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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이 탁 트인 높은 곳에서 멀리 풍광이 내려다보이는 럭셔리 공간 ‘루프탑(Rooftop)’이 유행 물결을 타고 프랑스에서도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영어그대로 ‘루프탑’으로 부르는 지붕-테라스의 칵테일 바, 레스토랑이 여름철의 새로운 명소로 등장하는 추세이다.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도시나 전원 혹은 바다 풍경이 시원스럽게 내려다보이는 각 명소의 럭셔리 호텔들은 지붕을 멋진 루프탑으로 단장하여 개장하고 있다. 더 높은 곳, 더 럭셔리하고 쾌적한 공간을 추구하는 고객들의 욕망을 충족시켜주기 위해서다. 
사실상 그 누구든 높은 곳에서 발치 아래 펼쳐진 풍경을 감상하며 칵테일 한 잔을 음미하자면, 세상을 지배하는 듯한 쾌감에 빠져들기 마련이다. 루프탑이 새로운 트렌드로 부각되는 현상은, 먼 산이나 하늘에 떠있는 구름으로 시선을 던질 여유도 없이 좁은 공간에서 가까운 거리만을 응시하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일상과도 무관하지 않다.

 
▶ 파리 도심 속의 오아시스

최근 몇 년 사이 파리의 럭셔리 호텔과 백화점들은 앞을 다투어 지붕-테라스를 꽃, 허브, 나무로 장식한 루프탑으로 단장하고 있다. 파리 럭셔리 루프탑들의 프라이드는 단연 360도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스카이라인이다. 주문한 칵테일로 입을 축이기도 전에 멀리 에펠탑이 보이는 풍경에 먼저 취할 수밖에 없다. 

고풍스런 건축물을 자랑하는 파리 오스만거리의 프랭땅 백화점도 그 대표적인 실례로 꼽는다. 작년 7월에 남성용품 코너 전용건물 9층 지붕에 ‘페뤼쉬(Perruche)’를 새롭게 개장하면서 파리 장안의 화제를 모았는데, 오늘날 파리도심 속 오아시스라는 평판을 얻고 있다. 
‘페뤼쉬’ 루프탑은 500m2 면적의 아담한 운동장 크기로, 유리 보호막이 쳐진 실내와 야외로 구분되고, 식도락을 즐길 만한 고급스런 메뉴들을 제공하면서 대부분의 공간을 식사 손님을 위한 테이블로 할애하고 있다. 레스토랑과는 별도로 칵테일 바가 따로 마련되었지만 공간이 협소하여 손님이 많을 경우 혼잡함을 겪을 수도 있다. 
매일 오전 9시 30분부터 새벽 2시까지 오픈하며, 특히 야외 테라스에서 저녁식사를 원할 경우 예약은 필수이다. ‘페뤼쉬’는 파리에서 저녁노을을 감상하기에 가장 아름다운 장소로 평판이 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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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유명 호텔들의 럭셔리 루프탑들마다 제각기 독특한 분위기와 스카이라인을 제공하며, 라이브콘서트, 야외시네마 등 다양한 시설과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다(RooftopParis.com 참조). 문제는 파리의 고풍스런 옛 건축물들의 지붕을 루프탑으로 개조하는데 큰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는 점이다. 사고나 화재 발생 시 손님들의 긴급 대피 등 안전검사에서 걸림돌이 되기 마련이다. 
또한 우천 등 일기예보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다. ‘페뤼쉬’의 경우 겨울철에는 따뜻한 실내에서 식사를 하며 유리창을 통해 화려한 파리 야경을 감상할 수 있지만, 당연하게도 야외테라스는 기후가 좋을 때만 오픈한다. 이미 훨씬 오래전부터 퐁피두센터의 경우도 날씨가 좋을 때는 옥상테라스의 야외 카페를 오픈해왔다. 럭셔리 루프탑들 대부분은 기후 조건에 따라 여름을 전후로 최대한 6개월 정도 개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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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 최대 규모의 루프탑, ‘공중정원’ 

