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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팡세
2018.05.17 15:42

'~다움'의 미학 The Aesthetic of Like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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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에 '~답다’는 말이 참 많다. ‘인간답다’라든가, ‘아이답다’, ‘어른답다’, ‘명인답다’ 등 수없이 많다. ~답다는 말은 '~스럽다'는 말과 유사한데 이는 어떤 대상의 속성이나 성질, 사람의 심리나 생각 등 추상적인 행위를 나타내는 명사나 어근들과 결합한 말이다. 

우리말에서 ‘~답-’과 ‘~스럽-’은 명사나 어근에 붙어 형용사를 파생시키는 접미사이다. 그런데 이 두 접사의 의미가 거의 유사해서 구별하기가 어렵지만 미세한 차이를 보인다. 가령 ‘어른답다’와 ‘어른스럽다’에서 ‘어른답다’는 어른이 어른으로서의 속성을 가진 것을 가리키는 반면에 ‘어른스럽다’는 어른이 아닌 사람이 어른의 속성을 가진 것을 나타낸다. 이처럼 ‘-답다’란 말은 어떤 것의 속성에 대한 긍정을 전제로 하지만 ‘-스럽다’ 구문은 어떤 것의 속성에 대한 부정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이들 사이의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하겠다. 
가령 어른답다”와 어른스럽다는 둘 다 가능한 문장인 것이다. ‘~답다’라는 말은 ‘어울린다’는 뜻이고 또 다른 표현은 ‘닮는다’는 의미이다. 
이처럼 ~답다는 말은 어떤 대상이 그 상황에 걸맞을 때 쓰는 우리말이다. ~답다는 말로 가장 많이 회자되는 우리말에 ‘아름답다’는 말이 있다. 
기실, 우리 삶이 아름다울 때 우리는 행복감에 젖어 살 수 있고 그것으로 우리는 삶 속에서 보람을 느끼며 각 개인의 삶이 아름다울 때 사회는 살만한 사회로 변화되어갈 수 있는 것이다.

이때, ‘아름다움’의 ‘아름’은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
잘 알려진 대로, ‘아름다움’이란 말은 ‘앓음다움’에서 나왔다는 설이다. ‘앓음다움’이란 ‘상처가 피워낸 꽃’이라고 천영희 시인은 풀고 있다. 우리 모두는 삶을 통해 아픔이 있고 그래서 아름다움은 아픔을 이겨내고 앓고 난 뒤의 ‘사람다움’이 곧 ‘아름다움’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아름다움의 어원적 의미는 ‘포옹하다’를 의미하는 ‘안다’에 왔다. ‘안다’의 접미사 ‘음’이 붙어서 ‘안음’이라는 말이 생겼고, 이것이 다시 운율적 매끄러움을 위해 ‘아름다움’이라는 말이 탄생했다는 주장이다. 남의 허물을 덮어주고 아픔을 안아줄 때 너그러운 마음이 ‘아름다운’ 마음인 것이다. 
또한 ‘아름답다’의 의미는 ‘알다’(知)라는 동사 어간에 ‘음’ 접미사가 붙어서 생겼다고 한다. ‘알음’(知)에 ‘답다’ 접미사가 붙어서 생겼다는 것이다. 이 견해는 ‘아름답다’의 어원에서 보면 아는(知)것이 아름다움의 본질이 된다는 주장이다. 이는 ‘아름다운’ 사람은 사물의 본질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다. 

결국 ‘아름다움’이란 아픔을 통해 겪는 앓음, 남을 받아들이는 관용으로서의 안음, 알아가면서 터득한 알음 등의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파리의 한인 교민사회는 다종다양한 직업을 가진 분들로 구성되어 하나의 소사이어티를 형성하고 있다. 프랑스 대학의 한국어학 교수나 건축학 교수, 음식전문가, 패션디자이너, 음악가, 화가, 영화인, 전통음악인, 공연예술인, 저널리스트, 인쇄, 출판업 종사자, 언어학과 통역전문가, IT기술 전문가, 종교지도자들과 심지어 한국전통의 떡집, 서점, 의사, 레스토랑, 관청의 관료와 공직자, 현지 파견 전문인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들이 한국의 이미지를 프랑스 사람들과 타민족들에게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노출 되고 좋든 싫든 평가 받게 된다. 그래서 교민 각자가 한 민간외교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다민족이 서로 어우러져 살아가는 사회이기에 다른 민족과 비교도 되고 설왕설래 회자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파리에서 한인사회를 이끌어가는 공공 단체들, 종교단체들의 영향력은 지대하다 아니할 수 없다. 대부분의 많은 교민들이 주일이 되면 각종 종교단체로 모여 예배를 드리고 교제를 갖고 있다. 이럴수록 종교 지도자들의 삶의 모습은 더더욱 중요하다 아니할 수 없다. 종교계 리더들은 교민들이 현지에서의 여러 어려움을 딛고 생업에 종사하며 각자의 삶을 가꾸어나갈 때 그들의 삶 속에 산 소망과 인륜적인 덕목을 실천적으로 보일 때 신뢰하고 따르며 지친 삶에 정신적 자양분을 환기시켜 줄 수 있을 것이다. 
종교인 리더답지 않은 모습으로 개인의 이익과 사적 재산을 끌어 모으는데 올인하는 모습을 보일 때 그를 따르던 많은 사람들은 좌절하고 절망하여 등을 돌리게 될 것이다. 관직에 있는 분들도 교민들의 삶을 돌아보고 그들의 현지생활에 요긴한 정보 제공과 안전을 보장해줄 수 있는 돌봄의 정신이 절실하다. 

근자에 불거진 한글학교 내의 소유권 분쟁은 교민사회를 어둡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 내용이야 차치하더라도 어찌 우리말 한글을 먼 이국 땅 프랑스에 뿌리를 내리고 우리말을 가르치겠다고 나선 분들이 학교 관련 재산 소유권 문제로 갑론을박 이전투구를 한다면 프랑스 사람들뿐만 아니라 여러 타민족 사회에 우리의 모습이 어떻게 비칠 것인가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모든 일들은 우리 삶이 아름답지 못하고 건강치 못하다는 반증이라 할 수 있다.
각자 삶의 모습들이 프랑스의 ‘교민다움’이 있을 때 우리의 삶은 건강하고 살만한 프랑스 한인사회의 문화를 형성하고 견고하게 되어가리라 생각되는 것이다.


【정택영 (화가 / 파리팡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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