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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랭지기의추억
2018.08.16 07:36

프랑스 요리 황제, 조엘 로브숑의 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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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쉘랭 별 32개를 따낸 전무후무의 요리사

- 요리의 천재이자 완벽주의자

- 전세계 조리사의 꿈을 이룬 만능 사업가

- 프랑스 음식 민간 외교관

- TV 음식 프로 개척자이자 요리프로 인기 스타

- 프랑스 최고 주방장으로 출발하여 전세계에 식당 체인을 열어 성공한 경영인

- 일본-프랑스 혼합 음식을 세계에 전파한 동양 음식 예찬론자

-파리-뉴욕-런던-동경-카나다-태국-중국-이스라엘-브라질에 진출한 세계인

 

전세계 매스컴이 입을 모아 격찬한 프랑스가 낳은 ‘금세기 최고의 조리사’ 조엘 로브숑(Joel Robuchon)이 지난 8월6일 타계했다. 제네바 소재 병원에서 암 치료를 받다가 눈을 감은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을 비롯, NYT, 르 몽드, AFP 등이 갑작스런 비보에 입을 모아 그의 명복을 빌었다. 


르브숑과 물랭지기는 지난 40년간 단 두 번의 인연이 있었다.

1994년, ‘헤럴드.트리뷴’은 로브숑의 식당을 그 해의 ‘세계 최고의 식당’으로 뽑았다. 한국 mbc-TV가 인터뷰를 신청했는데, 그가 선선히 수락하여 동행하게 되었다. 아침 10시에 도착해, 그날 점심 장사 준비에 한창인 그에게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한끼 식사 값이?

“1천 달러이다.”(포도주 제외-무려 25년 전 가격이니까, 지금 시세로 보자면 몇 천 달러의 가격이 될 것이다)

-식사를 하려면?

“세 달전에 예약하여야 한다.”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이와 같은 식사를 하는 것일까? 궁금하기 짝이 없었다.

- 주요 고객은?

“(당시 파리시장) 시락, 마이클 더그라스(영화배우), 일본항공 사장 등이다.”

한마디로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딴 세상 이야기로만 들렸다. 당시 파리 소재 한국인 회사에서 일하는 현지 직원 월급 700달러보다 훨씬 높은 한끼 식사값이었다. 


그러나 약 1시간에 걸친 친절한 설명을 듣고 나서 ‘과연...’이해의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했다. 원가 계산을 보자.

“고기 생선 채소 등 최고 품질만 직접 가서 골라온다. 대개 1인당 300달러가 지출된다.”

주방에 설치된 TV 모니터를 보여주며 이어지는 브리핑.

“고객을 위한 좌석 수가 25개이다. 고객의 테이블을 향해서 10개의 모니터를 설치했다. 고객의 식사 순서에 맞춰서 모니터를 보며 음식을 조리한다.”

-직원 수는?

“25명의 고객을 위하여 40명이 일하고 있다.”

아, 루이 14세 수준의 식당? 벌어진 입이 닫겨지질 않았다.

식당은 대개 재료 33%, 인건비 33%, 기타 경비와 이익 33%로 나눠지는데, 로브숑 식당의 고객 1명당 메뉴 가격만 1천 유로는 이 원칙에 충실한 가격으로 이해되었다.  


이로부터 2년 후, 로브숑이 2년간 식당 일을 멈췄다가 새로운 개념의 체인 식당으로 복귀했다. 놀라운 것은 메뉴 디자인 등에서 일본식과 프랑스식을 혼합하여 독창적인 식당을 꾸민 것이다.

당시에도 프랑스에서 일식은 인기 만점의 번성시대였다. 일식이 오늘의 인기를 누리게 되는데는 로브숑 개념의 식당이 대박을 터트린 스토리와 무관하지 않다. 한 예로 프랑스에서 성공한 ‘스시-숍’ 체인의 메뉴 개발 디자이너가 바로 로브숑이다.


그의 체인 식당은 파리.동경으로부터 시작하여 미국 아시아 영국 남미 카나다로 뻗어 나갔다. 메뉴 가격에 따라서 그는 부유층 중산층 일반계층을 망라하는 범세계 광범위 마케팅으로 승부했다. 그의 식당은 모두 개업과 함께 ‘황금알을 낳는 식당 사업’으로 성공가도를 달렸다.


어떻게 흙수저 출신의 그가 최고의 조리사요 요식 체인 업자로 성공할 수 있었을까? 이 비밀은 간단하다.  '최고의 음식이란 최고의 단순함이다', 음식에 대한 평소 철학이 그랬다. 그의 장점을 적어보자.

- 성실, 정직, 아이디어, 완벽주의

- 의리와 능력을 존중하는 인간관계

- 오로지 일로서만 승부하는 인사관리


지방의 가난한 집안 출신에서 황금수저가 될 수 있었던 과거사에 대해서 로브숑 자신은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

“어려서부터 맛 본 어머니의 음식이 교과서였다. 12살 때는 수도사가 되려는 꿈을 가지기도 했지만, 수도원 주방 일을 도우면서 조리사로 진로를 바꾸었다. 15살 때 부모의 이혼 후 4남매의 장남으로 주방 일을 직업으로 택했다. (가족 생계를 챙기기 위하여)”


파리에 진출하여 4성급 호텔 주방장이 된 것이 29살 때. 이곳에서 명성을 얻어 몇 개의 유명호텔을 거친 후, 자영 식당 주방장이 되었다. 지금까지 그의 식당이 따 낸 미쉘랭 별 수가 32개. 전세계를 통털어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그는 1976년 프랑스 ‘최고 기능인’를 거쳐, 1981년 니꼬 호텔(당시 일본항공 운영 호텔-현재의 노보텔) 프랑스 식당에서 처음 미쉘랭 별 2개를 따냈다. 


식당왕이 된 이후에도 그는 봉사활동도 열심히 했다.

열렬한 축구 팬이기도 한 그는 월드컵 국가 대표팀 주방장, SIDA 박멸 모금 바자회 등 자원봉사를 열심히 했다. 자기 고향에 식당 학교를 내년 2019년 개교할 계획을 추진중이었는데, 갑작스런 죽음으로 실현 여부가 의문부호로 남게 되었다.


10대 때 접시닦기부터 식당 일을 배웠다는 그는 천문학적인 재산을 남겼다. 죽음에 임박하여 전세계에 흩어진 그의 식당들은 상당 수가 서둘러 처분되었다고 전해진다. 예를 들어 스시-숍은 폴란드계 요식업 그룹에 처분되었다.


남서부 지방 뿌아띠에(Poitier) 출신인 그는 평소의 소원대로 고향 땅에 묻혔다. 향년 73세. (*)



【프랑스(파리)=한위클리】 신근수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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