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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발상지인 시테 섬 안에 자리하고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 프랑스의 시작점인 ‘제로 포인트’가 있는 곳인 만큼 상징성이 큰 곳이다.   
세계의 대표적인 고딕건축물 중 하나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이곳은 파리지엔과 전세계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명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 2019년 4월 15일, 보수공사 중이던 첨탑 주변에서 발생한 화재로 전세계인들은 가슴을 쓸어내려야만 했다.
마치 전소될 것만 같았던 대화재는 생사를 무릅쓴 소방대원들 헌신의 사투로 약 10시간 만에 가까스로 진압되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상실감에 빠진 국민을 달래기 위해 국가 기금 모금 캠페인을 통해 자금을 모아 노트르담 대성당을 5년 내에 재건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프랑스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기업들이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으며, 세계인들의 기부 행렬도 이어졌다.

그러나, 파리 올림픽이 개막되는 2024년까지 완공하겠다던 마크롱 대통령의 호언장담은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커졌다. 
화재가 발생한 지 벌써 10개월이나 지났으나 복구 작업이 한창일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아직 시작도 못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잔해를 치우고 추가 붕괴를 막는 작업을 하느라 진행 상황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데다,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소들이 얽히고 설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노트르담 보수 공사 총괄 책임자인 장-루이 조르줄랭(Jean-Louis Georgelin) 씨는 얼마 전 상원에 출석하여 “노트르담은 앞으로 수세기를 지켜 나가야하는 만큼, 시간에 쫓겨 날림 공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5년 후에도 공사는 다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약속한 5년 기한을 지키겠다는 신념을 보여 마크롱 대통령의 선택을 받았던 그 역시 “5년 후에 모든 복원이 완료되는 것은 아니고, 미사를 드릴 수는 있을 것”이라며 한 발짝 물러선 것이다. 

프랑스 시민은 물론 전세계인들이 간절히 바라는 노트르담 대성당의 복원사업,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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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원 방식 두고 수 개월 째 허비, 정치적 갈등까지  

가장 먼저, 성당 첨탑의 재건 설계에서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불에 타 무너져 내린 첨탑을 다시 세워야 하는데, 원상태로 복원 하느냐, 아니면 현대 기술과 재료, 트렌드에 맞는 새로운 첨탑으로 복구 하느냐를 놓고 뜨거운 논란이 있었다.
 
소실된 첨탑 역시, 1859년 성당 보수공사 당시의 트렌드에 맞춰 새롭게 설계된 것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최초 1345년 축성식을 열 당시에는 없었던 것으로, 소실된 첨탑도 원조는 아니란 것이다.
이 때문에  원상복구 보다는 현대적인 재건축 방식이 안전하고, 공사 기간도 더 단축해줄 것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었다. 

이 논쟁은 꽤나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정치적 갈등으로까지 비화되었다. 
마크롱 대통령이 현대식 복원 방식을 지지한다고 하자, 야당은 복원공사 기간을 단축하고 예산을 줄이기 위해 술수를 쓴다고 공개 비판에 나서기도 했다. 

결국 대국민 설문조사를 벌였는데, 응답자의 55%가 “화재 직전 상태로의 복원”을 선택했고 결국 지난 7월 16일 프랑스 의회에서 ‘화재 직전 있던 모습 그대로’ 재건하도록 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 폭염에 납오염, 안정화 작업까지 설상가상 
 
복원방식에 대한 합의는 일단락됐지만, 난관은 이때부터였다. 
하필이면 지난해 프랑스가 기록적인 폭염과 고온현상에 시달렸죠. 한여름 폭염 속에서 복원팀은 지붕 작업을 전혀 할 수 없었고 공사에 속도가 붙을 리 만무했다.

대성당의 보(기둥)가 화재로 내려 앉은데다, 화재 진압을 위해 뿌린 수 천 톤의 물로 지반이 약해져 건물이 붕괴될 우려도 나왔다. 석조 구조물의 연결 부위나 석재의 응집력도 약해져 아치형 지붕이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논란도 등장했다. 
노트르담 대성당 복구 현장에서 기준치를 훨씬 넘는 납이 검출됐다고 프랑스 환경단체가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화재 직후 첨탑과 지붕이 무너져 내리면서 골조에 쓰인 납 300t가량이 녹아내린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고서를 근거로 이에 대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시민들의 안전이 위협받는다는 지적이었다. 
 
이에 프랑스 보건 당국이 조사에 나섰고, 환경단체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났다. 토양 1㎏당 납 10∼20g이 검출, 기준치의 최대 67배 수준이었다. 
이 환경단체는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파리시, 파리 5ㆍ6구 등에 대해 형사소송을 제기했다. 
 
이런저런 험난한 과정을 거쳐 2019년 10월, 가까스로 사전작업에 해당하는 안정화 작업에 들어가긴 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안정화 작업의 관건은 화재 이전에 설치되어 있던 임시가설물의 제거인데, 보수공사를 위해 설치했던 250~300t가량의 철골 구조물이 불에 타면서 내구성이 약해진 상태로, 이 구조물이 자칫 떨어지게 되면 아치형 지붕 붕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결국, 2021년 말까지 안정화 작업을 해야 하니 2022년에야 본격적인 복원공사에 들어갈 수 있는데, 이 역시 또 어떤 변수가 기다리고 있을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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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파리올림픽 전 복원은 불가능할 듯

마크롱 대통령은 2024년 열릴 파리올림픽을 복원 공사 완공 시점으로 삼고 5년 내 복원을 공언하며, 노트르담 대성당 재건을 자신의 치적으로 삼으려 했지만, 가능성은 희박해보인다.

전문가들은 짧게는 10년, 길게는 40년까지 재건 기간을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독일의 랜드마크인 쾰른 대성당은 2차 대전 당시 공습을 당해 일부가 파괴되었는데,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복원 공사 중에 있다. 
 
이 때문에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프랑스의 정치·사회적 문제로 번질 전망이다. 프랑스 정치권의 여·야 간 갈등의 불씨가 될 뿐만 아니라, 연금개혁 등을 추진하는 마크롱 대통령의 정책에 브레이크가 걸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 

마크롱 대통령 퇴진을 외치며 거리시위를 주도했던 ‘노란 조끼’ 시위대는 화재 직후 재벌과 부유층들이 거액의 기부금을 내놓자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은 뒷전”이라며 거리시위를 벌인 바 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제2차 세계대전 와중에도 열렸던 노트르담 대성당의 성탄미사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무산되었고, 대신 파리 생 제르맹 록세루이 교회에서 미사를 드려야 했다. 때문에 216년 만에 ‘불 꺼진 크리스마스’를 맞은 노트르담 대성당을 바라보는 파리 시민의 표정은 무겁기만 했다. 

비록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은 현재 성당으로서의 구실은 할 수 없지만, 이렇듯 많은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 랜드마크’로서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세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856년의 프랑스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노트르담을 향한 세계인들의 마음은 대화재의 참사를 겪고도 한결같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든든한 건축물로, 우리 앞에 다시 우뚝 서주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단순히 종교적인 건축물이 아니라, 인류의 역사와 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노트르담은 과거에도 그러했듯이, 앞으로도 끊임없는 수난과 재건을 겪으며 우리 인류와 함께 할 것이다.


【프랑스(파리)=한위클리】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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