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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랭지기의추억
2018.05.17 15:37

평양냉면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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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냉면’이 상종가다.
“판문점 회담 이후 하루 60개씩 팔린다 (보통 하루 10개씩 팔았는데). ”(냉면 판촉 사원)

서울에서‘평양냉면’간판을 달은 식당은 줄 서야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청와대 직원 식당에서도 냉면이 단연 인기 (이 소식에 김정은 위원장이 ‘빵- 터졌다’는 기사까지 등장했다).

한반도 평화협정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고, ‘이번에는 과연 진짜일까?’ 반신반의이지만, 확실한 것이 있다면‘평양냉면’의 인기 (필자 역시 오페라의 한국 식품점에 가서 인스탄트 냉면을 두 번 사다 끓여 먹었다).

아-, 평양냉면 !
80년대의 중반,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4반세기전. 동유럽이 막 열리기 시작할 때이다. 중립국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한국과 북한이 나란히 존재했다. 베르린에서처럼 서방, 공산권 정보요원들이 자유롭게 상대방 정보를 캐냈다는 시절이다. 고 신상옥 최은희 부부가 미국으로 망명할 수 있었던 곳 또한 비엔나.

(프라하를 방문할까, 말까?)
비엔나에서 고민했다.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이 등장하기 전이어서, 한국인의 프라하 방문이 지금처럼 흔치 않을 때이다.
결론은 포기였다. 동쪽으로 가는 대신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잘스브르그로 향했다. 비엔나에서의 백포도주, 모차르트 묘지(진짜가 아니라는 둥 지금까지 논쟁이지만) 방문 등이 기억난다.

프라하 대신 선택한 비엔나에서 북한사람들이 일한다는‘평양냉면’집을 찾아 가 보기로 했다. 이 정보는 배낭여행족으로부터 전해 들었다.

“유레일패스로 15일 동안에 유럽 16개 나라 방문!”
-보름동안 열차 안에서 통닭으로만 끼니를 때웠다.
“파리에서 돈이 떨어져 미라보 다리 밑에서 잠 자고 드골공항에 갔다.”
당시 배낭여행 젊은이들로부터 들은 여행담들이다. 그 중 ‘평양 냉면’이야기가 있었다.

“비엔나에 가면 진짜 ‘평양 냉면’을 먹을 수 있다. 북한 정부가 선발해서 보낸 북한 사람들이 일하는 식당이다.”
프라하 행을 포기한 뒤, 수소문해서 비엔나 뒷골목에 위치한 ‘평양냉면’가게를 찾아갔다. 가 보니, 과연 흰 와이셔츠에 검은 바지를 유니폼처럼 입은 북한사람들이 일했다. 아마도 내 생전에 북한 사람 얼굴을 처음 본 순간일 것이다. 그들은 우리가 한국사람인 것을 알았을 터이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북한에서 힘 깨나 쓰는 집안 출신이어서 비엔나까지 진출하였을 것이라는 선입견 때문일까. 자유스럽게 행동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우리는 온갖 양념이 다 들어간 냉면 맛에 익숙한데 비하여, 비엔나 냉면은 밍밍할 정도로 ‘담백’했다. 결론은, 실망이었다(얼마 후, 이 식당이 철수했다는 뉴스가 나왔었다).
뒷 맛이 어정쩡하여, 다음날은 ‘평양냉면’식당에서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서울식당’에서 식사 했다. 불갈비에 비빔밥을 고추장, 참기름에 비벼 맛나게 식사한 것이 추억이다. 

지난 4월말 판문점에서의 ‘평양 냉면’맛은?
이구동성으로 참석자들이 ‘맛 있었다!’는 칭찬에 입을 모으는 것을 보자면, 한국식의 냉면을 준비했던 것일까.
판문점 ‘냉면 만찬’ 이후 폭포처럼 정신없이 쏱아지는 뉴스를 종합할 때, 세가지를 주목했다.

첫째, 한반도의 중립국화.
둘째, 13개 주로 통합하는 연방제(남한 9개주, 북한 4개주).
셋째, 북핵을 DMZ 로 옮겨 공동관리하는 방안.
어쨋거나 4000년 단군 시대를 통털어 한반도는 지구의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

오늘의 ‘평양 냉면’이 ‘중립국 냉면’으로 이름이 바뀔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2018년 ‘평양냉면’은 맹활약중인 것은 확실하다! (*)

【프랑스(파리)=한위클리】신근수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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