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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해웅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장은 지난 7월, 프랑스에 부임하기 전까지 예술의 전당에서만 30년을 일했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섭외와 진행에 이르기까지 예술의 전당 모든 프로젝트에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다. 
경험만 풍부한 것이 아니라 탁월한 기획력을 인정 받았으며, 또한 예술기관이나 단체의 운영에 효율성을 기하는 예술 경영의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오는 11월 20일 새롭게 개관하는 파리 코리아센터의 수장을 맡은 그의 역할에 기대감이 높다.
한국문화원과 함께 관광공사와 콘텐츠진흥원이 공동으로 입주하여 코리아센터라는 별칭 아래  펼치는 활동 영역이 한층 더 넓어지기 때문이다.
세계문화의 중심인 프랑스 파리에서 한국문화와 한류산업, 관광까지 아우르는 코리아센터가 명실공히 한국문화 확산의 전초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창 마무리 단장과 행사 준비에 여념이 없는 코리아센터를 둘러보고, 그의 빈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 재불교민사회에 대한 인사와 간단한 본인 소개를...

안녕하십니까?
지난 7월 17일 주프랑스 대한민국대사관 공사참사관 겸 한국문화원장으로 부임한 전해웅입니다. 저는 한국에서는 프랑스 문학을, 프랑스에서는 문화정책(politique culturelle)을 공부했습니다.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30여년 근무하였고 여러 대학교에서 문화정책과 예술경영을 강의하기도 했습니다. 항상 문화예술의 현장에 있었고, 어떻게 하면 문화예술을 통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살아왔습니다.  
이번에 프랑스에 한국의 문화를 널리, 그리고 깊게 전하는 임무를 맡게 되었습니다. 대사관과 문화원만의 힘으론 할 수 없고 교민 여러분들과 함께 뛰어야만 제대로 해낼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교민 여러분들의 의견을 귀담아 잘 듣고 문화원의 운영 정책에 최대한 반영하려 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 문화원장으로서 부임하실 때의 생각과 포부가 많으실텐데, 어떤 비전이나 계획을 갖고 계신지...

전세계적으로 한류의 바람이 힘차게 불고 있고 프랑스에서도 우리 문화의 위상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진 것을 피부로 느낍니다. 그리고 자부심과 함께 이러한 중요한 시기에 책임을 맡았으니 제대로 해내야겠다는 생각으로 어깨가 무거워집니다. 
저는 제가 해야 할 일을 ‘문화를 통해 프랑스인들이 한국을 사랑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정의합니다. 그리고 비전이랄까 중장기 목표라면 ‘5년 이내에 프랑스에서 한국의 호감도를 일본 이상으로 높이는 것’입니다. 
우선 다양하고 우수한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 여는 한국문화원(코리아 센터)을 재미있고 매력적인 공간으로 만들어 방문객 수를 크게 늘릴 계획입니다. 코리아센터가 프랑스에서의 우리 문화 확산의 거점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둘째로 저는 공공외교에는 민간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프랑스 교민들과 한국계 프랑스인 등 한인사회와의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여 저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함께 할 방법을 찾겠습니다. 한인사회의 구성원 분들이 민간 외교관으로서 우리 문화의 확산에 기여하고 이를 통해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도록 하고 싶습니다. 
셋째로는 한류가 한류 팬들 스스로에 의해 더욱 확산되는 이른바 ‘자생적 생태계’가 조성되도록 환경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한국문화와 관련된 우수 콘텐츠나 한류 팬들의 커뮤니티를 장려하고 지원하는 활동 등을 계획 중입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프랑스가 우리 문화를 유럽 전역으로 확산시키는 중심지가 되어야 하고 그래서 프랑스의 한국문화원이 그 허브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 프랑스 뿐 아니라 유럽 내 다른 문화원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 연계된 활동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 문화 종주국인 프랑스에서 현재 한국문화의 위상과 향후 발전 가능성은?

