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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자택격리조치 3주차를 맞이하고 있다.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며, 지난 2주일보다 앞으로 보낼 2주일이 더 혹독할 것이라고 에두아르 필립 프랑스총리가 지난 3월 28일 대국민성명을 통해 표명했다. 
희생자 숫자가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로 기하급수적으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경제대공황에 대한 그림자도 서서히 드리워지고 있다.
 
 
▶ 긴급재난지원정책
 
낭트에서 16명 직원을 거느리고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유명한 쉐프 로익 페루는 3월 14일 토요일 저녁, 홀을 가득 메운 손님들에게 바쁘게 서빙하고 있던 와중에 느닷없이 그날 자정을 기점으로 무기한 문을 닫으라는 통보를 받았다. 그는 즉시 주방에 남은 음식 재료들을 손님과 지인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나눠줘야 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노동부의 3월 27일자 보고에 의하면, 자택격리조치가 실시된 이후 고용인들에게 임시휴직 내지 근무시간 단축조치를 내린 회사는 22만 여 개에 이른다. 이로 인하여 잠정적으로 휴직상태에 들어간 노동인구는 220만으로 집계된다. 이들 고용인들 중에서 최저임금(Smic) 월급자는 100%, 그 이외 다른 월급자는 월급액수의 84%를 국가가 보상한다.
 
프랑스 정부는 긴급지원정책으로 40억 유로를 책정하고 기업체의 규모와 지역에 따라 1만 유로에서 10만 유로까지 지원할 방침이다. 2019년 3월 소득과 비교하여 70% 이상 손실을 보았거나 영업이 완전 중지된 경우에 해당한다.  
 
프랑스 국세청은 Urssaf 등에 지불해야할 각종 세금의 납부기한연장을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자동이체일 경우 거래은행에 연락하여 해지요청을 신청하면 된다. 은행에 지불할 채무이자가 있다면 이 또한 지불연기를 요청할 수 있다.
 
▶ 직격탄을 맞은 원예업계 
 
한 시골 미장원의 닫힌 문에는 “코로나 바캉스를 떠나요. 아 비엥토!”라고 손으로 쓴 작은 쪽지가 붙은 정경이 매스컴에 소개되면서 그나마 웃음을 자아냈다. 이렇듯 누군가는 유머 감각을 발휘할 만큼 체념적으로 받아들이는가 하면, 대조적으로 가슴을 아리게 하는 또 다른 장면이 있다. 
 
대서양 연안 플로뫼르(Plomeur) 해변 근처에 펼쳐진 아름다운 튤립 벌판을 배경으로 가슴에 꽃송이들을 안은 채 비탄에 잠긴 한 원예업자의 모습이다. 그는 자택격리조치가 실시된 이후 80만 꽃송이들을 무참하게 쓰레기로 처분해야 했다. 
 
팬데믹이 끝나면, 미장원은 다시 문을 열고 더 많은 손님들을 맞이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을 수 있다. 옷가게는 창고에 보관된 재고품들을 바겐세일해서 투자한 밑천을 회수하려는 계산을 세울 수도 있다. 문제는 이 봄철이 지나면 원상복구가 전혀 불가능한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의 타격이다. 
 
플로뫼르 주민 40여명의 경우, 해변지대에 광활하게 펼쳐진 50헥타르 밭에서 튤립 등 원예업에 종사하고 있다. 봄철이면 꽃구경꾼들로 인파가 몰려드는 명소이다. 지난 3월 15일부터 4월 15일에 걸쳐 페스티벌이 거행될 예정이었으나 자택격리조치로 인하여 무산되고 말았다. 꽃구경꾼들의 발걸음만 끊겨진 것이 아니라 도매업자들의 주문도 전면적으로 취소되고 말았다. 모든 꽃가게가 문을 닫는 바람에 수도권을 포함하여 전국으로 떠나야할 꽃들이 발이 묶여버린 것이다. 
 
튤립뿐만 아니라 여름철에 꽃을 피우는 글라디올러스, 달리아, 베고니아 등의 꽃뿌리 재배와 판매도 본격으로 시작되는 시절이다. 1년 총매출의 80%가 이 시기에 집중되어 있다. 자택격리조치가 빠른 시일 내에 해지되지 않으면, 플로뫼르 지역의 2020년 원예업은 거의 종료된 것이나 다름없다. 
 
