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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랭지기의추억
2018.04.19 02:15

'아, 옛날이여~' 드골공항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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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샤를 드골공항의 민영화 작업이 진행중이다.

현재 드골공항은 ‘파리공항 공단’(Aeroport de Paris=ADP) 형태로 관영이다. 산하에 드골공항 오를리 공항 을 두고 있다. 

ADP는 전직 고위 공직자를 위한 정년 이후의 요직으로 장관직 등을 맡다가 물러나면 차지하는 근사한 직책이었다. 드골공항 이용자 수가 한 해 약 1억 명 수준이다(2017년 9500만).


장차 드골공항을 운영할 업체로 떠오르는 곳은 VINCI 그룹이다.

VINCI는 인수자금 마련을 위하여 돈 찍어내는 알짜 사업 ‘지하 주차장’을 20억 유로에 매각한다. 인수회사는 Credit Agricole 투자 보험회사. 


드골공항 인수 계획 소식에 VINCI 주가도 뛰고 있다. 3개월 전 1주당 65유로가 지금은 81유로. 머지않아 110유로가 되리라는 것이 증권가의 전망이다.


정부 사업을 VINCI가 인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5~2006년, 고속도로 민영화 때 전체 고속도로의 절반을 75억 유로 투자로 인수했다. 지난 12년간의 고속도로 매상은 100억 유로. 2017년 수익만 13억 유로. 이는 VINCI 그룹 이익 전체의 50%를 차지한다. VINCI 그룹은 리옹 그르노블 툴루즈 등 국내 공항 여러개와 포르투갈 공항까지 인수, 운영하고 있다.

고속도로가 황금알을 낳는 닭이라면, 공항은 다이어먼드를 낳는 거위가 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VINCI 그룹이 인수하는 민영화로 드골공항의 악순환은 개선될 수 있을까?

2018년 현재 드골공항은‘(가장) 형편없는 공항’중의 하나로 전락했다. 여론조사는 불친절-비효율적이라는 평을 크게 넘어선다. ‘혐오스러운 수준’이라는 평가가 해마다 반복된다. 


“드골공항을 보면 프랑스가 보인다.”

드골공항은 ‘프랑스가 어떻게 변화하여 왔으며, 오늘은 어떻고, 내일은 어떠할 것인가’를 설명하여 주는 열쇠이다.

"아, 드골공항! 지구상에 이토록 멋진 공항이 있을 수 있을까?"

1976년, 프랑스에 첫 발을 내디뎠을 때의 드골공항에 대한 인상이었다. 당시만해도 드골공항은 세계 최고의 첨단공항이었다. 68혁명으로 드골이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기 전에 ‘위대한 프랑스’ 깃발을 올리며 1974년 야심차게 완성된 공항이다.


지금은 1터미널로 이름이 바뀐 드골공항은 프랑스의 자존심, 세계의 자랑이었다. 원형의 위성 터미널, 최초의 에스컬러이터 설치, 튜브로 연결되는 내부시설 등 당시 김포공항은 드골공항에 비하자면, 거인과 난장이 수준. 40년이 얼마나 격세지감의 세월인지를 드골공항-인천공항의 비교에서 깨달을 수 있다.


40여년이 지난 오늘날 드골공항의 현실은?

첫째, 러시아워의 공항길은 주차장이다. 최소 1~2시간은 기본이다. 논스톱 공항 철도, 도로 건설 논의가 이미 수 십년째 떠돌고 있다. 이제는 2024년 하계 올림픽이 파리로 낙점되어 더이상 뒤로 물릴 수도 없는 절체절명의 상황이다.


둘째, 심각한 치안문제.

공항-파리시내-고속도로-공항철도 안에서 털린 관광객 수가 거의 천문학적 수준이다. 중동계 왕자-공주 등이 수 십 만불 피해, 중국인 관광객이 단체로 털렸고, 한국인 보석상도 피해를 입었던 전력이 있다. 일반 관광객들이 교외선에서 당한 금액은 수 백, 수 천만 달러에 이른다.

공항 화물 취급 하청회사 직원들이 엑스레이 감사원과 짜고 보석. 귀중품. 현금 등을 도둑질한 사건도 해마다의 단골 뉴스다.


셋째, 한심한 서비스.

불친절 비청결이 금메달 수준. 탑승객 입장에서 불만의 수준을 너머 수치심을 느낄 정도다. 최근까지도 드골공항을 이용하여 보자면, 개선의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넷째, 회계 결산상에 이익 발생.

이렇게 운영해서 이익까지 났으니, 잘 하는 것 아닌가!

아마도 운영자들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이것은 눈 가리고 아웅-. 제대로 운영했더라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이익을 냈을 것이 분명하다. 1억명이 드나드는 공항 운영에서 쥐꼬리 이익을 내고 만족해하는 모양새이다. 


오늘 드골 공항 현실은 프랑스가 직면하고 있는 정치 사회 경제 치안 문제들과 딱 떨어지게 일치한다. 과거의 영화, 그러나 비생산적 운영과 서비스. 관치 운영과 경영의 한계가 여기서 극명하게 증명된다. 

명예직 수준의 공항공단 이사장이 운영하는 공기업의 실체가 어떠한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곳이 바로 드골 공항이다.


드골공항을 VINCI 그룹이 인수하여 민영화된다면, 과연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까? 결과는 2024 파리올림픽 이후에야 판가름 날 것이다.


(* 참고 : VINCI 그룹 – 1899년 창설된 거대 그룹. 세계 건설회사 5위. 수 십, 수 백개의 방계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전세계 116개국 진출, 직원 20만명. 건설, 에너지. 2017년 매상 500억 유로, 순이익 27억 유로. 회사 성격상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사업 내용 등 때문에 거의 반관반민 업체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



【프랑스(파리)=한위클리】신근수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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