한다. 이는 해외로 이전된 공업 시설의 국내 이전, 탈공업화에서 재공업화, 세계화에서 지역화로 가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를 위해 평상시에는 사용하지 않는 장비와 원료들을 국내에서 생산하여 지속적으로 비축해 두어야 하는가? 수 만 개나 되는 부품을 국내에서 생산하게 되면 생산성, 경쟁력이 가증한가? 하는 문제제기와 함께 이에대한 국제적인 공조가 대두될 수 밖에 없다.
 
사람들의 생활 양식이나 태도에도 변화 불가피 :
보건 긴급 상황 하의 격리로 사람들의 처신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이는 현재의 상황이 종료된 후에도 경제, 사회, 문화, 체육, 환경 분야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일반 생활 태도, 양식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임을 시사한다.
국경이 폐쇄되고 사람과 상품의 이동이 자유롭지 못하면 유럽 연합(EU)같은 공동체도 무의미하게 될 위험성이 높다.      
 
병원과 의사의 대면 진료 감소 : 
현재까지 평시에는 동네 의사, 전문 의사, 병원을 많이 이용했다. 그런데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고 격리 상태가 지속되면서 의사 대면 수가 대폭 감소했다. 전에는 대기실에 10여 명의 환자가 30분 이상을 대기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의사를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 병원과 의사의 대기실은 아픈 사람들이 찾는 곳이기 때문에 오히려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대신에 전화로 상담하는 원격 진료(télé-consultations)가 늘어나고 있다.  
 
계절적 농업 근로자 : 
봄철 야채 수확기, 초여름 과일 수확기, 가을 포도 따기 등에  프랑스는 약 20만 명의 근로자들을 필요로 한다. 그때마다 모집한 인원은 스페인, 포르투갈, 체코, 유고슬라비아 등지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들이었다. 
그런데 이번 사태로 외국 근로자들 모집이 어려워지자 농업부와 농민 노조(FNSEA)가 근로자 모집 캠페인을 벌렸다. 코로나로 일시 해고된 인원이 1백만 명 가까이 되는데, 이들 중 20만 명이 지원했다. 이들에게는 숙식이 무료로 제공되고, 실직 수당(84%) 외에 농장에서 지불하는 최저 임금에 해당하는 급료도 별도로 더 받는다. 무료하게 집안에 갇혀 지내는 것보다 시골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면 농사 일을 해보는 즐거움도 있을 것이다. 이는 농촌 생활의 재발견 뿐만 아니라 농업의 소중함에 대해서도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곡물, 야채, 과일, 육류, 우유, 계란, 등은 인간의 생명의 근원이기에 이의 생산은 등한시 할 수 없으며 농민의 수익도 보장해 주어야 한다. 
    
온라인 이용의 확대 : 
온라인, 인터넷, 뉴메릭은 사람이 모이지 않아도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주는 편리한 도구다. 온라인 근로(télétravail), 화상 회의(visioconférence), 온라인 진찰 (téléconsultation), 온라인 교육(e-learning, école à la maison, enseignement à distance)이 확대되고 있다. 
각국 수뇌들의 정상 회담, 의사의 원거리 진찰, 학교 강의, 강연회, 각종 회의, 콘서트, 미술품 감상 등을 원거리에서 온라인으로 하는 것이 확대되었다. 
온라인으로 많은 직종에서 꼭 직장에 가서 일을 하지 않고 집에서도 근로가 가능하며, 식품 구입, 부동산 거래의 구매시 소개소에서 하는 가계약과 공증인 사무소에서 하는 본계약이 전자 서명(signature électronique)으로 가능하게 되었다. 
또한 온라인 상업(e-commerce)이 성행하고 있다. 핸드폰이나 인터넷으로 대형 쇼핑몰이나 개인 상점 또는 식당에 주문을 하면 배달도 해 준다. 이는 먼 거리를 이동하거나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된다. 이번 격리 기간을 통해 전국적으로 온라인 상업 시스템을 실험해 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관광과 요식업계 : 
단체 관광과 개인 관광도 이전과 같지는 않을 것이다. 관광객 수도 현저하게 줄고, 관광 방법도 달라질 것이다. 사람들은 꼭 필요하지 않은 경우 국내외 이동은 자제할 것이다. 관광이 어느 정도 활기를 띠려면 수 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 여파 후 항공사, 크루즈 선 회사, 여행사, 호텔, 에어bnb를 통한 주택 임대, 각종 전시 기획사 등의 줄도산이 이어질 것이고 이 분야도 재편성이 불가피하게 될 것이다.
    
종교 의식, 가치관의 변화 : 
프랑스의 알자스 지방과 한국 대구의 신천지가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원지가 되어 수 천 명을 감염시켜 큰 파장을 일으켰다. 교회나 성당에 가지 않아도 온라인 미사나 예배가 가능해지면서 종교 활동 양식도 변화할 것이다.  
장례식, 결혼식에는 10-20인까지만 참석이 허용되고 있다. 코로나 사망자들은 장의사가 정부의 지침에 따라 모든 것을 처리해 버린다. 가족은 망자(亡者)의 얼굴도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까지는 크로 작은 각종 행사와 모임이 수시로 개최되었는데 앞으로는 모임 수도 줄고, 참석자 수도 줄 것이다.
이번 코로나 위기가 지나간 후 국가, 기업, 사회 단체들의 판도와 조직이 개편, 재조직되고, 지도자들은 새로운 미래 전략을 기획하게 될 것이다. 개인들의 처신과 일상 생활 양식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 틀림없다.
 
 
【프랑스(파리)=한위클리】 이진명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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