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6일
룡강 온천장은 해수온천으로 옛날에는 국가손님 초대소였는데 지금은 일반인을 위한 휴양지로 온천에서 휴양을 필요로 하는 진단을 담당의사한테서 받는 인민들은 누구든지 사용할 수가 있다고 한다. 수도꼭지에서 37~52°C의 뜨거운물이 꽐꽐나오는 호텔의 욕조도 좋지만 나는 호텔의 중앙에 있는 39~40°C가 되는 온천수영장에서 자기전에 수영을 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 다시 온천욕을 하니 기분이 절로 좋았다. 조식 산책후에는 중국이나 태국에서 받아본 마사지보다 더 정성을 들여주는 전신마사지까지 받아 여행의 여독을 풀었다.
점심도 또 숲속에서 하는 불고기인데 이번에는 굴 10Kg을 철판에다 쏘다 붙고 산더미처럼 쌓아 놓고 비닐막으로 덮은 다음 아래에서 나무불을 때는 것이다. 불을 한참 지피니 굴 몸에서 나오는 즙으로 증기가 나오면서 익기 시작하는 것이 였다. 이것도 약 20분정도 익히고 나서 비닐막을 열어 굴을 껍질이 쉽게 열리면 굴을 먹는 것이다. 굴을 그날 아침 바닷가에서 잡아온 자연산이라고 한다. 우리가 한참 굴을 까먹고 있는데 젊은이들이 한무리로 와서 고기불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여기서는 이렇게 야외에서 조개와 굴, 고기를 구워 먹는 것이 재미가 있다고 한다. 나 역시 재미 있었다.
룡강 온천을 떠나면서 남포 화강암 광석 채취장을 멀리서 보았다. 논과 밭에서 열심히 모내기를 하는 모습도 보았지만 밭은 고른 곳들의 흙이 말라 보였다. 아마도 이번 가을 추수는 작년보다 적을 것 같다는 불안감이 들었다. 농기구나 농경기기들이 유엔제재로 수출입이 금지되어 있어 아직도 손으로 농사를 지어야 하는데 자연조건도 도움을 주지 않고 있는 것 같다.
평양으로 올라오면서 청년영웅거리를 지나 만수대에 있는 예술과 미술 및 과학과 공부에 뛰어난 수재들이 가는 학교라는 금성 제1중학교를 지나면서 안내원의 말로는 동마다 유치원, 소-중학교의 수재학교들이 있다고 한다. 평천구역을 지나면서 남새상점, 잡화상점, 경공업 매점등이 작년보다 숫자가 늘어난 것이 눈에 뛰었다. 특히 길거리에 작은 매점들에는 퇴근길에 사람들이 줄을 서면서 퇴근의 출출함을 달래는 것 같았다.
5월 17일
오늘은 평양에서 지내는 마지막날이다.
조찬전에 해방산 호텔에서 나와 김일성 김정일 재단을 지나 왼쪽방향으로 대동문과 옥류관이 나오는 대동강변으로 조깅을 하였다. 오전 일정은 평양의 만경대구역을 지나 청년영웅거리를 빠져서 룡악산 오류골에 있는 국가선물관에 갔다. 이곳은 남, 북, 해외 동포등 우리 민족이 북에 보낸 선물을 전시하는 곳이다. 물론 김대중대통령의 선물도 있지만 이후락이나 문선명의 선물과 박지원 당시 관광부장관이 보냈다는 김정일의 화진포사진은 인상이 깊다. 김정일 장군이 어렸을 적에 휴가로 지냈다는 화진포별장 층계에서 어린 러시아 남자어린이와 같이 찍은 사진이 였다.
그 외에, 에이스침대에서 만들어 보낸 333점의 가구중 66점이 전시되어 있고 우리두리 풍산개 사진, 세계 평화 련합 사무총장의 선물이나, 박근혜, 노태우, 전두환 선물과 김대중 대통령의 실사구시 친필도 인상적이었다.
오후에는 김일성광장을 바라보고 있는 조선식 초록색 기와를 올린 지붕의 인민 대학습당을 방문하였다. 인민 대학습당이 있는 위치는 평양의 노른자 남산재라는 대동강을 바라보는 높은 지대로 옆에는 만수대의사당이 있고 만수대 예술극장과 평양 학생소년궁전이 있는 곳이다. 인민 대학습당 관광객입구가 현재 보수공사중이라 관광객을 받지 않고 있는데, 특별히 양해를 얻어 중앙입구를 이용할 수 있도록 광혁안내원이 애를 많이 쓴 것 같다. 1982년에 김일성주석 70세 기념으로 완공이 되어 벌써 37년이 되어 보수공사를 해야 하는 곳이 많다고 한다.