르망 근처에서 3헥타르 대형 온실에 화초를 재배하는 한 원예업자도 25만 송이에 해당되는 튤립을 매일 화물트럭에 실어 쓰레기장에 버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장미꽃 30만 송이도 같은 운명에 처해있다.
프랑스에서 원예업에 종사하는 이들은 약 53,000명에 이른다. 이들 원예업자들은 17만 일자리를 창출하며, 1년 총매출액은 140억 유로에 이른다. 봄철에 평균 1년 매출의 50~70%를 달성한다. 올해는 자택격리 조치로 인하여 1년 전과 비교하여 86%의 적자손실을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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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철 농작물들에게도 쓰나미
 
따뜻한 봄철에 느닷없이 된서리를 맞고 광활한 벌판에 내팽개쳐진 것은 아름다운 꽃들만이 아니다. 
3월에 수확기를 맞이한 랑드 지방의 하얀 아스파라거스도 같은 운명에 처해있다. 봄철의 식탁을 상큼하게 장식하는 우아한 아스파라거스는 제때에 수확하지 못하면 바로 품질이 상실되는 대표적인 야채이다. 
 
주요 생산지 프랑스 남서부 랑드 지방농촌진흥청은 아스파라거스 재배 농가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긴급 구조신호를 보냈다. 랑드 지방 특유의 하얀 아스파라거스들이 모래가 섞인 벌판에 그냥 버림받은 채 썩고 있어 지역 경제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두 요인이 지적된다. 
첫째는 지난 겨울은 유난히 따뜻했던지라 풍요로운 조기 수확이 예상되던 시점에서 판매량이 느닷없이 50% 감소하고 말았다. 주요 고객들이 레스토랑과 재래시장이기 때문이다. 슈퍼를 찾는 일반인들의 경우에 신선한 아스파라거스보다는 저장용 통조림이나 냉동용품을 더 선호할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둘째 요인은 바로 일손 부족이다. 판매량이 감소되었을 뿐만 아니라, 재배한 경작물을 거둘 일손도 부족해서 그냥 아스파라거스들을 밭에 내버려둘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실 딸기, 셀러리, 홍당무 등 봄철을 상징하는 야채와 과일들도 일손이 딸려 수확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봄철에 한창 일손이 필요한 농작물들이 팬데믹으로 인해 된서리를 맞은 것이다. 
 
디디에 기욤 농림부장관은 3월부터 5월에 걸쳐 총 20만 일손이 필요하다며 실직한 카페나 레스토랑 종사자들도 ‘농업군대’에 자원입대해줄 것을 호소했다. 평소에는 폴란드, 루마니아, 북아프리카 등 외국인 노동자들이 대거 농장에 투입되었으나, 유럽 국가들이 팬데믹으로 국경을 통제하면서 일꾼들의 이동이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의 희생자들로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알자스 지방에서 노동인력이 부족하여 농작물 경작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요 포도주 생산지에서도 가을철 수확을 위해 일손을 투입해야할 시기이며, 프와그라 생산지에서는 오리 키우기에 한층 바쁜 철이다. 노르망디 지방의 한 야채농장은 4월 초에 셀러리를 수확해야하는데 일손이 없다고 호소했다. 
 
전시상황이 드리우는 또 다른 위협은 바로 식량난이다. 1870년, 독일과 프랑스 간의 프로이센 전쟁이 발발했을 때 시골농가들은 그나마 식량난을 이겨냈지만, 당시 파리 시민들은 쥐를 잡아먹어야했을 정도로 기근에 허덕여야했다. 
 
비록 팬데믹과의 전쟁으로 봄철 농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절대적으로 식량난은 없을 것이라고 농림부장관은 장담했다. 그는 자택격리조치 2주차에 사이트(desbraspourtonassiette.wizi.farm)를 통해 일꾼을 찾는 구직광고를 직접 홍보했고, 이때 반응이 좋아서 약 1만 명을 추가로 농장에 투입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농림부는 농장 일꾼들의 출퇴근을 위한 특별수송 차량을 마련할 것이며, 근무 증에 서로 일정한 간격을 유지시키는 등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도록 안전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두아르 필립 총리도 농축산업 분야에 적극적으로 인력지원을 할 것이며, 코로나바이러스로 문을 닫았던 다른 산업공장들도 빠른 시일 내에 재가동하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라 밝혔다.
 
한편 팬데믹의 위협으로 마스크 대란이 빚어지자,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의료수술용과 FFP2 마스크를 생산하는 앙제(Angers) 근처 콜미-오펜 공장을 3월 31일 시찰했다. 프랑스에서 마스크를 제작하는 4개 공장들 중에서 가장 큰 규모와 시설을 갖춘 곳이다. 현재 이 공장은 휴일도 없이 24시간 풀가동 중이다. 
 
평소에 4곳 공장의 총 생산량은 1주일에 총 330만장이었지만, 4월 말에는 1천만 개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마스크에 사용되는 모든 재료는 100% 프랑스산이다. 이들 마스크는 의료 관계자와 환자들에게만 배부될 전망이다. 크리스찬 디올도 브르타뉴지방 르동(Redon)에 아틀리에를 재가동하여 일반인을 위한 마스크 제작에 들어갔다.
 
 
【프랑스(파리)=한위클리】이병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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