예전만 못하다고는 하지만 프랑스는 여전히 세계 문화의 중심지이고 세계 문화계에 큰 영향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만큼 프랑스에서 우리 문화를 알리고 확산시키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000년대 초반 영화를 중심으로 시작된 프랑스 내 한류는 이후 만화와 드라마, K팝을 중심으로 한류 콘텐츠가 점차 확산되면서 일본 대중문화 팬들이 한국 드라마와 K팝으로 대거 이동해 왔습니다. 한류가 다양하게 확대되면서 한식과 K뷰티에 대한 관심도 크게 늘었습니다. 
한불수교 130주년을 맞아 기획된 2015~2016년 한불상호교류의 해 기간 동안 총 245개의 행사가 개최되면서 한국 아티스트들이 프랑스의 문화예술계에 대대적으로 소개된 것도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에 크게 기여했다고 봅니다.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에서는 매년 글로벌 한류 실태조사를 해오고 있는데, 프랑스인들에게 한국에 대해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를 물었을 때 2015년까지는 늘 ‘한국 전쟁’, ‘북한(또는 분단)’이 1위였던 데 반해 2016년부터 K팝이 1위를 차지하고 IT 산업, 한식 등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 인기 있는 한국의 제품/서비스에 대한 질문에는 K팝, IT 제품, 한국식당, 태권도 등이 꼽히고 있습니다. 고무적인 변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프랑스는 전통적으로 외래 문화에 대해 무척 개방적이고 아시아 문화에 대한 관심도 큽니다. 그동안은 주로 일본과 중국의 문화에 관심이 집중되었었지만 이제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리 문화의 힘과 우수성을 감안하면 향후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열렸던 BTS의 파리 공연에서 우리는 그 가능성을 이미 보았습니다. 
다만 아직은 일부 장르에 치우쳐 소개되고 있고 애호 그룹도 일부 연령층에 몰려 있다는 것은 아쉬운 점입니다. 앞으로 다양한 취향과 연령층에 호소할 수 있는 문화요소들을 개발하고 소개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 최근 한류와 한식 등 전 세계적으로 한국문화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한국문화가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저는 크게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로 어떤 관계나 마찬가지지만 특히 문화에 있어서는 호혜 관계여야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국 문화의 일방적인 확산만을 추구한다면 곧 반발과 역효과를 불러올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문화의 확산을 위해서는 그에 못지않게 상대 국가의 문화를 포용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병행하여야 한다고 봅니다. 한국문화원에서도 한국 문화의 프랑스 전파 뿐 아니라 프랑스 문화예술을 이해하고 한국에 소개되도록 돕는 역할도 함께 하려 합니다.
둘째로는 우리 문화의 확산이 세계를 더 좋은 곳으로 바뀌도록 하는 데 기여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여한 만큼 인정받는다는 것은 어디에서나 통용되는 법칙이니까요. 한식은 맛도 맛이지만 현대인들의 건강에 좋고 재료도 친환경적이라는 점에서 미래가 밝습니다. 퇴폐적인 내용이 많은 팝 음악들 사이에서 삶에 대한 밝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BTS(방탄소년단)가 단순한 인기를 넘어 존경을 받는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 문화는 평화 지향적이고 오랜 전통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오늘날의 세계에 기여할 것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문화의 그러한 장점들을 잘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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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20일, 문화원이 코리아센터로 확장, 이전하게 되는데, 현재까지 진행상황은?

1980년 개원한 현재의 한국문화원은 아파트 건물 2개 층을 사용해 왔습니다. 비좁고 시설이 빈약하여 제대로 된 활동을 펼치기 힘들었고 높아진 우리의 위상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늘 들어왔습니다. 
지난 2014년부터 시작된 이전 계획이 드디어 결실을 맺어 이번 11월 20일에 새 문화원이 개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Rue la Boetie 20번지에 있는 지상 7층, 지하 1층의 단독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사용하게 되는 새 문화원은 11월 20일 개원식에 이어 21일부터 본격 운영하게 됩니다. 한국관광공사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공동으로 입주하여 ‘코리아센터’라는 별칭 아래 함께 활동하게 됩니다. 
현재 건물의 본공사는 모두 끝나고 한창 전시를 위한 준비와 마무리 손질 중입니다. 
프랑스의 기존 한국문화원은 세계 각국에 있는 전체 32개의 한국문화원 중 31번째의 규모였습니다. 이제 이전 후에는 규모가 5배로 늘어 32개 문화원 중 4번째의 규모가 됩니다. 
그동안 문화원의 이전을 위해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신 교민 여러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하철 Miromesnil 역에서 걸어서 1분이면 올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홍보와 이용을 부탁드립니다.

◆ 코리아센터는 앞으로 어떻게 활용하게 되는지?

코리아센터에는 118석 규모의 공연장, 2개 층의 전시장, 2개 층의 도서관, 4개의 강의실, 한류 체험관, 한식체험관 등이 갖춰져 있고, 한국관광공사,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함께 입주하여 문화원과 함께 활동을 펼치게 됩니다. 
이렇게 해외에서도 여러 기관이 함께 하는 곳을 코리아센터로 지칭하지만, 프랑스에서는 특성상 한국문화원을 공식 명칭으로 하고 코리아센터라는 이름도 병행해서 사용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코리아센터에서는 관광 및 대중 콘텐츠를 포함하여 본격적인 공연과 전시, 영화와 드라마 상영, 각종 컨퍼런스와 경연대회, 한식 시식회, 한국어와 한국문화 아틀리에 수업 등의 활동을 통해 우리 문화의 다양성과 우수성을 더욱 적극적으로 그리고 입체적으로 프랑스 국민들에게 소개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코리아센터를 근거지로 하여 외부에서의 활동도 더욱 확대할 예정입니다.
저는 문화원의 역할이 문화 예술만 담당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식, 스포츠, 웹툰, IT, 한류산업, 관광 등 우리의 삶과 관련된, 한국이 강점인 모든 부분을 포괄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코리아센터 개관을 계기로 문화원과 관광공사, 컨텐츠진흥원이 함께하는 것은 저희가 담는 프로그램의 스펙트럼이 훨씬 넓어졌다고 보시면 됩니다.

◆ 끝으로 프랑스에서 한국문화의 발전을 위해서 교민사회에 당부의 한 말씀

  프랑스에서 우리 문화의 위상이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높아지는 데에는 교민들과 한국계 프랑스인 여러분들로 이루어진 한인사회의 역할이 무척 컸다고 생각하며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한국 문화의 위상과 대한민국의 국격을 더욱 높이기 위한 활동에는 한인사회와 교민 여러분들의 힘이 계속 필요합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프랑스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민간 외교관입니다. 문화를 통해 프랑스인들이 한국을 사랑하게 하는 활동에 여러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프랑스(파리)=한위클리】 이석수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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