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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때 아닌 난민 문제로 시끄럽다.
제주도로 입국한 예멘 난민 문제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난민 신청 허가 폐지' 청원자 수가 60만명을 넘어섰다.
우리 사회가 불법체류자, 다문화 등 외국인으로 인한 사회문제가 여전히 존재하는데, 구태여 난민신청을 받아 그들의 생계를 지원해주는 것이 자국민의 안전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지 심히 우려된다는 주장이다. 

예멘이 이슬람 문화권이라는 점을 문제로 삼기도 한다.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테러·범죄처럼 우리나라도 난민의 증가로 인해 치안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난민을 돕던 독일 여성 인권 운동가가 무슬림에게 살해당했다는 무분별한 기사들이 확산되고 있다. 

예멘 난민 수용에 대한 국내 여론은 부정적 견해가 더 많다. 리얼미터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용 반대 49.1%, 찬성 39%로 나타났다. 
난민문제에 변방이었던 우리나라에서 난민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지금 난민 문제로 속을 끓고 있는 유럽발 나비효과로도 볼 수 있다.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정세가 불안정해지며 중동과 북아프리카 난민들이 유럽으로 물밀듯 밀려 들어오면서 유럽은 2차 대전 이래 최악의 난민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대량 유입되는 난민들은 유럽의 정치지형도 근본적으로 뒤흔들어 놓고 있다. 그동안 별다른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던 극우·포퓰리즘 정당들이 유럽 곳곳에서 눈에 띄게 세력을 키우고 있다. 이들은 최근 선거를 통해 각국의 주류 세력으로 속속 자리매김하며 유럽 정계를 뒤흔드는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그동안 비교적 난민에 포용적이던 독일에서도 반난민, 반이슬람 성향의 극우 세력이 득세하며 사회의 우향우 기류에 속도가 붙고 있는 형국이다.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12.7%를 득표해 제3정당으로 원내에 입성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톨레랑스'(관용)의 나라 프랑스 역시 난민과 이민자들에 대한 적대적인 기류에 편승해 극우 정치 세력이 약진하고 있다.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이민자와 난민이 꾸준히 들어온 프랑스는 특히 2015년 11월 130명이 희생된 파리 연쇄 테러 이후 사회가 얼어붙었다. 이 사건으로 이슬람계 이민자들에 대한 인식이 급격히 악화한 것이 극우 세력 결집의 도화선이 됐다.

이태리에 서유럽 최초의 극우·포퓰리즘 정권이 들어선 것을 비롯해 동유럽의 헝가리, 중부 유럽의 오스트리아 등에서도 난민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유럽연합(EU)의 난민 정책에 반발하는 반난민, 반이슬람을 기치로 내건 정치 세력이 속속 주류로 발돋움하고 있다.

예멘 난민에 대한 대책에 대해 정부는 어떤 형태로든 입장을 내야 한다. 문제는 찬반이 극명해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인도적, 인권적 차원에서는 지역·종교에 관계없이 난민신청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극단주의무장세력(IS)이나 알카에다 같은 테러리스트가 위장 난민으로 입국할 가능성에 대한 일각의 우려와 시선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만에 하나 이런 일이 생긴다면 사회는 극도로 불안해진다.

우리나라는 1994년 이래 현재까지 4만470명이 난민을 신청했다. 13%인 5440명이 출국하고 나머지 3만5000여명이 국내 체류 중이다. 또한 한국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난민법이 있어 앞으로 난민이 폭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치권도 국민적 컨센서스를 모아 난민법 개정안을 속히 처리하는 등 범국가적 난민정책 인프라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정부는 철저한 심사로 이런 불안 요소를 차단하면서 난민의 인권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는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해야할 시점이다.


【프랑스(파리)=한위클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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