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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집권 18개월 만에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차량 사고 때 착용하는 ‘노란 조끼(gilets jaunes)’ 시위가 계속되면서 전면적 소요사태로 격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번 시위는 마크롱 정부가 대기오염 방지와 신재생 에너지 사용 촉진 명목으로 유류세를 급격히 인상한데다 내년 중 추가 인상 방침을 밝힌 것이 촉발의 도화선이 됐다. 특히 생업을 위해 차량을 운행할 수 밖에 없는 대도시 외곽이나 농촌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심해지고, 이들이 자신들의 불만을 SNS를 통해 공유하면서 삽시간에 전국적인 운동으로 확산됐다. 시위대를 구성하는 계층도 실업 청년, 농부, 소방관, 중고등학생들까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 주말 파리의 최대 번화가인 상젤리제 거리는 불탄 차량과 유리창이 파손된 상점들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파리의 상징인 개선문에 는 “노란조끼가 승리한다. 마크롱은 물러가라”는 낙서로 얼룩졌다. 프랑스 혁명 정신을 상징하는 마리안느 상은 얼굴 한 쪽이 떨어져 나갔다. 일부 극우·극좌세력들까지 합세해 시위가 폭력사태로 비화되고 있지만, 그동안 시민들이 마주한 거대한 국가폭력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여론이 노란 조끼 운동에 80%대의 높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

급기야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4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내년 1월로 예정됐던 유류세 추가 인상 및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 강화 시점을 6개월 늦춘다고 발표했다.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도 내년 5월까지 동결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어서 성난 민심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노란 조끼 측은 정부의 이번 조치가 매우 미흡하다면서 그동안 계속 올려온 유류세의 원상복구 등 47개 항을 요구하고, 오는 주말에 또다시 대규모 시위를 예고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취임 이후, 고비용 저효율의 ‘프랑스병’ 타파를 내세우며 노동법 개정, 부유세 폐지, 법인세 인하 등 각종 개혁을 밀어부쳐 왔지만 빈부격차와 상대적 박탈감만 커졌다는 불만이 팽배하다. 
이번 시위의 근본 원인도 마크롱의 ‘불통’ 이미지와 동시다발적 개혁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감이 누적된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시위가 3주 가까이 지속되면서 인명 피해 뿐 아니라 경제적 타격도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일반 상점, 호텔, 음식점 등 소비 업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그럼에도 마크롱은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취임 이후 최저인 25%까지 추락한 지지율이지만 신경 쓰지 않고 국가의 미래를 보고 가겠다며 마이웨이를 고수하고 있다. 
 마크롱이 프랑스병을 고친 결단의 개혁가가 될지, 실패한 지도자가 될지는 예측불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국민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는 개혁은 결코 성공할 수 없으며, 오만과 독선의 마크롱식 개혁 과제도 좌초될 위기에 처해있다는 사실이다.


【프랑스(파리)=한위클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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