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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를 이끄는 진짜 실세는 누구일까? 국민이 뽑은 최고 통치권자 대통령에게 국가를 맡긴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프랑스인과 권력’이라는 테마로 지난 10월 16일과 17일에 걸쳐 Ifop 여론조사 기관이 1,006명을 대상으로 인터뷰한 결과, 프랑스인들의 전반적인 관심은 금융계와 글로벌 대기업들로 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프랑스인들의 시선에 담겨진 권력의 형상에는 정치 이념보다는 경제가 더 중요하다는 의식구조가 깊게 깔려있다. 

▶ 경제가 정치를 앞선다

“프랑스를 움직이는 실세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54%가 금융시장이라고 대답했다. 이어서 글로벌 대기업, 대통령과 정부가 각각 49%로 2위를 차지했다. 그 뒤로 EU집행위원회 28%, 매스미디어 13%가 따른다. 국가권력의 실권자로 국민은 8%, 꼴지를 차지했다. 
“지나칠 정도로 막대한 권력은 누가 쥐고 있나?” 라는 질문에 78% 금융시장, 74% 글로벌 대기업이 압도적으로 1, 2위를 차지했다. 이어서 매스미디어 52%, EU 집행위원회 50%, 대통령과 정부 47%, 노조 27%, 판사 19%로 뒤를 잇는다. 국민이라고 대답한 이들은 3%에 불과했다. 

▶ 정치인들에 대한 실망과 기대감의 엇갈림

“인기 없는 무거운 국가 구조 개혁은 정치인이 아닌 테크노 전문가들이 투입되어 집행해야한다.”는 의견에 응답자 59%가 찬성했다. 사회계층으로 학생층이 70%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정치성향으로 보자면, 2017년 대선 1차 선거에서 우파 후보 프랑스와 피용을 지지한 유권자 75%, 좌파 후보 브느와 아몽 지지층 40%가 정치인보다 테크노 전문가들을 선호했다. 
“자유민주주의 이념의 선을 넘더라도 대통령이 국가를 강력하게 통치하도록 독재적인 권력을 부여해야한다.”는 의견에 응답자 41%가 동의했다. 역시 학생층이 50%로 가장 높았다. 정치 성향에서 좌파 지지층 31%, 중도파 38%, 우파 지지층 55%가 찬성했다. 더 구체적으로 2017년 1차 대선선거에서 우파 지지층 55%, 극우파 지지층 54%. 극좌파와 좌파 지지층은 각각 26%로, 독재성향 리더십을 지닌 최고통치자의 출현을 선호했다.

▶ 국민 85%가 권력에서 소외감을…

“누가 지나칠 정도로 많은 권력을 쥐고 있는가?” 라는 질문의 역방향 대답으로, 국민의 힘은 나약하다고 응답한 이들이 85%에 이른다. 국가시스템의 굴대를 돌리는 동력에서 국민은 제외됐다는 소외감이다. 또한 국가중앙권력이 지방자치단체장들과 권력을 충분하게 배분하지 않는다고 여기는 이들도 60%를 차지했다.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를 Ifop 여론조사 기관장 제롬 푸켓이 웨스트프랑스 일간지와의 긴 인터뷰를 통해 자세히 설명했다. 그의 분석에 의하면, 프랑스인들은 여전히 그들의 손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과 그의 정권이 최고 권력을 지닌다고 여기고 있다. 국민 85%가 권력의 축에서 소외됐다고 느끼는 것은, 바로 대통령과 정권의 무능함을 탓하는 시각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다. 곧 유권자들의 입김이 권력을 위임한 위정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실망감이다.
사실 주식시장의 불투명성, 구글과 페이스북과 같은 글로벌 재벌기업들의 탈세, 돈세탁을 둘러싼 비리와 스캔들이 심심찮게 이슈화되는 것이 현실이다. 1920~1930년대 못지않게 권력과 금전의 깊은 결탁관계가 드러나고 있다. 여기에서 유권자들은 자신의 손으로 뽑은 위정자들이 금융시장, 재벌기업, 미디어 등이 지니는 과잉권력을 막아줄 것을 기대하지만, 이들 정치 권력이 재계나 언론의 힘에 의해 무력화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자연스럽게 국민 혹은 유권자들의 눈에 재력과 미디어의 힘이 더욱 강하게 부각되고, 정치권 밖의 실세들로 관심이 돌려질 수 밖에 없다.
국가의 주요 구조 개혁을 정치인들이 아닌 테크노 전문요원들에게 떠맡겨야한다는 의견도 59%에 이르는데, 이 또한 정치계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만일 테크노 전문가들이 나라를 개혁하겠다고 대대적으로 메스를 가한다면, 이들 59% 찬성파가 제일 먼저 거리로 뛰쳐나올지 모른다고 제롬 푸켓이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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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5공화국 역대 대통령들의 리더십은 어떠한가?

제 5공화국 역대 대통령들의 최고 통치권 수행 능력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65% 지지율을 얻은 샤를르 드골(1959~1969년)이 1위로 선정됐다. 이어서 프랑스와 미테랑(1981~1995년) 39%, 자크 시라크(1995~2007년) 26%, 니콜라 사르코지(2007~2012년) 20%, 조르쥬 퐁피두(1969~1974년) 20%, 발레리 지스카르데스탱(1974년~1981년) 14%, 에마뉘엘 마크롱(2017년 5월~ )이 12%로 뒤를 잇는다. 프랑수와 올랑드(2012-2017년)가 4%로 꼴찌를 차지했다. 
올랑드의 경우 최근 매스컴에 출연하며 정치컴백을 시도하고, 저서 발간 사인회를 통해 지속적인 인기관리를 도모하지만, 대통령직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인식을 지우기에는 역부족이라고 Ifop 여론조사 기관 측에서 밝혔다. 1년 반이 지난 현시점에서 국민의 뇌리에는 최고 통치권을 수행할 능력이 없었던 대통령이라는 이미지가 각인돼 있다는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의 경우는 1년 전에 똑같은 여론조사를 펼쳤다면 훨씬 높은 지지율을 얻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초기에 국민들을 사로잡았던, 위압적이며 도도한 그의 주피터적인 스타일이 지금은 다소 퇴색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즉 12% 라는 숫자는 프랑스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면서 봉착된 현실에서 국민을 건져내줄 것이라고 기대했던 마크롱 정권의 리더십 부재에 대한 실망감으로 해석된다.

▶ 정치 이념을 초월한 강력한 리더십에 대한 열망

독재 성향을 지닌 강력한 통치권자의 출현을 기대하는 민심은 결코 새로운 현상은 아니라고 Ifop 측에서 설명했다. 문제는 이 수치가 오늘날 41%에 이르며, 특히 인텔리 고학력층 31%, 2017년 대선 1차 선거 좌파지지층 26%가 포함됐다는 사실이 바로 새로운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우파, 좌파 혹은 중도파, 어느 쪽이 정권을 거머쥐든 다 똑같다고 여기는 민심이 심화되는 추세임을 반영한 것이라고 Ifop 측에서 설명했다. 즉 정치 이념과 인기몰이에 연연하는 포퓰리즘 정권에 반발하는 국민들이 늘어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권력을 향한 프랑스인들의 시선은 결국 정치이념을 초월하여 현대사회를 이끌어갈 강력한 리더십으로 연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보다 후손들의 세대가 더 잘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경제성장과 건강한 사회비전을 제시하는 강력한 리더십이다. 따라서 Ifop는 유권자들이 선거공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정치인들로부터 등을 돌리는 속도 역시 점점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랑스(파리)=한위클리】 이병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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