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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미디어콘텐츠 제작과 GAFA(Google, Apple, Facebook, Amazon) 시대를 맞이하여 영화산업 시장도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지구촌이 무역전쟁으로 요동치면서 미국은 EU에 철강관세로, EU는 4대 미국 인터넷 공룡 GAFA에 수익금 3%를 관세로 징수하는 법안을 놓고 첨예하게 맞서는 가운데, 아마존과 넷플릭스는 기존 영화시장을 위협하는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 이제는 인터넷 스트리밍시대

영화를 관람하러 극장에 가는 일은 노스탤지어를 고취시키는 낭만적인 옛 여가문화로 밀려나는 추세이다.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곳은 어디서나 PC, 태블릿, 휴대폰으로 각종 스크린 영상물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한국 영화사를 보면 황금시대는 아이러니하게도 1960년대였다. 국민 대다수의 여가활동이 거의 극장영화 관람으로 쏠렸을 만큼 변변한 여가문화가 형성되지 않았던 시대였다. 1960년대 국민 1인당 영화관람 횟수는 연간 평균 5회를 상회하고, 1969년에는 영화관 관객이 총 1억7300만으로 정점을 찍었을 정도이다. 이후 안방극장으로 불리는 TV의 출현과 비디오 보급 등으로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숫자는 감소세를 보였다. 이젠 안방극장 TV채널들이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업체에게 시청자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치열한 경쟁에 돌입한 시대를 맞고 있다. 

지난 3월2일 43회 세자르 프랑스영화제를 앞두고, 영화축제 행사를 생방할 카날 플뤼스의 TV시청률로 어느 때보다 유난히 관심이 쏠렸다. 2017년 시청자는 190만, 2012년에 비해 시청률이 2배나 줄어들었던 때문이다. 올해는 영화행사에서 특별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적극 홍보한 나머지 시청자가 약간 늘어 210만을 기록하자, 관계자들이 그나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한다. 동시에 기존 프랑스 영화업계는 영화시장에서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해야한다는 의견으로 분분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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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동치는 영화시장

사실 1895년 창설된 프랑스의 대표적인 영화제작사 고몽(Gaumont)은 넷플릭스 배급용으로 유명시리즈물 ‘나르코스(Narcos)’를 특별 제작하는 등 새로운 출구를 시도했다. 매년 영화 50편을 세계영화시장에 배급하는 대형 배급사이자 영화제작사인 스튜디오 카날(Studio Canal)도 프랑스, 스페인, 영국에 주둔하는 아마존, 넷플릭스와 협찬을 도모하고 있다. 

스튜디오 카날의 2017년 영화제작 프로젝트는 1억 6천만 유로, 전년도에 비하여 3,500만 유로가 줄어든 수치라고 CEO측에서 밝혔다. 영화 1편당 평균투자비 130만 유로로 계산하면 영화제작에서 27편이 줄어든 셈이다. 이는 카날 플뤼스와 같은 대형 제작사들이 영화보다는 인터넷용 시리즈물 제작에 더 주력하는 추세를 반영한다.

프랑스TV 공영방송 프랑스 텔레비전(France Télévisions)의 경우 넷플릭스, GAFA에 맞서 최근 프랑스 제작물 유료배급시장에 뛰어들었다. 작년여름에 일단 9개 프랑스 영화제작사와 전속계약을 맺고, 15,000편 영상물 리스트를 마련해놓았다. 넷플릭스보다 30~40% 가량 저렴한 가입비로, 일단은 유료가입자 60만 내지 70만 명을 확보한다는 목표이다. 넷플릭스가 34세 미만의 연령층을 겨냥한다면, 프랑스 텔레비전은 50대 이후 연령층을 타깃으로 삼아, 성인과 어린이들이 함께 감상하는 영상물을 제공한다는 마케팅 전략이다. 프랑스 제작물에 있어서만큼 넷플릭스를 제치고 프랑스와 유럽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 영화시장의 새 주역 넷플릭스

