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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적으로 위기에 봉착해 있는 일본이 카를로스 곤 전 닛산회장의 ‘세기의 탈주극’으로 새해벽두부터 거대한 쓰나미를 만났다.
가택 연금 상태였던 곤 전 회장이 제 발로 걸어 나와 유유히 일본을 빠져나왔다는 소식에 일본 열도는 충격에 빠졌다. 더욱이 곤 전 회장이 30일 레바논에 도착해 성명을 발표하기 전까지 출국 사실을 까맣게 몰랐고, 이튿날 언론 보도를 접한 검찰 간부는 “얼마나 신빙성 있는 보도인가?”라고 되물었을 정도였다고 한다.
국제사회에서는 곤 전 회장의 탈출보다 일본 사법제도의 어두운 이면과 불공정성을 집중 제기하면서 오히려 일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日 사법제도의 공정성, 국제여론 도마 위에

지난 해, 곤 전 회장에 대한 일본 검찰의 수사가 한창일 때부터 프랑스와 미국 등 서방 언론은 곤 전 회장이 ‘이상한 종교재판’으로 내몰리고 있다면서 일본 검찰의 편법적인 수사 행태를 비판해 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곤 전 회장이 일본 법정에서 오명을 씻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며 일본 사법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사설을 게재했다. WSJ는 “곤 전 회장이 뚜렷한 범죄 혐의가 없는 상황에서 몇 주에 걸쳐 구속당하고, 변호사 입회도 없이 조사를 받아야 했다”며 “일본에서는 무죄추정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99% 이상의 피고인이 이러한 과정을 통해 유죄 판결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재정경제부의 아녜스 파니에뤼나셰 국무장관은 BFM 방송에 출연해 “곤 전 회장이 프랑스로 온다면 우리 역시 그를 일본으로 돌려보내지 않을 것”이라며 “곤 전 회장은 지인들의 접견도 제한되는 등 가택연금 조건이 열악했다”고 지적했다. 
곤 전 회장의 법률 대리인인 프랑수아 짐 레이디 변호사도 일본의 사법제도에 대해 “프랑스에선 테러리스트들조차도 조사 시 변호사를 배석할 수 있지만 일본에선 불가능한 일이다”며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적합하지 않은 제도”라고 비판했다.

레바논 베이루트서 기자회견… “나를 제거하려고 닛산과 日 당국 공모”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은 8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횡령과 비리로 자신을 기소한 것은 근거가 없다며 닛산과 르노의 싸움 과정에서 닛산과 일본 정부의 공모로 자신이 희생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에서 닛산에 대한 르노의 영향력을 제거하는 유일한 방법은 나를 제거하는 것이었다”며 자신을 제거하려는 음모에 일본 당국이 개입돼 있다고 주장했다.
부도직전의 닛산을 르노-닛산으로 인수 합병해 세계 제2위의 자동차 회사로 변신시켰던 그는 그동안 르노와 닛산, 미쓰비시의 3사 얼라이언스가 경영통합과 합병을 추진하는 것에 반대하는 내부세력의 모략에 당했다면서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일본 탈출과 관련해 “절망감이 크지만, 나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다른 선택을 할 수 없었다”며 고 심경을 토로했다. 양복과 넥타이를 착용한 곤 전 회장은 차분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혔고 기자회견장에서는 중간중간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카를로스 곤의 탈출에 대해 동정론과 함께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국제사회의 여론은 일본 정부를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대응 방안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도쿄 지검 특수부는 곤의 아내 캐럴에 대해 위증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급했다. 지난해 4월 곤 전 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허위진술을 한 혐의를 적용했다.
레바논 주재 일본대사는 7일 레바논 미셸 아운 대통령을 만나 카를로스 곤 회장의 레바논 도주 사건과 관련한 협조를 요청했으나 양국간에 범조인 조약이 체결되어 있지 않아 소환될 가능성은 0%에 가깝다.

세기의 탈주극 영화화 되나?

2020년 새해벽두부터 전세계를 놀라게 한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의 ‘세기의 탈주극’은 영화로 제작될 가능성이 높다. 
그의 도피 과정은 007영화보다 스릴 넘치는 세기적 사건으로 영화 관계자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곤 전 회장이 지난해 12월 도쿄 자택에서 영화 ‘버드맨’을 만든 할리우드 제작자 존 레셔를 만나 자전적 영화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여기서 일본의 부당한 사법제도에서 그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한 투쟁과정을 묘사했다고 한다. “주제는 구원이었고, 악당은 일본 사법 제도였다”고 NYT는 전했다.


【프랑스(파리)=한위클리】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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