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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과 함께 즐기는 흥겨운 파티(Fête des voisins)가 오는 5월 24일 금요일 저녁 7시부터 프랑스 곳곳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길거리, 정원, 뜰, 강당 등 주민들이 모일 수 있는 장소면 어디든 상관없이 이웃끼리 식탁을 차려놓고 음식을 나눠먹으며 이웃사촌임을 확인하는 날이다.
이날 이웃과 함께 나눌 음료수나 음식을 들고 누구든 문밖으로 나서기만하면 된다. 거주지에 따라 이웃으로부터 직접 구두로 초대를 받거나 우편함에서 초대장을 발견할 수도 있다. 혹은 아파트입구나 동네 빵집에 붙은 홍보벽보를 통해 만남의 장소와 일정을 알아낼 수 있다.


▶ 고립감을 이웃사촌과 함께 극복하기

‘이웃의 날’ 행사파티는 정확히 20년 전 파리 17구에서 출발했다. 17구에 거주하던 한 독거노인이 홀로 쓸쓸하게 사망했고, 옆집에 시신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같은 아파트 이웃들이 무려 4개월을 보냈다는 것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당시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안겨줬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파리 17구는 1999년 6월 1일 ‘이웃의 날’을 정하고 주민들이 식탁을 중심으로 만남의 장을 갖도록 캠페인을 펼쳤다. 

‘이웃의 날’ 행사는 2000년부터 개인주의, 이기주의 탈피라는 슬로건으로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각 도시, 마을, 주택가, 아파트단지에서 이웃끼리 나눔의 장이 마련되고 있다. 현대인에게 페스트나 콜레라만큼 무서운 질병이 있다면 바로 사회적 고립감, 고독감이라고 한다. ‘이웃의 날’ 행사의 취지는 이웃사촌들과 인간적 유대관계를 돈독히 하면서 개인의 소외감과 고립감을 극복한다는데 있다.

2008년부터 이웃사촌협회가 창설되어 ‘이웃의 날’을 위한 프로그램을 총괄하고 있다. 아파트단지 뜰이나 광장, 주택가 어디든 파티를 주관하는 단체나 개인에게 티셔츠, 풍선, 초대장과 벽보 등 각종 홍보물들을 지원한다. 

협회 측에 의하면, 20년 전 1차 이웃끼리 단합파티에는 파리 17구 800개 아파트건물에서 1만여 주민들이 참여했다. 이후 점차적으로 파티참가자들이 늘어나 ​2018년에는 전국 1,250개 크고 작은 도시에서 9백만 명이 참석했다. 2017년과 비교하여 5% 증가한 숫자이다.

이처럼 20년 전 파리 17구에서 출발한 ‘이웃의 날’ 행사는 다른 유럽국가에도 확산되기 시작했으며, 2009년부터 EU의회도 행사를 공식후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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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까우면서도 먼 이웃

2018년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프랑스인 84%가 ‘이웃의 날’을 알고 있으며, 파티행사에 21%만이 참석하겠다고 의향을 밝혔다. ‘이웃의 날’ 행사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한 응답자들 중 58%는 좋은 이웃관계를 위한 방법은 바로 ‘잦은 접촉을 피하는 것’이라고 꼽았다. 이웃은 거리는 가까우면서도 심리적으로는 먼, 현대사회속의 한 인간관계임을 엿보는 사례이다. 

프랑스인 70% 가량은 적어도 한번은 이웃과 마찰을 겪은 경험을 지닌다. 불화의 첫 주범은 소음이다. 공사로 인한 소음, 파티나 모임으로 인한 왁자지껄한 소음, 음악소리 등등 이웃집에서 흘러나오는 소음공해가 가장 큰 불화의 주범으로 꼽는다. 

이외에도 주차문제, 애완동물로 인한 마찰, 단독주택의 경우 울타리경계 문제 등등 자질구레한 불화들은 사방에 깔려있는 편이다. 입주세대가 적은 소규모 아파트건물에서는 흔히 관리비문제로도 주민들 간에 갈등이 빚어진다. 가령 지붕이나 옆집의 베란다난간 등 건물보수공사에서 자신의 아파트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이유로 공사비의 공동부담을 거부하는 속 좁은 주민도 있기 마련이고, 이럴 때면 이웃끼리 불화가 빚어질 수밖에 없다. 