파리 15구 포르트 드 베르사유 박람회 전시관의 8층 주차전용 건물 옥상에 마련된 루프탑 ‘공중정원(Le Jardin Suspendu)’은 6월 13일부터 9월 8일까지 오픈한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새롭게 개장되는 루프탑이다. 면적은 평방 3,500m2. 프랑스에서 최대 규모의 루프탑으로 꼽힌다. 
‘공중정원’으로 통하는 입구의 주소는 도라두르 쉬르 글란 거리 40번지(Rue d’Oradour sur Glane)의 맞은편이다. 이 주소는 파리 15구가 아닌 이씨레물리노 시에 속한다. 트램웨이 T2가 통과하는 이 거리를 사이에 두고 파리 15구와 이씨레물리노가 경계를 이루고 있다. 루프탑 ‘공중정원’이 위치한 건물은 주소가 없으며, 길 건너편 이씨레물리노의 주소를 이용하기 때문에 착오가 빚어질 수도 있다.
‘공중정원’ 인근에는 파리외곽지대의 경계선이나 다름없는 고가 순환도로도 지난다. 따라서 주변 환경이 파리도심 명문거리에 위치한 럭셔리 루프탑들과는 크게 대조를 이룬다. 그럼에도 친구들끼리 혹은 가족끼리 가벼운 마음으로 날씨 좋은 여름밤을 즐기는 데는 다른 럭셔리 루프탑과 비교할 수 없는 독특한 매력과 분위기를 제공한다. 
지상 27m의 옥상 지붕은 파리남쪽의 정경을 한눈에 커버한다. 멀리는 에펠탑이, 가까이는 프랑스 국방부 DGA의 푸른색 둥근기둥 타워가 눈길을 끈다. 햇볕, 공기, 바람, 자유와 해방감을 있는 그대로 들어 마실 수 있는 탁 트인 공간이다. 

사실상 일부 초호화급 루프탑들은 극히 제한된 숫자의 고객들에만 허용하고 있어, 누구나 원할 때 언제든지 지붕으로 향하는 승강기에 탑승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바로 여기에서 루프탑 ‘공중정원’은 일반서민층, 젊은이들에게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2018년에는 6월 14일과 9월 2일에 걸쳐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모든 일반인들에게 예약 없이 무료로 오픈했다. 이 기간 중 총 16만명이 방문했다는 기록이다. 올해는 작년보다 오픈시간을 더 연장하여 수요일과 목요일(16시~자정), 금(16시~새벽 2시), 토(14시~새벽 2시), 일요일(12시~22시)까지 예약 없이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월요일과 화요일은 그룹 파티연회장으로 대여한다.
루프탑 ‘공중정원’의 최대 동시수용인원은 1천 명. 러시아워 때는 지붕으로 오르는 승강기 앞에서 참을성 있게 탑승 차례를 기다려야 한다.
무료입장이라고 하지만, 음료수 반입은 일체 금지한다. 소지한 음료수들은 루프탑 입구에서 차압당한다. 또한 현찰을 거래하지 않으니 음료비나 식사비로 크레디카드를 챙기는 것도 잊지 말아야한다. 

루프탑 ‘공중정원’은 레몬, 올리브, 단풍나무들을 비롯하여 꽃밭과 야채밭으로 녹색 공간이 조성되며, 카페 3곳을 포함하여 조깅운동장, 대형스크린을 갖춘 야외극장도 마련된다. 작년에 처음 개장할 때 6월 14일부터 7월 15일까지 개최된 2018년 월드컵경기의 중계를 대형 스크린으로 제공하여 열띤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했다. 
인기 디스크자키들이 출연한 음악플레이로 분위기를 한층 돋구며, 일렉트로닉 아티스트들의 라이브코너, 요가 등 다양한 이벤트들이 마련되어 있다.

☞ 대중교통편은 매트로 12번선 포르트 드 베르사이유(Porte de Versailles) 역 하차. 
☞ 루프탑 ‘공중정원’의 이벤트행사 프로그램과 기타 자세한 사항은 www.lejardinsuspendu.paris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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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파리)=한위클리】 이병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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