인민 대학습당은 5층으로 약 10만평방미터에 건축이 되고 3천만 장서능력이 있고 600개의 열람실이 있고 260 Km의 장서대가 있다고 한다. 애국열람실에는 580만권의 장서가 있고 대형 강의실에는 800석의 자리가 있는데 특히 외국어강의가 인기가 있어 어떤 경우는 자리가 모자를 경우가 있다고 한다. 강의는 전부 무료로 오전강의와 오후강의가 있다고 한다. 이 전당의 7층에 있는 전망대에서는 평양의 려명거리 창전거리 미래과학자거리의 마천루를 한눈에 볼 수가 있었다.
인민 대학습당을 나와서 만수대 의사당 앞에 있는 정원 분수대를 돌아보는데 이곳에서는 젊은 커플들이 여기저기서 결혼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옆에 있는 만수대 예술극장앞의 예술인들의 조각상이 있는 분수대 바위 돌에는 어린 학생들이 뛰어 노는 모습이 너무 장난꾸러기들 같아서 북에도 이렇게 함부로 조형 바위 돌 위를 뛰어다니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이 오히려 신기하게 느껴졌다. 자기표현도 없이 모범학생들만 있을 거라고 생각한 내가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는 자책이 들었다. 있는 그대로를 보고 즐기자.
다음 행선지는 통일거리에 있는 소위 말하는 장마당이라는 데를 가 봤다. 이곳의 정식이름은 통일거리시장으로 그 안에는 빽빽하게 온갖 종류의 야채를 팔고 생선 해물 판매대 떡판매대, 각종 신발 속옷 판매대들의 물건판매대가 있었고 판매대 뒤에는 판매원들이 하늘색의 제복에 모자까지 쓴 아줌마들과 물건을 사러 온 사람들로 북적여 사람사이를 비집고 다녀야 할 정도였다. 안내원말에 의하면 통일거리시장이 제일 크지만 구마다 이런 시장들이 하나씩 있다고 한다. 여기서 지불하는 돈은 북측돈만 사용해야 한다고 한다. 여기는 서울의 광장시장처럼 복잡하고 사람도 많았는데 크기를 물어보지 않은 게 후회되었다. 광장시장과 다른 점은 이곳은 빈틈이 없이 일렬 정연하고 사람들에 비해 좁아서 더 북적거리는 것이었다.
이것으로 공식일정은 끝냈지만 아쉬운 점은 많다. 백두산에 가보고 싶었는데 백두산은 6월 중순부터 7, 8월과 9월 초 까지만 갈 수가 있다고 해서 못 가보았으니 다음기회로 미루게 되었다. 그리고 해외동포들과 남한국내에 있는 지인들과, 블로그와 페이스북 지인들이 후원하여 보낸 밤나무와 은행나무가 잘 도착해서 개성근처에 심겨졌지만 얼마나 잘 살아날지는 내년에 가봐야 될 것 같다. 다행히 묘목을 접수한 해외동포원호 위원회에서는 묘목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정성을 다하겠다고 하면서 묘목기증 확인증을 내어주어 아주 기뻤다.
이번 5차 방북이지만 매번 새로운 장소를 방문하면서 느끼는 것은 어디든지 정결하게 정돈되고 깨끗한 점은 이곳 주민들의 하나는 전체를 위하여 전체는 하나를 위하는 정책이 생활화가 되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모든 것이 내 물건이기도 하고 내 물건이 국가물건이기도 하니 얼마나 정성 드려 가꾸는 것일까 !
나에게는 우리 민족이 하나가 되는 대장정은 이미 시작된 것이다. 아직 누구든지 방문하고 싶을 때 방문할 수 없는 조미와 남북대치의 험한 세월이기는 하지만 우리민족의 힘으로 함께 뭉쳐서 이 역경의 시기를 지혜롭게 헤쳐 나가면 우리민족이 우뚝 일어서는 100년전에 이루지못한 독립을 이제는 21세기의 단결된 민족의 힘으로 한반도(조선반도)의 평화와 동북아의 평화 그리고 세계의 모범이 되는 민족이 될 것이라고 마음으로 희망을 걸어본다.
나는 내년에도 그 다음해에도 북의 구릉지에 나무가 가득차서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회복하게 될 때까지 한걸음 한걸음을 국내외 동포 지인 인터넷 친구들과 함께 걸을 것이다.
2019년에 밤나무와 은행나무 묘목을 구입하도록 후원하여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2020년에 밤나무와 호도나무 묘목과 종자를 구입하도록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후원계좌 : 기업은행 예금주 KIM JUNG HEE 구좌 010 2171 5057
페이스북에 더 많은 사진들 찾아 보실수 있습니다. : Lavorel Jung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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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김정희 jhlavorel@gmail.com
칼럼작가, 한반도평화통일활동가
프랑스 30년 이상 거주, ISG 졸업
파리외환은행과 코트라에서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