‘이웃의 날’에 참석하겠다고 대답한 층의 85%는 바로 이러한 이웃끼리의 자질구레한 분쟁들을 와인 한잔 나누면서 대화로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지닌다고 한다. 

전반적으로 프랑스인 88%는 이웃을 알고 지낸다. 그러나 이웃과의 관계라는 것은 거주지가 주택이냐, 아파트이냐, 집주인이냐, 세입자이냐에 따라 복잡한 양상을 지니지 않을 수 없다. 대도시주민이냐 혹은 시골주민이냐에 따라서도 이웃관계는 다양한 변수로 작용한다. 

가령 파리근교지역 주민들이 다른 지방주민들에 비하여 이웃과 더 화끈한 관계를 맺으면서도, 동시에 이웃이 싫어 다른 곳으로 이사하겠다는 충동율도 높은 편이라는 여론조사자료가 있다. 이웃과 연애관계를 맺은 경험에서도 파리근교 거주자들이 21%로 다른 지방보다 수치가 높은 편이다. 한편 이웃과 결혼하거나 커플관계로까지 이어진 케이스도 5%에 이른다. 
 
▶ 이웃끼리의 다양한 단합파티들

‘이웃의 날’ 뿐만 아니라 크리스마스와 같은 명절에도 독거노인, 장애인독신자들이 이웃을 통해 훈훈한 정을 나눌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다고 이웃사촌협회 측이 밝혔다. 사실 프랑스사회에서는 각 지방자치단체나 많은 시민단체들이 주관하는 각양각색의 연례행사들을 통해 주민들이 식탁을 둘러싸고 친교를 나누는 기회는 잦은 편이다. 

파리 15구와 경계를 이루는 근교도시 이씨레물리노 시의 경우, 몇 년 전 주택가 한 블록에 해당되는 주민들이 모여 ‘쿠스쿠스의 밤’이라는 깜짝 이벤트를 마련한 적도 있다. 굴지기업체들로 밀집된 빌딩숲의 비즈니스 거리와 동떨어진, 빌라들이 늘어선 조용한 윗동네 주택가 주민 80여명이 메인요리를 쿠스쿠스로 정하고 모인 저녁파티였다. 

참가주민들은 요리비만 공동부담하고, 시청이 식탁을 포함하여 널찍하고 근사한 홀을 제공했으며, 식당을 운영하는 주방장 주민이 스텝들을 동원하여 요리를 서빙 했다. 또한 동네클럽에서 취미 활동하는 회원들의 연극공연, 콘서트, 팬터마임 등 다양한 스펙터클들도 펼쳐졌다. 이러는 와중에 식탁에서는 얼굴 모르는 이웃끼리 서로 명함을 교환하기도 하고, 관련 주택가에 관한 화제로 담소를 나누며 아스팔트 도심에서도 이웃공동체가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한 기회였다.
 
한편 ‘이웃의 날’ 5월 24일을 맞이하여 파리에서도 이벤트마련으로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각 고장에 따라서 쇼와 스펙터클을 제공할 단원들도 공모하고 있다. 

굳이 5월 24일이 아니더라도 1주일 전후로 날짜를 변경하여 실시하는 고장도 있으며, 파티가 열리는 시간도 공식적으로 19시 이지만 이 또한 주민들의 여건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각자 이웃과 함께 나눌 음식이나 음료수를 들고 파티에 참석하는 것이 원칙이나, 지방에 따라서는 마을주민 전체가 모여 바비큐파티를 열거나 혹은 주민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단체음식을 주문하는 곳도 있다. 

올해도 ‘이웃의 날’ 파티행사에 프랑스 전국에서 9백만 명이 참석할 전망이며, 1만여 이벤트도 마련되어 있다고 이웃사촌협회 측에서 밝혔다. 
사이트 https://www.lafetedesvoisins.f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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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파리)=한위클리】이병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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