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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랭지기의추억
2018.08.23 07:35

태권도는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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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는 축복이다! 한국인은 물론 이 세상 모두를 위하여"

영국에서 느낀 소감이다.


런던의 태권도장 ‘일여(ilyeo)를 방문했다.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과 긍지를 새삼 깨달았다. 5세부터 42세까지의 여러나라 국적을 가진 영국 거주자들이 8월 무더위속에서 땀을 뻘뻘 흘리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사범은 방년 30세의 아자맛 (AZAMAT)씨. 키루기스탄 (Kyrgyzstan) 출신으로 영국에 거주하는 태권도인이다. 얼굴로만 보자면 한국인과 흡사하지만, 구글에서 찾아보면 몽고 인종에 더 가깝다. 이 나라는 19세기 소련연방(지금 러시아)에 흡수되었다가 1991년에 독립했다. 인구 4백만의 소국. 지도에서 보면 카자키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사이에 위치한다.


그의 태권도 경력을 보자면, 14살 때 키루기스탄 대표 선수로 한국 순천에서 열린 세계 태권도 대회(청소년부)에서 32강까지 올라간 기록이 있다. 국기원 공인 3단. 14년 전 영국에 정착해 영국 청소년들을 위한 태권도 보급에 열정을 쏟고 있다.  


그를 만난 것은 8월초, 런던 남서쪽에 위치한 치스익(Chiswick)의 한 태국 식품점에서 30대 중반의 한국인 여성을 우연히 만나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저희가 이번 주에 이 동네로 이사오게 되었는데요. 혹시 인근에 태권도장이 가까이 있는지요?"

“한 두 군데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집에 가서 인터넷으로 관련정보를 찾아 알려 드릴 수 있습니다.”

"한불 합작의 저희 손자가 13살인데, 빠른 시간안에 운동을 시켜야 할 절박한 사정이 있어서요. 너무나 감사합니다."


그날 저녁, 태권도장 주소를 이메일로 받을 수 있었다. 다음날 당장 찾아가서 만난 사람이 바로 아자맛 사범이다. 흥미로운 것은 그의 도장이 러시아 정교 교회의 작은 기도실을 일주일에 두 번씩, 주말에는 인근 학교 체육관을 빌려서 수련하는 것이다. 


"저희 손자가 운동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십시오."

간곡한 목소리로 부탁했다.

“태권도를 한 적이 있나요?”

"제 아빠 따라 한국에서 3년 살았는데, 그때 품새로 초단을 땄습니다만..."

“반갑습니다. 단, 저희 수련생들은 품새뿐 아니라 대련을 더 열심히 하죠.”


청소년반을 보자 하니, 영국인, 아프리카인, 중동인, 서인도 제도 출신 등으로 그야말로 혼합 청소년들. 아자맛 사범과 수련한 기간이 최장 9년까지에 이르는 유단자들이 여럿이다. 수련 과정을 보자 하니, 10여명 모두가 상당한 수준인 것이 인상적이었다. 한국 강남의 서래마을 ‘무도’ 태권도장에서 눈여겨 본 수련 과정과는 달리 맹렬한 대련 중심인 것이 이채로왔다.


이쯤에서 왜 손자에게 꼭 태권도를 다시 시키기 위해 온 가족이 힘을 쏟는지에 대해서 설명 할 차례가 되었다.

"11살 손자가 너무 게임에 몰두합니다. 밤샘 게임에 몰두하는 지경입니다."

“저희 다른 수련생에게도 똑같은 문제가 있습니다. 어떤 부모는 하루 한시간씩만 하도록 자녀와 합의를 했다고 하더군요. 태권도 같은 운동이 게임을 대체하거나, 게임하는 시간을 줄이는데 기여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드디어 손자가 처음으로 아자맛 사범과의 첫 수련시간에 참가하게 되었다. 과연, 태권도는 즉각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새벽까지 게임에 몰두하던 습관이 단번에 바꿘 것이다. 첫 수련을 마친 그날 밤 10시, 아들이 휘둥그레진 눈으로 나에게 말했다.

“이 시간에 침대에 들어가 잠 자는 것을 보는 것이 처음이에요. 아이 방에 좀 가 보셔요. ”

"태권도 덕택에 습관이 바뀐건가? 더 두고 봐야하겠지만, 최소한 오늘 효과는 만점이다.”

 

지난 열흘 사이, 손자는 세차례 태권도 수련에 참가했다. 온가족이 손자를 동행하여 고만고만한 또래 아이들의 수련을 참관했다. 한국인 혈통을 가진 수련인이라고는 한불 절반인 우리 손자 하나뿐인데, 영국이나 다른 국적의 혈통을 가진 다른 아이들이 더 열심히 수련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수련시간이 끝난 다음, 감격한 목소리로 아자맛 사범에게 칭찬의 말을 건냈다.

"수련생들이 저렇게 열심인 것을 보자 하니, 머지 않아 사범님 밑에서 청소년 챔피언이 나오겠습니다.

“내년 세계 태권도 대회(청소년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더 열심히 해야죠. 한국을 방문했을 때 보니 실력이 훌륭한 청소년들이 아주 많더군요.”


파리에서 오래 살았기 때문에 런던이 생소한 한국인으로서, 한국 태권도를 열심히 수련하는 세계인 청소년들을 영국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경이로운 새 경험이었다. 태권도의 무거운 책임과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을 함께 만끽했다.


태권도가 세계인을 위한 올림픽 종목으로 뿌리를 굳힌 것이 오늘의 현실아닌가. 이제 태권도는 한국인만의 스포츠가 아니다. 쿵푸나 가라테와는 차원이 다른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 경이롭다. 

오늘도 지구 방방곳곳에서 태권도를 수련하는 세계인이 수 십만, 수 백만이리라. 세계 경제대국 11위의 한국에서 태권도만한 품목이 따로 없을 것이다. 미래형  인간의 세계화 품목이니 더 더욱 그렇다.

태권도를 창안한 조상님들에게 감사할 일이다.


【프랑스(파리)=한위클리】 신근수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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