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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권지안 작가  ‘2019 라 뉘 블랑쉬’에서 K-아트 선보인다



솔비라는 이름의 유명 K-Pop 뮤지션에서 현대미술 작가로 변신한 권지안이 10월 5일 개최되는 ‘2019 라 뉘 블랑쉬 파리(La nuit blanche)에서 화려한 퍼포먼스 페인팅과 미디어아트를 선보인다.
가수, 배우, 화가 등 다양한 예술 분야를 넘나들며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그녀는 자신의 정체성을 살린 음악을 시각예술로 변환시키는 ‘음악을 그린다’는 개념의 독창적인 작업을 선보이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을 넘어 K-아티스트로서 세계에 도전장을 내민 권지안 작가를 만나본다.


가수 솔비에서 화가 권지안으로 변신하셨는데, 특별한 동기는? 

2006년부터 가수로 데뷔해(타이푼 메인보컬) 바쁘게 활동을 해오던 중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었는데, 심리치료를 진행하던 선생님이 미술을 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며 권유해주셨어요. 
그렇게 2010년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시작하게 되었고 덕분에 내면에 쌓인 것들을 그림을 통해 표출하게 되었어요. 
사실, 전 어렸을 때부터 가수의 꿈을 꾸고 연습에 몰두하며 청소년기를 보냈어요. 너무 어릴 때 데뷔한데다, 굉장히 빨리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돼 제 삶이 갑자기 바뀌어 버렸어요. 그 뒤로 3, 4년간 얼마나 많은 관심을 받고 이슈가 되었는지 실감 못할 정도로 바쁘게 일만 했어요. 혹독한 신인 시절이 있었다면 실패라는 것도 경험해보며 배우는게 있었을텐데 그런 과정없이 정상에 오르다보니 어느 순간 저를 되돌아보게 되었는데, 나 ‘권지안’은 없고 가수 ‘솔비’만 남아 있는 모습에 정체성의 혼란이 찾아 왔어요. 대중들은 실제의 내가 아닌 다른 모습으로만 나를 바라보고 얘기하셔서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의 시선이 무서워지고 대인기피증도 찾아와 사람을 피하고 숨게 된거죠. 
얘기 할 곳도, 기댈 곳도 없었던 저에게 미술 선생님과 대화하는 시간이 정말 좋았어요. 저를 어린 아이처럼 편하게 대해주셨고, 심리치료로 인해 마음을 열게끔 도와주셨어요. 
비로소 나, 권지안의 실제 모습을 찾게된거죠.

결과적으로 가수에서 화가로 영역을 넓히셨는데, 어려웠 점 혹은 좋았던 점은 무엇인지?

가수로 활동했을 때에는 회사에서 만들어 놓은 캐릭터가 있었고, 기획 된 상품처럼 활동을 해야 했기에 스스로를 즐길 틈이 없었어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저답게 살지 못해서 그리 행복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짜여진 틀에 의해서 움직이는 것으로 많은 돈을 벌고 인기를 얻을 수는 있겠지만 그 삶이 그렇게 보람되었다고는 생각 안해요. 
가수에서 화가로 활동을 넓혀 가면서 달라진 것은 굉장히 많았어요. 대중들과 만날 기회는 많이 줄었지만, 확실히 예전보다 더 많은 것을 깊고 진중하게 고민하게 됐어요. 예전에 생각하던 과감함과 현재 느끼는 과감이란 단어의 정의가 180도 달라지기도 했어요. 
미술을 시작한 뒤로 오히려 음악을 대하는 태도에도 깊이가 생겼죠. 시야도 넓어지고 관점도 다양해졌어요. 사회를 바라볼 때 어떤 배려심도 생긴 것 같아요. 
물론 예전보단 훨씬 소박해졌죠. 솔직히 화려한 삶이 경제적으로는 더 좋을 수 있겠죠. 그래서 가끔 그때 그 시절처럼 사는 것이 더 행복할까? 스스로 질문할 때도 있어요. 하지만 계속 도전하며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보는 지금의 삶이 재미있고 미래에 대한 기대감도 훨씬 더 크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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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퍼포먼스, 핑거페인팅 전위예술 등을 통해 다양한 추상 미술을 하시는데, 작품을 통해 궁극적으로 말하려고 하는 것은 무엇인지?