넷플릭스와 아마존 닷컴은 각자 유료가입자에게 다양한 영상콘텐츠를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하고 있다. 두 미국 대형업체는 자체 영상물 제작에도 1년에 45~80억 달러를 투자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인터넷(Net)과 영화(Flicks) 합성어인 넷플릭스가 영화, TV드라마, 시리즈물, 만화영화, 다큐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제공하며 프랑스 영화시장에 뛰어든 것은 2014년이다. 
요즘 넷플릭스에서 큰 화제를 모으는 시리즈물은 마드리드 중심가에서 벌어지는 국제범죄단을 다룬 스페인 스릴러물 ‘라 카사 드 파펠(La Casa de papel)’. 넷플릭스를 통해 지난 12월 20일부터 소리 소문 없이 전파되었던 시리즈물이 이제는 수백만 애청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4월 6일부터 시작되는 제 2시즌을 앞두고 프랑스 네티즌들 사이에 뜨거운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넷플릭스는 2016년 상반기 영화 7편을 제작했으며, 일부 필름은 영화관에서도 개봉됐다. 사실 프랑스 영화시장에는 매 수요일 평균 12개 신작들이 개봉되는데, 상영관을 찾지 못하고 그대로 사장되는 필름들도 허다한 편이다. 설령 영화관에 개봉된 필름이라도 교체 주기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개봉 첫날 관객을 충분히 끌지 못하면 다음 날 소극장으로 옮겨지고, 흥행 실적이 저조하면 즉시 광고를 내리고 다른 필름으로 교체되기 마련이다. 
관객 1만 명 미만도 동원되지 못한 필름들의 숫자는 베일에 가려져있는데, 이들 중 소수만이 인터넷을 통해 제2의 기회를 노릴 뿐이다. 여기에서 넷플릭스나 아마존이 신작필름 배급에서 기존 영화배급사를 능가하는 융통성과 유동성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이다.


▶ 프랑스는 시네아스트가 선호하는 촬영지

영화산업시장에서 촬영장소 대관료도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수입원이다. 대체적으로 프랑스 관광명소는 외국 시네아스트들이 선호하는 영화촬영지로 각광받는다. 파리의 북쪽근교 샹티이(Chantilly) 성에서 촬영했던 홍콩액션영화 ‘차이니즈 조디악(2012년)’의 경우, 이 영화로 인해 샹티이를 찾는 중국관광객들마저 대폭 늘었다는 소식이다.

관광명소들 중에도 베르사이유와 루브르가 영화나 방송촬영 대관료로 짭짤한 부수입을 올리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루브르는 2005년 ‘다빈치 코드’ 제작팀으로부터 고액의 대관료는 물론 박물관 내부의 이미지 저작권료까지 톡톡히 받아내어 당시 화제가 됐었다. 베르사이유 궁전은 2015년 ‘달과 태양’의 촬영지로 오후 6시부터 새벽 5시까지 5일 동안 대관했는데, 이때 하룻밤 대관료는 2만5천 유로였다. 

2017년 개봉한 전쟁영화 ‘덩케르크(Dunkirk)’는 지난 3월4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편집상, 음향효과상, 음향편집상 수상작이자, 작품상 후보에도 올랐던 화제작이다. 영화의 주요배경은 벨기에 국경에서 불과 14km 지점, 프랑스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항구도시 됭케르크(Dunkerque). 이 항구도시에서 제작팀이 5주간 촬영하면서 지불한 비용은 950만 유로에 이른다.

2018년 기대작으로 꼽는, 개봉을 앞둔 톰 크루즈 주연의 첩보액션영화 ‘미션 임파서블 6’은 프랑스에서 5천 컷을 촬영했다. 이를 위해 제작팀이 프랑스에 뿌린 촬영비용은 2500백만 유로. 톰 크루즈가 파리 오페라 거리를 오토바이로 질주하는 장면을 찍을 때 당시 프랑스 매스컴에서도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프랑스국립 시네마센터 CNC의 발표에 의하면, 2017년에 해외 영화제작사의 프랑스 로케촬영은 52건에 이른다. 2015년에 비해 30건이 늘어난 수치이다. 결과적으로 2017년 한 해 프랑스가 촬영장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총 2억2천2백만 유로. 이는 프랑스 정부가 외국인 시네아스트들의 영화제작을 유치하기 위해 2년 전부터 세금을 대폭 완화시킨 결과로 여겨진다. 프랑스 영화제작사의 해외로케 촬영프로젝트도 27%에서 12%로 낮아졌다.

한편 2017년 프랑스 영화는 전국 5,500개 영화관을 통해 총 2억1100만 명이 관람, 프랑스 국내 영화시장에서 37% 점유율을 차지했다.  


【프랑스(파리)=한위클리】 이병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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