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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팡세
2019.09.19 10:01

주노 모네타 단상

1091-Juno Moneta.jpg


Thinking on the JUNO MONETA, as GODDESS OF MONEY 

나는 내 생애를 살아오면서 가장 관심을 갖고 연구해온 것 중의 하나가 ‘사람’에 관한 것이었다.
‘인간’을 이해하지 못하고 예술가로 창작활동을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캐면 캘수록 인간의 본성과 본능을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에 도달했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역사가 씌여진 이래로 인간의 본질에 대한 객관적인 문제들은 대부분 한결같다는 결론에 도달하기에 이르렀다.

‘쇠는 불로 시험하고 인간은 돈으로 시험하라!’는 경구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확히 들어맞는 탁월한 결론이었다.
그리고 인간사에서 불거진 거개의 사건들 그 근저에는 반드시 돈과 깊은 뿌리로 얽혀있음을 알게 되는 것이다.

돈은 영어로 money이고 머니의 어원은 라틴어 모네타 moneta에서 왔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이 모네타가 바로 주피터 신 부인의 별칭이고 그의 이름이 주노Juno 이다.
주노! 역사의 기록에 보면 로마시대에 7개의 언덕이 있었는데 이 7개의 언덕 가운데 카피톨리누스(Capitolinus) 언덕은 로마의 가장 강력한 요새要塞이자 최고의 신전인 카피톨(Capitol) 신전이 위치하고 있는 매우 중요한 지역이었다.

카피톨 신전은 신들의 왕인 주피터(Jupiter Optimus Maximus)를 중심으로 지혜의 여신인 미네르바(Minerva), 미네르바의 언니이자 주피터의 부인이며 마르스(Mars)의 어머니인 주노(Juno) 여신을 함께 모시고 있었다.

이러한 신전에서는 화폐가 활발하게 사용되었는데, ‘여성과 혼인 그리고 출산의 보호자를 상징’하는 로마 최고의 여신인 주노 여신의 신전에서 화폐가 특히 활발하게 사용되었다. 그것은 당시 경제가 집안 일, 특히 여성의 일로 간주되었기 때문에 주노 여신이 화폐 역시 관장한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주노 여신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신성한 기러기 떼가 기원전 4세기경 갈리아인들이 몰래 성벽을 올라와 공격하려 할 때 요란한 울음소리를 내어 알려주었다는데, 이 때부터 주노 여신의 이름에는 ‘경고’라는 뜻의 라틴어 모네레(monere)가 붙어 주노 모네타(Juno Moneta)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BC 269년 로마인들은 주노 모네타 신전에서 성경에 등장하는 데나리우스(denarius)라는 은화를 만들어 사용했다.
이 은화에는 주노 여신의 모습이 새겨져 있었는데 주노(Juno)는 영어에 ‘결혼하기 좋은 달’로 손꼽히는 6월 준(June)이 되었고, 여신의 신전이었던 모네타(moneta)는 화폐 주조소(mint)와 화폐(money)로 발전하였다.

여하튼 돈 money이란 명사가 이렇게 해서 조어되었고 오늘날 전 세계인들이 공용어로 칭하고 있다.
이 돈을 탐하다가 패가망신하고 재산과 명예, 가족들의 사생활까지 속속들이 파헤쳐져 뭇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추락하는 모습을 너무나 많이 목도하고 있다.

말 잘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종종 마주친다.
A dog is not considered good because of his barking,
and a man is not considered clever because of his ability to talk.
개는 잘 짖는다고 좋은 개가 아니고, 사람은 말 잘한다고 똑똑한 사람이 아니다.
늘 알거니와 황금은 불로 시험 받고, 우정은 곤경으로 시험 받는다. 뿐만 아니라 사람은 돈으로 시험을 받고 그의 됨됨이가 낱낱이 밝혀지는 것이다.
榮輕辱淺 利重害深 영경욕천, 이중해심이라고 明心寶鑑명심보감 ‘省心篇성심편에 경고하고 있다.
영화榮華로움이 가벼우면 남으로부터의 욕됨도 얕고, 이로움(이익利益,이득利得)이 많으면 해로움(손실,손해,피해)도 심각한 것이다.

인간이라면 예외 없이 쫒는 돈! 그 머니의 원뜻이 ‘경고 warning’라는 사실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주어진 시한부 생명을 잘 운전해 나아가야만 할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은 자신이란 운명의 운전수이기 때문이다.

정택영 / (파리 거주 화가, 칼럼니스트)
Takyoungj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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