사실 추상 미술이란게 딱 봤을 때 한 번에 이해하기가 어렵잖아요? 그래서 저는 제가 하고 있는 대중예술과 순수예술을 접목해서 저만의 방식으로 대중에게 전달하고 표현 할 수 있도록 생각 해봤어요. 제가 하고 싶은 언어를 음악에 담고, 그 음악을 통해서 안무를 만들고, 캔버스라는 무대 위에서 춤을 추면서 그림을 그려나가는 방식이에요. 
퍼포먼스가 끝나면 그 캔버스가 전시되는데 작품만을 봤을 경우에는 추상화가 될 수 있겠지만, 그림이 어떻게 그려지는지 그 자리에서 과정을 직접 보여 주고,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음악으로 들려주면서 비교적 대중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붓같은 2차 적인 도구를 쓰는 것이 아닌, 제 퍼포먼스 즉 에너지를 담아서 풀어나가는 과정을 통해 대중예술과 순수예술의 경계를 저만의 표현법으로 허물고 싶은 것입니다.

작품에 대한 철학이나 영감은 어디에서 얻으시는지?

책을 읽고 작가들을 통해 많은 영감을 얻는 편인데, 저는 특이하게도 위인전을 많이 봅니다. 그 시대의 가장 용기 있는 위인들한테 영감을 받아요. 이순신 장군이나, 독립운동가들의 활동을 보면서 말이죠. 한편으론 어린아이들의 순수한 마음과 동심 또한 저에게 많은 의미가 있어요. 
예술가 중에서는 이브 클라인(Yves Klein)을 굉장히 좋아해요. 본인이 만든 색으로 (International Klein Blue) 정체성을 남기고, 다양한 방식으로의 접목이 굉장히 흥미로운 것 같아요. 모델들을 파란색 물감에 묻혀 캔버스 위에서 행위 예술을 보여주죠. 그걸 보고 저는 누군가를 재료로 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직접 재료가 되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갖게 됐어요.

어렸을 때부터 미술을 좋아하거나 소질이 있으셨는지?

제가 우연히 초등학생 때 생활 기록부를 보게 되었는데 미술 과목에 ‘그림을 끝까지 완성하지 못함’이라고 적혀있더라고요.(웃음) 선생님이 왜 굳이 이걸 적으셨을까 생각해봤는데, 제가 실제로 모든 것의 미완성을 좋아하긴 해요. 어렸을 때 그것을 의도해서 한 것은 분명히 아니었겠지만 완성과 완벽함이라는 것에 기준을 두지 않아요. 오히려 2%의 부족함을 남겨놓는 것에 희열을 느끼죠. 

가장 좋아하는 예술가는 누구인가? 이유는?

앞서도 얘기했지만, 제게 직접적인 충격을 줬던 예술가는 이브 클라인이에요. ‘이렇게 해도 작품이 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심어주었죠. 또 잭슨 폴록(Jackson Pollock)의 표현방식도 굉장히 좋아해요. 모델들을 써서 흔적과 기록을 남겨 작품으로 만드는 방식은 제가 무대에서 퍼포먼스를 하는 것과 연관이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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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을 시작하기 전과 후의 권지안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우선, 시간이 너무 빨리 가요. 예전에는 하루하루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심했어요. 때문에 시간이 굉장히 느리게 가고 때론 멈춰져 있는 느낌이었죠. 제가 미술을 시작한지 9년차가 되어 가는데, 그 시간이 정말 짧게 느껴져요. 미술을 시작한 뒤로 부터는 제가 뭘 했는지 잘 모를 정도로 시간이 빨리 간다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마음이 참 든든해졌다는 점이에요. 힘들 때 버팀목이 되어 줄 좋은 친구를 만난 것 같은 느낌? 무언가 해소 할 수 있다는 도구가 생겼다는 생각도 들고, 제 내면이 더욱 강해진 것 같습니다. 
음악 생활이 힘들어서 미술을 시작했는데, 미술 작업을 통해 오히려 음악에 대한 애정도 더 느꼈고 자신감도 생겼어요. 무대에 섰을 때, 그냥 틀에 의해 만들어진 곡을 막연하게 부르는 가수가 아니라 제 작품을 제가 만들고 스스로 즐기고, 관객들까지 즐기게 할 수 있다는, 진정한 소통의 풍요로운 감정을 점점 느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엔 저보다 관객에게 더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지금은 제가 무대에서 즐기고 그 에너지를 관객들에게 전달하며 어떻게 하면 함께 즐길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이 크게 달라진 점입니다.

