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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랭지기의추억
2019.04.04 11:05

농사중의 최고는 자식 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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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크롱 대통령 취임식 때 2017년 5월 프랑스 대통령 취임식 때 세드릭 오(왼쪽) 가족이 마크롱(가운데) 대통령과 함께했다. 오른쪽은 세드릭의 아내 베랑제 오. 세드릭은 아들 갸롱스를 안고 있다. /오영석 박사 제공



“농사 중의 최고 농사는 역시 자식 농사입니다.”

프랑스 주재원 생활을 거친 K씨(현재는 한국 거주)와의 최근 카톡 내용이다.

역시 가문의 영광중의 금메달은 2세들의 성공이다.

프랑스 한국인 역사가 100년, 특히 21세기 프랑스에서의 한국인 2세들의 눈부신 활약이 감동적이다.


며칠전, 이를 증명하는 사건(?)이 터졌다. 지난 3월 31일, 한불 합작의 부부 2세가 프랑스 마크롱 새 정부의 장관으로 임명된 것이다. 2명의 입양인 출신 장관에 이어 3번째의 한국인 혈통 장관인 셈이다.

다음날, 4월 1일자 프랑스 매스컴은 새 디지털 장관과 관련한 기사들을 폭포처럼 쏟아냈다.


(가만 있자.  낯이 익은 얼굴이고, 귀에 익은 이름인데?)

누굴까?

시작은 호기심에서 출발하였다.

(프랑스 사람인데, 성이 오씨? 아니 한국성이잖아?)

한국인과 프랑스 얼굴이 섞였지만, 어디서 많이 본 얼굴같아 보인다. 이름이 독특하다. 세드릭 오(Cedric O)

(‘오’씨라...?!)

새 장관을 소개하는 기사를 훑어보고 나서 더 혼돈 속으로 빠져들었다.

(리옹, 과학자 한국인 아버지, 교직자 프랑스 어머니...?)

짚히는 데가 있어서 근질근질해졌다.

(혹시 리옹의 오 박사 아드님?)

프랑스 신문 어디에서도 세드릭 오의 부친 이름이나 상세한 설명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수수께끼의 비밀에 더 불을 지른 것은 새 장관의 능력과 인성에 대한 신문기사들이다.

새 장관 인물 소개에 한결같은 칭찬일색이었기 때문이다.

- 능력 짱-

- 인성 풍풍

- 현 프랑스 집권 행정, 정치권에서 차세대 정치인  행정가로 평가 등등.


한불 합작 2세가 이처럼 칭송 일색으로 매스컴에 오르내린 것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놀라움과 호기심은 더 했다.

(인성이 풍풍- 하다면, 바로 그 오박사? 그 오박사의 아드님이라면 바로 세드릭 오가 아니겠는가?)

수소문을 시작했다.

반나절만에 마크롱 개각의 핵심 디지털 장관 세드릭 오가 오박사의 자제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박사는 한참 전에 한국으로 귀국해 소식이 끊긴지가 상당 시간이 흘러 있었다. 

오박사에게 사실 여부와 축하해도 되는지를 묻는 이메일을 보냈다. 시차 때문에 하루가 지나 한국으로부터 소식이 왔다.

“안녕하세요?

정말 오래간만에 소식을 접하네요.

잘 계시지요?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잘되고 있는 것 같아요.

건강히 지내시고, 저도 가끔 소식을 접하고 싶군요.”

간결한 내용의 이메일 속에서 그의 푸근한 얼굴이 떠올랐다.


오영석 박사.

훈훈한 품성으로 알고 지낸지가 십년이 몇 번 지난 세월이지만, 좋은 추억만으로 기억에 남는 비숫한 연배의 동문이다. 

추억은 오박사가 리옹에서 살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리옹으로 내려 오시죠. 파리보다 여러 가지로 환경이 좋아요. 제가 리옹 생활이 수 십년이니, 도와 드릴 수 있습니다. 프랑스인 친구들이 많습니다.”

이런 제안을 여러차례 받았다. 리옹의 오랜 터주대감으로, 유학생, 자영업 진출 한국인들을 많이 도와주는 것으로 전해듣고 있었다. 

이 때문에 한때는 필자 또한 파리를 정리하고 리옹에 정착하여 볼까 하는 생각을 상당히 심각하게 검토한 적도 있었다. 오박사가 믿음직했고, 북적한 파리를 떠나 파리보다 덜 북적이는 리옹 생활이 어떨까 고민했다. 그러나 2세 교육 등의 현실 때문에 실제 이루지는 못했던 기억이 있다.


어느 해이던가는, 한국의 여성 꿈나무 골퍼들을 리옹에서 훈련할 수 있게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도 있었다.

오박사는 한국 여성 골퍼 꿈나무들을 키우기 위한 장소로 리옹을 강력히 추천했다.

박세리 키드들이 전세계 여성 골프계에서 맹활약하는 것은 이미 우리가 다 잘 아는 사실. 그러나 10대 여성 골퍼들이 한국에서 프로 골퍼가 되기 위한 과정은 비싼 골프장 회비, 여름 장마와 겨울 강추위 등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KLPGA (한국 여성 프로 골프 협회) 임원이 프랑스를 찾았을 때, 토로했었다. 

그러나 골퍼들의 교육, 언어문제, 프랑스의 겨울 우기 등 환경 때문에 진행 과정중 포기한 과거가 있었다. 이때 적극적으로 여러 가지 좋은 환경 등을 들어 리옹을 추천한 분이 바로 오박사이기도 했다. 이게 또 벌써 몇 십년 전 이야기이던가.

오박사는 골퍼 꿈나무 대신 2세 꿈나무 키우기에 성공하였으니, 더 기쁠 바가 없을 것이다.  (*)



【프랑스(파리)=한위클리】 신근수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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