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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가버나움, Capharnaüm(2018)’은 출생 기록조차 없어 12살로 추정되는 자인이 법정에서 부모를 고소하고 싶어 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버나움’은 레바논 출신의 나딘 라바키 감독이 만든 작품으로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상영 후 15분의 기록적인 기립 박수를 받았으며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꼭 보아야만 하는 영화 “가버나움”

“가버나움”은 이스라엘의 갈릴리지방 북쪽 바닷가에 자리한 마을이다. 예수가 여러 기적을 행했던 곳으로 사람들이 회개하지 않자 예수는 멸망을 예언했고, 결국 마을은 퇴락했다. 
레바논은 이스라엘에 대한 시리아의 대리전(1975~1990년)으로, 시리아 내전의 여파로 열악해질 대로 열악해져 피폐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영화 제목이 “가버나움”이다. 

레바논 베이루트 빈민가에서 시리아 난민으로 불법 체류자가 되어 살아가는 부모를 둔 자인은 출생신고 조차 할 수 없어, 추정되는 나이는 12살이다. 
자인은 부모의 심부름으로 큰 가스통을 배달하고, 생계를 위해 동생과 거리에서 주스를 만들어 팔고, 환각제 가루 물을 팔기도 하면서 산다. 자신보다 어린 여동생을 잃게 되자 자인은 여동생을 죽음으로 몬 남자를 칼로 부상을 입히고, 자식을 태어나게만 했지 책임도, 보살핌도 없는 부모를 법정에서 고소하겠다고 한다. 
자인을 통해서 본 레바논에서의 불법체류자들의 삶은 처참하다. 
나딘 라바키 감독은 영화를 위해 창작된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 “직접 와서 눈 똑바로 뜨고 보라. 실상은 더 끔찍하다.”라고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감독은 레바논에 살면서 아이들이 겪는 고통에 대해 무심하게 생각한 것에 대한 반성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아무리 영화나 문학이 현실을 담는다고 해도 현실은 더 처참하다. 주인공 자인을 비롯해 실제 난민들을 캐스팅해 평소 모습을 그대로 보여 달라고 출연자들에게 부탁했다. 
이처럼 자인을 연기한 아이는 실제로 시리아 난민으로 자신의 이름 그대로 출연, 본인의 삶을 그대로 재현해 한결 자연스럽다. 라힐을 연기한 배우 역시 실제 아프리카 출신 불법체류자였고,  라힐의 아들로 나오는 요나스는 촬영 도중 단속에 걸린 친부모가 체포되어 영화 제작진과 약 한 달 간 함께 살았다.  
감독은 “난민이 처한 상황이 레바논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 곳곳에 있는 불법 체류자들과 위험에 빠진 아이들을 내버려두는 것 자체가 인류의 문제라는 사실”을 고발한다. 현실은 영화보다 더 참혹해 세상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내기 위해 영화를 제작했다고 한다. 
나딘 라바키감독은 영화속에서 자인의 변호사로도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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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인과 같은 마음이 세상의 기적

영화의 말미에 “아이를 돌보지 않은 부모들이 지긋지긋해요. 더 이상 아이를 못 낳게 했으면 좋겠어요. 나도 커서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존중받고 사랑받고 싶었어요. 하지만 신은 그걸 원하지 않아요. 우리를 짓밟을 뿐이죠.”이라는 자인의 대사가 있다.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세상으로부터 사랑과 존중을 받아야 한다. 아니 우리는 사랑받고 싶어하고 존중받고 싶어한다. 그러나 자인의 부모처럼 사랑 대신 고통을, 존중 대신 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러나 자인은 좋은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은 만큼, 존중받고, 사랑받고 싶은 만큼 타인에게 그렇게 한다. 부모가, 어른이 하지 못하는 일을 12살 자인은 여동생을, 아기 요나스를 지켜내려고 애쓴다. 그가 사는 세상은 짓밟는 세상이지만, 자인이 만들어가는 세상은 사람 사는 세상이다. 
이 세상을 따라가다 보면 끝내는 벅찬 가슴에 눈물을 흘리게 하고 먹먹함에 자리에서 선뜻 일어서지 못하고 인간은 존중 받으며 살아야 한다는 가치를 깨달으며 이들을 위해서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지금의 나를 돌아보게 하는 영화다.  

‘가버나움’은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좋은 영화이다. 

영화 촬영 후에 자인과 가족은 유엔난민기구의 도움을 받아 2018년 8월, 노르웨이에 정착했고, 자인은 학교에 다니고 있다. 영화 제작진들은 출연한 아이들과 가족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가버나움’ 재단을 설립했고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이 후원을 하고 있다. 
난민의 문제를 사회, 지구, 인류의 문제로 바라보게 하며 공감과 연대를 이끌어낸 ‘가버나움’은 영화가 지닌 강렬한 힘을 보여준다.


【프랑스(파리)=한위클리】 조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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