유럽, 특히 파리를 오가며 작품 활동을 시도하는 걸로 아는데 이유는?

다른 나라들도 몇 군데 다녀봤는데 그 중에서 파리가 가장 매력적으로 이끌렸어요. 자유로운 분위기 때문에 더 그렇게 와 닿았던 것 같아요.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시선 때문에 기회가 더 많이 주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제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들도 프랑스 출신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파리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어졌죠.
너무 추상적인 이야기지만, 저는 파리의 바람이 좋아요.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바람을 같이 타고 무언가를 하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어요. 
서울보다는 파리의 건물들이 낮다보니까 하늘을 더 잘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것도 정말 좋은 것 같아요. 
한국에서는 대체적으로 다른 삶에 대해서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모습보다는 특이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많잖아요. 뭐든지 일반화 시키려고 하고, 조금만 다른 길을 걸으면 이상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없지 않죠. 반면 프랑스는 다양성을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존중해주는 부분이 저에게 많이 다가왔어요.

파리 백야축제, 라 뉘 브랑슈에 참가하게 된 계기는? 어떤 작품을 선보이게 되나?

제가 하는 작업 방식이 퍼포먼스적인 것들이다 보니, 파리에 이런 페스티벌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포트폴리오를 준비해 ‘라 뉘 블랑쉬’ 주최측에 보냈고, 다행히 심사 결과가 좋아서 제 작품들을 전시하고 보여줄 수 있게 됐죠. 
이번 라뉘 블랑쉬에서 선보이게 될 작품 ‘바이올렛’은 사랑이라는 ‘아름다움’ 이면에 숨겨진 비밀에 대한 내용으로 한국의 유명 안무가 ‘마담빅’과 그의 안무팀인 ‘프리마빅’이 함께 무대에 오르며 퍼포먼스 페인팅을 펼치게 됩니다. 또한 재불 박수환 작가와 함께 공동무대 연출과 미디어아트 작품을 선보이며 종합적인 K-Art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파리에서의 활동 계획과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지?

제가 오르세 미술관에 가서 작품도 좋았지만, 너무나 멋스러운 액자들을 보며 새로운 꿈이 생겼어요.(웃음) 저런 액자에 제 그림을 꼭 씌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림의 완성은 결국 멋진 액자였다고... (웃음). 클래식한 엔틱 액자와 제 모던한 작품의 대조가 너무 멋있을 것 같아서 꼭 그런 액자들을 제 작품에 씌울 수 있는 날이 다가왔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가능한 매 년 ‘라 뉘 블랑쉬’에 참가하려고 하고, 파리에서도 열심히 작품 활동을 하고 싶어요. K-아트 아티스트로서 전시 하며 공연도 많이 하고 싶어요. 작은 클럽 같은 곳에서 소규모 공연도 하면서 파리지앙들의 감성을 느끼고 그들과 부단히 소통해 나가려고 합니다.

끝으로 파리에서 활동하는 예술가, 혹은 한인들에게 한 말씀, 혹은 예술가로서의 다짐이 있다면...

가끔씩 프랑스에서 미술 공부하는 젊은 친구들이 저에게 SNS로 메시지를 보내 줄 때가 있어요. 그런 친구들과 소통하면서 많이 깨닫기도 하구요. 그래서 저는 이 친구들과 프랑스에서 받는 외로움, 스트레스를 해소해줄 수 있는 음악도 같이 나누며 교감할 수 있는 기회들을 만들고 싶어요. 
아티스트로서의 꿈을 향해 세계로 나온 개인적인 욕구도 있지만, 많은 분들에게 희망을 드리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또한 제가 파리에서 활동이 많아지면, 파리 교민들과도 소통 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고 싶어요. 제가 필요한 곳이 있다면 어디든 찾아가겠습니다. 
10월 5일 시테 한국관에서 펼치는 ‘라 뉘 블랑쉬’ 축제에 오셔서 힘껏 응원해 주세요.


‘2019 La Nuit Blanche Paris’
- 일시 : 2019년 10월 5일 19시, 21시
- 장소 : 파리 국제대학촌 한국관 
- 주소 : 9G Boulevard Jourdan 75014 Paris
- 작가 : 권지안(솔비)
- 내용 : 퍼포먼스 및 비디오아트 상영 (입장료: 무료)



【프랑스(파리)=한위클리】 이루빈 기자
leeloubin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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